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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ilitary_17849
    작성자 : 뒷구정동
    추천 : 13
    조회수 : 2160
    IP : 14.32.***.115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3/03/24 09:41:29
    http://todayhumor.com/?military_17849 모바일
    훈련소때 조교에게 본의아니게 돌직구 날린.ssul

    저는 25사단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았었구요..

    8월군번입니다.ㅋㅋ

     

    훈련소에서도 초병을 섰던것 기억하시는지?ㅋ_ㅋ

    번호순서대로 불침번근무는 근무대로 하고, 또 부대정문초소를 조교2명과 함께 서는거였는데,

    이 근무는 불침번처럼 누구나 한번이상은 서게되는 그런 근무는 아니었고

    재수없으면(?)걸리는 그런 근무였습니다..ㅋㅋ

     

    ...그날은 점심시간부터 하늘이 우중충하니 뭔가 기분이 싸한게 아무튼 그런 날이었는데

    기어코 교육훈련일과가 끝날때쯤이 되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더군요..

    왜 교육끝나니깐 비가오고 지X인지..ㅋㅋ 욕도 나오고, 급하게 동기들이랑 빨래 걷으러가고 난리도 아니었음..ㅋㅋ

     

    저녁먹기전 훈육조교가 들어올때부터 뭔가 느낌이 또 싸~했음..ㅋㅋ

    올것이 온거임... 비가 드럽게 쏟아지고, 비만왔다하면 존재조차 싫은 '훈련병용 판쵸우의'를 뒤집어써야하는데

    이게 원래 그늘에서 건조를 해야하는것은 다들 알테지요?ㅋㅋ 조교들도 우리들한테 교육은 그렇게 했음.. 판쵸우의는 무조건 그늘에서 말려야한다~

    라고... 근데 군대가 원래 그렇잖아요?ㅋㅋㅋ 교육은 교육이고, 해만뜨면 눅눅해진 판쵸우의를 막사뒤편 공터에 다 펼쳐 말렸음..ㅋㅋ

     

    8월의 작렬하는 뙤약볕에 판쵸우의 안쪽면을 말리고나서, 그 후에 그 판쵸우의를 들기만해도 그.. 칠?부분이라고 해야하나 ㅋㅋㅋ

    그게 페인트칠 벗겨지듯 투두둑 벗겨지고

    한번뒤집어썼다하면 온 전투복은 물론 직접닿는 목부분, 팔부분 이마 할것없이 먼지처럼 달라붙었음 ㄷㄷ; 정말 드럽게 찝찝했는데..

     

    얘기가 좀 옆으로 빠졌음..ㅋㅋ

     

    암튼 우리 훈육조교는 오늘은 우리 소대가 초병근무 나가게되었다고 함..

    또 느낌은 싸~했고..ㅋㅋ 이게 3번째..ㅋㅋ 싸한느낌이 3번씩이나 내 전두엽을 스쳤으면 100%임..ㅋㅋㅋ

     

    아니나다를까 나랑 내 앞번호 동기랑 둘이서 나가게된거임..

    밖에 비가 진짜 무섭게 왔음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소리가 막 들림.. 번개도 치고..

     

    또 근무 시간도 02시였나 04시였음..;;;; 뭥미

    하아~ 무엇보다도 조교2명이랑 같이 나가는 '견습'형태의 근무라,

    아무래도 좀 부담스러웠음..;;

     

    그렇게 꿀잠.....은 못자고 불안한 맘을 안고 비소릴들으며 슬슬 잠이 드는..가 싶더니

    어느새 근무시간ㅠㅠ

    불침번친구가 우리를 깨운후 가볍게 안녕을 빌어주었고

    나가게 되었음..

     

     

    행정반으로 가니 조교 2명은 이미 준비가 끝난 상태였고

    우리에게 근무용 총과 탄을 넣어주었고 이렇게이렇게 하는거다 가볍게 알려준후

    출발했음..

     

     

     

    당시의 25사단 훈련소는 신막사 공사가 막 들어간 상태였고 여기저기 뻘밭이고,

    가로등따위는 없기때문에, 앞서가는 조교2명의 LED조명 빛만 보고 따라갈수밖에 없었음..

    2시간 근무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위병소건물(?)내부로 조교2명은 쏙 들어가버렸고

    나와 내 동기만 당연하게도 밖에서 서있어야했음..

     

    누가오면 알려달라고 하고는 그 안으로들어간 조교 둘은 자기들끼리 소곤소곤 얘기를 하기시작했음..

     

    얼마나 지났을까 안쪽에서 '야! 훈련병!'하는 소리가 들려서 얼른 들어갔음..

    안은 더 칠흑같이 어두웠지만 암튼 난 들어갔음

    벽에 딱 기대서서 날 쳐다보고있는 느낌을 받았음ㅋ 물론 보이진 않았지만..

    나에대해서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 ㅋ

    밖에서 뭐하다 왔냐, 여자친구는 있냐, 몇살이냐, 전공뭐였냐, 할만하냐, 등등..

    분위기는 예상과는 달리 사뭇 부드러웠으며, 그들은 낮의 느낌과는 참 다른.. 뭐랄까.. 따뜻했음ㅋㅋ

    내 얘기를 인간적으로 들어주었고, 인간적인 질문들을 했었음..ㅋㅋㅋ

     

    비소리를 들으며 인간적인 얘기들을 나누니 긴장은 눈녹듯 사라졌음.

    속으로 '히히 군생활도 할만 한것같다..ㅋㅋ 얘네들도 '사람'이었구나..헤헤'했던것 같음..;

     

    이제 훈련소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으로 대화가 넘어왔음..

    자연스레 조교의 입장과 훈련병의 입장.. 뭐그런 얘기들을 나누다가

     

    이런 질문을 던져왔음.

     

    조교1 : "야 조교들중에 젤 좆같은애가 누구냐?ㅋㅋ"

     

    나 : "아...;;(존내 난처하게) 없습니다. 다 좋습니다;;"

     

    조교2 : "ㅈㄹ하지말고ㅋㅋㅋㅋㅋ 그냥 얘기해봐 괜찮으니깐ㅋㅋ 진짜 얘기안할께. 여기서했던 얘기들은 우리가 인간대인간으로 나눴던 얘기야. 뭔얘긴줄 알겠냐?ㅋㅋ 괜찮다고 ㅅㅂ 그냥 얘기해봐!!ㅋㅋ"

     

     

    조교의 말중 '인간대인간으로 나눴던 얘기'란 말에 아마도 난 마지막 이성을 놓았던것 같음.

    '인간대인간'이라니.. 낮에는 그렇게 훈련병들을 벌레(?)취급하던 그 사람의 입에서 '인간대인간'이라니..

    내가 만약 이성적인 판단을 했다면 오히려 반색을 하며 종전까지 놓았던 이성의 끈을 더욱 세게 붙잡았으리라.

     

    그러나 나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파주의 그 여름밤.

    빗소리와 '인간적인 우리들'이 함께 만들었던, 약간은 센치하지만 따뜻했던 그 분위기에 취한 나머지....하흑..

     

    나 : "아..ㅋㅋ (비밀로하겠다는 니새키들말이)진짭니까?;;ㅋ 절대말하시면 안됩니다ㅋ"

     

    조교 1,2 : "아 당연하지.. 우리를 뭘로 보고 ㅋㅋ 전에 나왔던애들도 다 이런저런얘기 하고갔어 ㅋㅋ 갠찮어!"

     

    나 : "그...ㅋㅋ 약간 프리져닮은 사람 있잖습니까??; 아까 정신교육하려고 2소대내무실로 모였을때 전체 기합 30분씩 줬던 그 악마있잖습니까..ㅋㅋ 이름이 뭐더라 ㅋㅋ 암튼 그 조교님이 젤 싫습니다ㅋㅋㅋ 표정도 없고 쫌만 뭐해도 바로 욕나오고 소리지르고 때리고 ㅋㅋㅋ"

     

    조교 1 : "프리져?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구야 그게 ㅋㅋㅋㅋㅋ 누구지?ㅋㅋ(그는 아직까지 진짜 안떠오름)"

     

    조교 2 : ".........?!"

     

    조교 1 : "ㅋㅋㅋㅋ프리져가 누구얔ㅋㅋ아 미친ㅋㅋㅋ...............응??!!!?!??!"

     

    나 : "(분위기파악이 늦음)아 그 ㅋㅋㅋㅋㅋ 2소대 훈육분대장말입니다ㅋㅋㅋ 날카롭게 생긴사람ㅋㅋ 목소리 막깔고 가오잡는 ㅋㅋㅋㅋ

           (실제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미 이성따위는 ㄴㄴ해;)

     

    조교 1,2 : "......."

     

    나 : "(헐.. 뭐지;; 왜말이없지;;) ㅋ..ㅋㅋㅋ; 얘..얘기하시면 안됩니다;; "

     

    조교 2 : "..........가오를 잡아?? 훈병ㅅㄲ가 미쳐가지고 말 ㅈ같이 하네!!!!!!!!!!!!!!!!"

     

     

    비가 억수같이 오던 파주의 그밤은, 달조차 보이지않는 그야말로 어둠의다크였음.

    위병소 안쪽은 바깥보다도 더더 어두워서 아예 보이질 않았고..

     

    저는 잊고있었음. 나와같이 나온 이 조교2명이 누군지도 모르는체, 그냥 따라왔다는 사실을..

     

    행정반에서 그들은 이미 간부용 우의를 입고 모자까지 뒤집어 쓰고 있었고, 저는 긴장되었기에 조교의 얼굴을 확인할 생각조차 안했고

    내가 같이 나온 이 조교 2명이 누군지 모른다는 사실을 잊고있었던 것임.

     

     

    분위기가 차가워진것이 단박에 느껴지자 저는 순식간에 이성이 돌아왔고

    제가 욕한 조교가 바로 그자리에서 지금껏 '인간대인간'으로 화기애애하게 얘기했던 내앞에 그 놈이란걸 그제서야 깨달았고............

    제 속의 영혼을 잡아뜯으며 내가 왜그랬지 내가 무슨소릴 한거지 자책했음...

     

     

    하지만 그 조교의 화는 거기서 멈추었고, 더이상 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음.. ㅋㅋ

     

    프리져 닮았고 목소리 깔고 가오 많이 잡았지만, 그래도 인간적이었고 (그 순간만큼은)다정했던 그 조교는

    그때의 자신의 컨셉에 충실했음..

    낮에는 지옥의 악마같던 조교

    그러나 밤이오면 가슴이 뜨거워지는 인간적인 조교..

    ..그런 반전있는 조교 ;;

     

    물론 담날 조교들사이에서 '미친 훈련병이 바로앞에 있는 조교얼굴을 못알아보고, 초병나가서 면전에 욕했다'는 소문이 났으며

    우리소대 훈육조교에게 개념없다느니 미쳤다느니(물론 웃는분위기에서) 욕아닌 욕을 먹었던 추억이...ㅋㅋ

     

    글이 길어졌네요ㅋㅋ암튼 갑자기 훈련소때 생각이 나서 ㅋㅋㅋㅋ

    ㅋㅋㅋ

     

    음; 어떻게 글을 마무리해야할지..

    즐거운 일요일 되십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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