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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story_90289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3
    조회수 : 296
    IP : 211.63.***.20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0/07/09 08:52:44
    http://todayhumor.com/?lovestory_90289 모바일
    [BGM] 푸른 하늘이 고여 있다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1.jpg

    임강빈

     

     

     

    언제부터인가

    새는

     

    울고 있거나

    아니면

    참회(懺悔)하는 노래일 것이다

     

    또는

    자비(慈悲)와 같은

     

    그런 웃음이나마

    경경(卿卿새겨가는 것인가

     

    울고 있는 것인지

    웃음 같은 것인지

     

    스스로 분간 못하는

     

    차라리

    자유롭지 않아도

    좋았을 날개를

     

    또 한 번 하늘 높이

    펴보는 것이다







    2.jpg

    김영랑그 밖에 더 아실 이

     

     

     

    그 밖에 더 아실 이 안 계실거나

    그이의 젖은 옷깃 눈물이라고

    빛나는 별 아래 애닯은 입김이

    이슬로 맺히고 맺히었음을






    3.jpg

    오세영발자국

     

     

     

    누가 밟고 갔을까

    진흙밭에 찍힌 숲 속의 작은 발자국 하나

    지난 밤에 내린 빗물로

    푸른 하늘이 고여 있다

    하늘에

    흰구름 하나 떠 있다

    나비 한 마리 나래 접고

    적막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오후

    초가을 단풍이 곱다

     

    내 가슴에 남겨놓은 당신의

    발자국 하나







    4.jpg

    박목월청밀밭

     

     

     

    달안개 높이 오르고

    청밀밭 산기슭에 밤 비둘기

    스스로 가슴에 고인 그리움을

    아 아 밤길은 간다

    풀잎마다 이슬이 앉고

    논귓물이 우는 길을

    달빛에 하나 하나 꿈을 날리고

    그 떠가는 푸른 비둘기

    눈물어린 눈을 향긋한 달무리를

    길은 제대로 숨어 버렸다







    5.jpg

    김남주달도 부끄러워

     

     

     

    차마 부끄러워

    밤으로 찾아든 고향

    달도 부끄러워 숨어 버렸나

    보이는 것은 어둠뿐

    들판도 그대로 어둠으로 깔리고

    어둠으로 보이는 것은 농민의

    농민에 의한 농민을 위한

    허수아비뿐이다

     

    차마 부끄러워

    어둠으로 기어든 마을

    똥개도 부끄러워 짖지를 않나

    길은 넓혀졌지만 지붕도 벗겨졌지만

    개똥불처럼 전깃불도 가물거리지만

    원귀처럼 소소리처럼 들리는 한숨

    소리 껍데기뿐이다

     

    차마 부끄러워

    도둑처럼 밀어 여는 사립문

    고양이도 부끄러워 엿보지 않나

    텅 빈 마당이 허전하고

    텅 빈 마굿간이 허전하고

    발길에 밟히는 것은 소스라치게 놀라

    달아나는 쥐새끼뿐이다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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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7/09 09:35:03  59.2.***.51  사과나무길  563040
    [2] 2020/07/12 00:00:05  112.185.***.144  그랭구아르  120804
    [3] 2020/07/12 03:13:14  175.123.***.79  renovatiost  277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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