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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22315
    작성자 : 아이유어른유
    추천 : 2
    조회수 : 301
    IP : 182.218.***.45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5/10/25 14:53:13
    http://todayhumor.com/?readers_22315 모바일
    SF/미래] 프로젝트 '사과' - 2장 '늪'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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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꺼져."
     
    시현은 돈을 던져놓았다. 남자는 침대에서 걷어차이고 허둥지둥 옷을 입는다.
     
    "아..안드로이드 주제에 말이야!"
     
    "...흥, 잘 때는 좋고 나가라니 안드로이드인가? 몸이나 팔면서..안가?!"
     
    시현이 주먹을 치켜들자 미친듯이 도망간다. 시현이 담배에 불을 피고 한모금 내뿜는다.
     
    '도대체 인간들은 무슨 맛으로 피는거지....'
     
    그때 r-c2(불투명 4차원 화상 컴퓨터)가 울린다. 버튼을 누르자 이미지가 뜬다. 연락 온 사람은 희영이었다. 받고 싶지 않았다.
     
    "무슨일이야."
     
    "또 잤냐?"
     
    "훈계하려는거라면, 끈다."
     
    "한가지 알아봐줬으면 하는게 있어."
     
    "난 이제 경찰이랑 상관없는데."
     
    시현이 컴퓨터를 끄려하자, 희영이 다급하게 부탁한다.
     
    "제발."
     
    그 얼굴을 보니, 시현도 차마 바로 끄질 못하고 그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래, 뭔데?"
     
    "서병준씨가... 죽었어, 근데 이상하고 찜찜하다."
     
    "뭐가 찜찜한데?"
     
    "정황의 앞뒤가 맞지않고, 진술도 제각각인데, 언론에선 기정사실화해서 뿌려대고있어."
     
    "그래.... 알아봐줄께."
     
    "고맙다."
     
    "넌... 정말 싫어."
     
    "뭔 뚱딴지 같은 말이야?"
     
    "날 인간처럼 대해서 싫어."
     
    "그게 왜 싫은건데?"
     
    "거절할 수 없게 만드니깐."
     
    "하하.... 알았다, 나중에 보자."
     
    "...그래."
     
    짓이겨끄는 담배의 향이 감돌지만, 시현에게는 무슨 맛인지 향인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연기가 나는 구나. 그것 뿐이었다.
    도대체 누가 안드로이드를 개발한걸까. 미각도 후각도 촉각도 못 느끼는 고철덩어리에게 어째서 감정이있는걸까.
    차라리 아무것도 없었다면, 이 공허함을 느낄 필요도 없을 것을.
     
    어느 막다른 골목에서 시현이 무언가를 설치하고 있다. 그곳에서 전자망을 설치하고 중앙센터망의 연결하는데 성공했다.
     
    경찰청 중앙 정보센터망에 들어가 뇌선을 회로에 꽂자, 삼중 세큐리티가 펼쳐졌다.
     
    "이야.... 꽤나 노력했네.... 근데 뭐 이런거야....."
     
    보안에 대한 분석이 끝나자 기밀정보 파일이 떴다. 그곳으로 들어가자 여러 정보들이 쭉 뜨는데, 그중 사슬이라는 파일이 눈에 띄어 접속하려했다.
    그러자 모든 정보가 블락되면서 과부화현상이 일어나자 시현은 황급히 회로를 제거했다.
     
    "도대체... 무슨일을 맡긴거야..."
     
    먹구름이 잔뜩 하늘을 뒤엎고 장대비를 쏟기 시작했다. 데이터가 경련을 일으키듯 시각시스템이 마비되는 것 같았다. 어쩐지 예감이 썩 좋지 않았다.
    시현은 휘청거리며 '갈지'자로 골목길을 벗어나야했다.
     
    여러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벌써 위치가 발각된 것일까? 불안했다. 신체의 기능이 저하가 된 상태로는 상대할 자신이 없었다.
    이런 일을 받는게 아니었는데, 마치 블랙홀에 빨려들어가듯 빨려들어간듯했다. 빠져나오기엔 늦은 것을 깨달았다.
     
    기분이 더러웠다. 인간들의 일에 엮이고 싶지 않았었다. 자신은 사냥개, 그들은 인간. 그들의 추악한 토끼를 쫓고 잡아오면 마침내 시현은 버려진다.
    그래서 시현은 그들을 떠났건만, 어쩌다 얽힌 거미줄같은 인연에 시현은 스스로 늪에 발을 담구고 말았다. 질척질척하고 끈적이는 빨판처럼...
     
    분노하고 슬퍼한들 안드로이드는 눈물 흘릴 수 없다.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선택받은 것일까? 딱딱한 고철덩어리 안에서 쓸데없이 감정들이 용솟음치고 분출하지 못했다.
     
    경찰청에서 쫓겨나고 떠돌아다녔을 때, 만난사람이 희영이었다. 시현의 정체성이자 집과도 같았던 경찰청, 곧 분신이었던 경찰 제복.. 그 모든 것을 잃게 되자 아무것도 하기싫었다.
     
    감각은 없지만, 감정은 있는 로봇 인간에 수렴하지만 인간이 될 수 없었다. 거울을 보면 인간과 다를 바가 없었지만, 그 누구도 인간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목덜미에 적힌 안드로이드시그널. 낙인이었고 자신을 알려주는 지표였다.
     
    그런 모든 좌절감에 빠져 길목에서 서서히 녹슬어가는 시현을 발견한 것이 희영이었다. 걸레짝과도 다름 없었던 시현을 들쳐 업고는 기어코 수리하고 살려놓았다. 죽음이라는 것을 겪을 수 없는 주제에 죽음에서 벗어나왔다. 삶의 궤도는 그때 부터 휘어진걸까. 아니면... 다시 시작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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