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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story_90541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
    조회수 : 368
    IP : 211.63.***.20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0/09/02 10:55:40
    http://todayhumor.com/?lovestory_90541 모바일
    [BGM] 바람이 불고 전화가 왔다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1.jpg

     

    오규원오디와 전화

     

     

     

     

     

     

    바람이 불고 전화가 왔다

    바람이 부는데도 수화기를 드는 순간

    전화가 툭 끊어졌다

    바람이 불고 전화가 오지 않았다

    집이 혼자 서 있다

    울타리 넘어 바람이 뽕나무에서 불고

    오디가 까맣게 익는다

     

     

     

     

     

     

    2.jpg

     

    안상학겨울나무

     

     

     

     

     

     

    여름내

    아무도 모르게 까치집 품고 살았다고

    이제서야 첫눈에게 고백하는

    겨울나무여

    미안하지만 나는 너하고는 달리

    말할 수 없는 사랑을 가졌어라

    아무도 모르는 사랑

    오래오래 품고 살았어라

     

     

    겨울나무여

    어느 세월

    내 인생에도

    가없는 겨울이 오고

    첫눈이 내린다 해도

    나 이렇게 가슴 깊이

    따뜻한 사랑 품고 살았다 고백하지 않으리라

    그때도 지금처럼

    안으로만 깊이 뿌리를 내리는

    아무도 모르는 우리 사랑에 대해서만 골몰하리라

     

     

     

     

     

     

    3.jpg

     

    강경호봄 들녘에서

     

     

     

     

     

     

    죽음으로 일생이 정리되는 것은 아니다

    서둘러 유품을 태우고 흔적을 지운다 해도

    들녘엔 푸른 핏줄처럼 꿈틀거리는 것이 있다

    거기 강물 끝 어딘가 무엇이 된 질긴 목숨이

    손짓발짓으로 누군가를 부르고 있다

    한때 네가 살던 마을에도

    나지막한 산언덕 오래된 봉분은 있다

    너를 기억하는 사람들 모두 무심해진다 해도

    생전의 착한 것죄가 되는 것

    어딘가를 떠도는 그리움으로 남아

    아직도 너는 내게 불씨로 글썽이는데

    나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

    무엇이 되어 다시 살아 왔듯이

    무엇이 되어 다시 살아올 것을 믿기 때문이다

    뜨거운 마음 차마 가슴 저며

    숲과 강마다 살아 타오르는 것을 보라

    먼 옛날 무엇이었던 네가

    저렇듯 수백 번 옷을 갈아입고

    봄 들녘 또 누군가를 눈부시게 부르고 있다

     

     

     

     

     

     

    4.jpg

     

    천양희후기(後記)

     

     

     

     

     

     

    시는 내 자작(自作)나무

    네가 내 전집(全集)이다

    그러니 시여제발 날 좀 덮어다오

     

     

     

     

     

    5.jpg

     

    성춘복밤마다 나는

     

     

     

     

     

     

    밤마다 나는 돌을 굽는다

    흙을 긁어 반죽하고

    모양새를 만든다

    네모지고 번듯하게 달궈 뜨거운 돌

    쌓고 다져 집을 짓는다

    담 높여 나를 가둔다

     

     

    나는 무섭다

    날이면 날마다 서른 장 상백 장

    더 많은 무덤의 내 안벽

    꼭꼭 나를 숨겨도 두렵고

    새빨갛게 달군 불의 내 죄

    몇 백배 키로 자란

    안타까움의 돌색깔과 무서움의 어둠

    그보다 나는 깜깜이다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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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9/02 18:42:54  59.2.***.51  사과나무길  56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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