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font size="3">어두운 방에서 빛나는 것은 모니터안의 그녀뿐이다. 나는 어둠에서 별을 찾고 있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내 나이 31, 3년 전 직장에서 짤린 이유는 하극상! 그러나 실상은 무고한 해직이었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같은 동료인 희선씨의 다리를 쓰다듬는 고과장에게 나는 소리쳤다. 그 소리는 결국 해일을 일으켜 나를 덮어버렸지만.</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나는 짤린 이후 분노에 휩싸였다. 나는 담배의 불이었을까 담배의 재였을까? 어느 쪽이든 오래가지 못할 운명이었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입사할 때 아버지가 주신 넥타이. 어머니는 고등학교때 불치병으로, 아버지는 해고 당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급작스런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넥타이를 어루만지며 나는 분노했고 슬퍼했으며 그 감정들 속에서 쾌락을 느꼈다. 쏟아내는 무수한 감정들 속에 나는 욕구를 느꼈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죽고싶다! 이 거친 차가운 고속도로에서 내려앉고 싶다! 유턴은 없는 이 도로에서 나는 생과 사의 두려움을 느꼈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그러나 생에는 미련이 남지 않았고, 사의 유혹은 매캐하고 달콤한 담배연기처럼 나의 목을 휘감았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바둥거리는 두 다리가 책상 위의 리모컨을 건들이자 나의 중고 티비에서는 어떤 여가수가 노래를 부르고있었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순간 두 손은 생명줄을 붙잡듯 필사적으로 목을 죄어가는 넥타이를 붙잡았다. 컥컥대면서 그 갈림길의 사이에 티비 속의 그녀는 강렬한 아침의 태양처럼</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나의 머릿속을 들어왔다. 빨려들듯 들어가려는 순간 넥타이를 고정시켜뒀던 벽이 무너지며 나는 주저앉았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먼지들이 자욱하게 이는, 소주병과 담뱃재들 사이에서 나는 티비에서 눈을 멈출 수 없었다. 그녀는 나의 별이었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그렇게 나는 그녀에게 빠져들어버렸다. 티비에서만으로는 빛이 부족했고, 나는 빛을 갈구하는 식물이었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그녀의 콘서트, 그녀의 사인회를 빠짐없이 드나들었고, 편지에 선물까지 어느 것하나 놓치는 법이 없었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그렇다 이런 것이 사랑일까, 마약의 향일지 오아시스의 물의 향일지 모를 어느 것을 향해 뒤도는 법없이 내달렸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석탄가루를 먹는 것 같았던 밥도, 고무를 씹는 것 같았던 반찬들도 어느새 맛과 생명을 얻어가고 있었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그러던 중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그녀의 결혼식이라는 소식은 각종 매체에서도 떠들썩한 논란이었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나는 패닉에 빠지고 말았다. 내 인생의 뮤즈같은 생명줄, 오아시스, 태양이 사라진다는 이야기랑 다를 바가 없었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나는 허둥지둥 챙겨입고 그녀의 집으로 찾아갔다. 그녀는 집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주위에는 매니져도 보이지 않았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달려들었다. - 누구세요? - 그녀의 두 눈동자는 빠르게 흔들렸다. 나는 나도 알 수 없는 말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나의 감정들 속 그 틈새에서 끼어있던 불순물들이 더럽고 말랑말랑한 혓바닥을 넘어 그녀의 귓속으로 파고들기 시작했고 그녀는 파랗게 질려가며</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소리를 질렀지만, 내가 한 말도 그녀의 말조차도 나는 들리지 않았다. 절규인지 울부짖음인지 겁에질린 두 마리의 짐승이 우는 것처럼.</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매니져는 뒤늦게 달려와 나를 붙잡고 내동댕이 쳤다. 그리고는 경찰들이 와서 나를 끌고 들어갔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조서를 작성하는 동안 마치 모던타임즈의 사람들처럼 영혼없이 기억하지 못하는 말들을 주저리 주저리 내뱉었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경관은 아무말도 없이 적어들어갔고, 나는 풀려났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나는 어떻게 되는지는 중요한게 아니었다. 나는 무수히 빛나는 도심을 걸었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빛의 파도처럼 휘몰아 치는 차도의 가생이를 걸어가며 지나가며 나를 욕하는 소리는 빛과 소리의 파도속에 입혀져 들리지 않았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무수히 걷고 또 걸었다. 큰 강을 향해 나의 걸음은 멈추지 않았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나의 잃어버린 별들은 어디있는가? 큰 강가에 도착했을 때 놀랍게도 별이 보이지 않았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눈물이 와르르 산사태마냥 쏟아지기 시작하고 나는 두 팔을 벌렸다. - 안돼! - 허우적대며 나는 별들을 찾기 시작했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주변의 환한 차들과 도로들 시끄러운 소음들에 별이 파묻혔으리라 여겨지자 나는 그것들을 향해 소리지르기 시작했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개새끼들! 씨-팔새끼들! 내..내 별들을 돌려줘!- 지나가는 사람들은 미친놈 보듯이 지나가고 늙은이들은 혀를 찼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나는 별들을 찾기 위해 걸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큰 강위의 다리에서 도달하자 마침내 별을 찾을 수 있었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일렁이는 물살 위들로 무수히 빛나는 보석같은 별들이 떠있었다. - 내 사랑! 나의 빛이여!- 마치 메시아를 영접하는 가난한 농부처럼 환호성을 질렀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나에게 돌아와줘!- 그 별은 그녀로도 보였고, 나의 잘나가던 시간들로도 보였고, 맛있게 필 수 있었던 담배처럼도 보였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나는 그 별을 안기 위해 다가갔고 다리가 다리턱에 걸림이 느껴지자 나는 주저없이 뛰었다. 거친 바람이 나를 휘감고 놀라운 속도로 낙하되었고</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물이 나를 감싸자 검은 심연이 나를 뒤엎었다. -살려줘! 여긴 빛이 없어!- 거칠게 팔을 나는 휘두르며 발버둥을 쳤지만 어둠은 나의 발을 붙잡았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나는 어둠이자 세상의 빛이다.- 필사적으로 허우적 거렸지만 나는 깊숙히 끌려 내려갈 뿐이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물 너머의 하늘을 쳐다보았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 별이다... - 저 하늘의 빛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마침내 나는 숨이 고갈하고 죽음이 내 머리 끝까지 임박했다. 그리고 내 가슴팍에서 무언가 한줄기 빛이 떠나가고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잡으려 하는 순간.</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 허억! -</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 김대리!, 현수오빠! - 희선은 나의 어깨를 흔들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 일까? 어리둥절했다. 나는 분명 죽었을텐데?</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희..희선아 나 살아있냐?- 희선은 뭘 잘못먹었냐며, 어디 아프냐며 나에게 반문했고, 나는 말 없이 가슴팍을 뒤지기 시작했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오빠, 사직서 써놨어?- 나는 당황하며 달력을 보았다. 그래.... 내 꿈의 시작이었다. 나는 별거 아니라며 어물쩡거리며 희선이를 돌려보냈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그렇게 멍을 때리며 시간이 흘러들어갈때 쯤 놀랍게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그리고 나는 고과장의 폭풍과도 같은 소리침에 사직서를 그의 입에 쑤셔넣었다. -짤리더라도 내가 나갈란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이상하게 힘이 넘쳤다. 발걸음은 경쾌한 리듬을 내며 나는 회사를 빠져나갔다. 마치 벌거벗은 것처럼(치욕의 의미가 아니다.) 상쾌한 느낌이 들었다. </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길을 가는 동안 어느 유명 여가수의 노래 부르는 모습이 지나가는 것 같았지만, 나에겐 보이지 않았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희미했던 별은 어느샌가 나에게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했고, 나의 발자욱에는 빛이 남겨져있었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 <div><font size="3">이 길이 별을 찾는 길이 아닌들 어떠한가.. 난 선택된 길이 아닌 선택한 길 위로 걷고 있음은 분명했다.</font></div> <div><font size="3"> </font></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