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총장에게는 뇌성마비로 22년을 살다가 4년 전 세상을 먼저 떠난 맏딸이 있다.
채 총장이 과거 평검사 시절 지방에 근무할 때 냉방 관사에서 살았는데 당시 두 살이었던 그 딸이 심한 감기에 걸려 패혈증으로 번지면서 뇌성마비가 되었다고 한다.
부부 모임 때면 채 총장은 항상 딸을 데리고 나왔는데 보통 사람들 같으면 감추고 싶었을 일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아이가 아빠 친구에게 떼를 쓰고 꼬집고 우는 일이 잦아 모임을 할 수 없게 되어도 한 번도 아이를 야단치지 않고 그때마다 품에서 머리빗을 꺼내 아이의 머리를 빗어주면
그제야 아이는 아빠 품에서 잠이 들었다고 한다.
의료진이 5년밖에 살 수 없다고 했던 그 딸이 22년이나 생존했던 것은
채 총장의 지극한 사랑 덕분이었다.
검찰 출입기자들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일이지만
채 총장은 딸아이 이야기를 앞세울 수 없다며 기사화를 극구 만류했고
모든 언론이 이에 공감해 이를 기사화하지 않았다고 한다.
채 총장은 당시 문상객 인사에
‘짧게 살다 간 딸의 순수한 삶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인간의 삶을 살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채동욱 검찰총장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3월 말.
사정기관의 한 관계자가 기자에게 전해준 채 총장 관련 미담이다.
당시 이 내용은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주변에 알려지기도 했다.
검찰총장 청문회에 나선 야당의 태도는 확연히 예전과 달랐다.
법조계 출신인 한 민주당 의원은 “파도 파도 미담만 나오더라”고 말했다.
그래서 당시 채 총장에게 붙은 별명이 ‘파도남’이다.
청문회 분위기는 전례 없이 좋았다.
오히려 야당 의원들이 “열심히 해보라”며 격려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