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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지ⓥ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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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sisa_324404
    작성자 : 곰지ⓥ
    추천 : 0
    조회수 : 267
    IP : 180.67.***.159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2/12/20 02:04:36
    http://todayhumor.com/?sisa_324404 모바일
    다들 쿨해서 좋으시겠어요. 근데 저는 못쿨해지겠어요


    제가 페북에 쓴 글이라 반말로 작성했네요 양해부탁드립니다.


    +

    나는 그때 열 여덟살이었어. 작고 힘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그렇지만 그 어린 나이에 나는 내 앞으로의 길을 결정해야만 했었지. 눈을 감을 것인지 뜰 것인지. 매트릭스의 네오처럼 난 허상과 진리 속에서 고민했고, 너무나 당연하게 진리를 지킬 것을 선택했어. 모두가 눈감고 있어도 나는 눈뜨겠다고. 모두가 포기한다고 해도 나는 포기하지 않겠다고. 내가 어렸을 적부터 즐겨보던 만화영화에선 다 그랬잖아. 주인공들은 아무리 힘들고 지치고 외로워도 결국 악을 물리쳤었잖아. 세일러문은 결국 세일러 갤럭시아를 정화시켰고, 피치도 케빈이랑 뽑뽀해서 악의 여신을 굴복시켰고. 용사님은 언제나 마왕을 물리치고 공주님을 구했지. 그래,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환상에 젖어서. 정의가 이기리라는 사실을 단 한순간도 의심하지 않았어. 착한 것이 정의임을 당연하게 여겼어. 그래서 촛불을 들고 거리를 나섰지. 나는, 우리를 무릎꿇리고 복종하려는 세력들에 맞서는 잔다르크가 되길 원했어. 그때까지만 해도 어려서 투표권이 없던 나는, 투표권이 있음에도 그것을 누리지 않는 무지한 언니오빠들을 수없이 원망하면서, 피가 터지게 구호를 외치고 소리를 질렀지. 어린 니가 뭘 아냐며, 어른들이 하라는 대로 하라며. 나를 비웃고 코웃음칠 때에 나는 단상에 서서 내가 생각하는 '당연한 세상'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했지. 안심하고 소고기를 먹을 수 있는 세상. 정치인을 욕하고도 사찰받지 않는 세상. 돈 걱정없이 공부할 수 있는 세상. 사상의 자유를 보장받는 세상.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굶어죽을 걱정이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 나는 아직 어리니까, 이런 세상을 어른들이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당신들의 자녀로써, 당신들이 지켜야하는 미래로써 당신들에게 부탁드린다고. 제발. 사람이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달라고. 

    근데, 정확히 1년 후,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주겠다고 했던 그 분이 영원히 떠났어. 

    나는 미친듯이 절망했어. 그 분의 분향소 앞에서 나는 주먹을 꼭 쥐고 말했지.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을 이렇게 만든 사람들에게 복수하겠노라고. 웃기지? 고작 열 아홉살 짜리가. 공부도 못하고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 힘없는 여고생이 그런 말을 하다니. 그래도 나는 그런 말할 자격이 있었어. 왜냐구? 다음 대선 때는 내가 투표권을 가질테니까. 그럼 전 정권을 심판할 자격이 내게 주어진다는 소리잖아. 그래, 난 무슨일이 있어도 저 사람들을 심판해야했어. 그들이 감방에서 자신의 죗값을 치르길 바랐어.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열아홉의 내가 원하고 원하던 투표권을 가진 어른이 되었지. 이제 나는 스물 두살이야. 그 분을 바위 위에서 떨어뜨리고 영결식장에서 비열하게 웃었던 그자를 심판할 시간이 왔어. 공약이고 복지고 솔직히 눈에 안 들어왔어. 나 참 나쁘지. 그래도 난, 절대로 이렇게 굴복할 수 없었어. 내가 믿는 정의란 그런 것이었으니까. 결코 이대로 숨죽일 수는 없었으니까. 나는 절규했고, 갈망했지. 죄없는 사람들을 무지하게 죽이고 짓밟고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을 빼앗은 독재자의 앞에 선 정의의 사자를 끊임없이 바라왔지. 그리고 속속 그들이 가진 비열하고 더러운 술수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어. 여론을 조작하고, 언론을 장악하고, 상대편을 까내리고, 과거를 인정하지 않는 그들의 모습을 나는 똑똑히 보았어. 근데 아무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았어. 나는 다시 혼란에 빠졌지. 다른 사람들에게는 저 모습이 보이지 않는걸까? 나만 보고 있는 걸까? 그럴리가 없잖아. 그럼 저 사람들은 모두 보이지 않는 척하는 거란 말이야? 대체 왜? 무슨 이유로????? 모두가 눈감은 시대에 나는 홀로 눈을 뜬 것만 같았어. 미친듯이 외로웠어. 나의 정의는 인정받지 못하는 거야. 두렵고 무섭고 서글프고 아팠어. 그때서야 느낀거지. 홀로 눈뜬 자의 외로움. 그 분이.

    그 사람이 느꼈을 무지막지한 외로움. 그 때문에 결국 져버릴 수 밖에 없었던 신념.

    왜 사람들이 정의로부터 등을 돌리는지, 왜 쉽사리 포기하는지 알겠어. 그들은 무서운거야. 그토록 쫄지말라고 이야기했는데 쫄아버린거야. 무지막지한 그 외로움을 견딜 수 없었던거야. 나 하나쯤이야. 라는 생각으로 외면해버린거야. 악은 우리를 굴복시키려던 그 사람들이 아니었어. 악은 우리들이었지. 정의를 외면한 우리, 홀로 눈뜬 외로움을 지기 싫어한 우리. 책임감이 버거웠던 우리. 한 순간의 귀찮음으로 권리를 포기해버린 우리. 사회의 병폐에 침묵해버린 우리. 우리가 악이었어. 우리가 나빴어. 나쁜 우리는 나쁜 세상을 이고가야해. 승자를 인정하라고? 결과에 승복하라고? 씨발. 난 그렇게는 못해. 아니 안해. 내가 어떻게 그래? 난 평생토록 열아홉살의 나를 배신할 수 없어. 작은 손을 꼭 쥐고 복수심을 품던 그 애한테서 난 절대 벗어날 수 없어. 그 애가 나야. 나의 전분데, 어떻게 그래. 그렇게는 못해. 나는 그렇게 쉽사리 포기하지 않아. 승복하지 않아. 두렵고 무섭고 아프고 외로워도 절대 눈감지 않을거야. 어디 찌를테면 찌르고 멀게 할테면 멀게 해봐. 이것은 곧 나의 신념이며 가치관이고 타인이 결코 침범할 수 없는 나의 정의야. 나를 이루는 기저야. 

    눈 똑바로 뜨고 세상을 볼거야. 무책임한 어른들을 제치고 나는 나의 정의를 믿을거야. 나의 이런 삶의 방식이 틀렸다고 말해도 나는 결코 내줄 수 없어. 모두가 포기할 때에 나는 오늘 흘린 내 눈물을 위해서라도 다시 일어날거야. 더 이상은 안무서워할래. 나를 감방에 쳐넣는대도 별 수 없어. 살아가는 한 희망은 있어. 아니 죽더라도 난 내 의지대로 해. 그러니까 여기는 내가 어떻게든, 해볼게요.



    +

    다들 쿨해서 좋겠네요 근데 저는 안쿨해요!!! 완전 쪼잔해옄ㅋㅋㅋㅋ!!!!!!!!!!!! 내가 그런 당신들을 이해해야하듯이 당신들도 이런 나를 이해하십셔 난 딱 오늘까지만 깽판부릴꺼니까 말리지마세여 난 쪼잔해 그리고 난 좀 슬퍼할거야 슬퍼해도 되잖아요? 꼭 모든 인간이 쿨워터향 풀풀일 필요는 없자나여 나같은 냔도 있어야겠지ㅋㅋㅋㅋㅋㅋㅋ 누구의 생각이든 말이야!!!! 부산은 부마항쟁을 잊었고 제주는 4.3사건을 잊었지 결국 5.18을 기억하는 광주밖에 남지 않았어!!!! 에라이 에라이 에!!!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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