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빈 자리가 가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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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story_89993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

IP : 211.63.***.20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0/05/14 08:32:19

http://todayhumor.com/?lovestory_89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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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빈 자리가 가렵다

<div style="text-align:center;"> 사진 출처 : <a target="_blank" href="https://unsplash.com/" target="_blank" class="tx-link" style="color:#444444;border-bottom:1px dashed rgb(132,0,0);">https://unsplash.com/</a> BGM 출처 : <a target="_blank" href="https://youtu.be/Vaq7rZxJW-k" target="_blank" class="tx-link" style="color:#444444;border-bottom:1px dashed rgb(132,0,0);">https://youtu.be/Vaq7rZxJW-k</a></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embed src="//www.youtube.com/v/Vaq7rZxJW-k?autoplay=1&playlist=Vaq7rZxJW-k&loop=1&showinfo=0&fs=0&rel=0&version=3"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300" height="25">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2005/1589411483e633b5caf7e04005b5a78e055566677f__mn315970__w540__h360__f42452__Ym202005.jpg" width="540" height="360" alt="1.jpg" style="border:none;" filesize="42452"></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김수엽, 유리창 이 아침, 내 뜰 안을 팽팽하게 채운 안개 닦으면 닦을수록 일어서는 투명한 벽 잊고 산 얼굴 하나가 물방울로 흘러내리고 밖은, 갓 헹구어 낸 빨래 같은 풍경들 바람 따라 도막도막 박음질로 수런대고 눈 끝엔 절단된 산맥 성큼성큼 매달린다 빗물 또는, 폭설에도 지워지지 않은 문신 갈아 끼운 계절 따라 왜 혹처럼 돋아나는지 아직도 등을 맞대고 선 왼손과 오른손 차라리 내 몸에 걸친 불을 꺼 보았다 길은 사방으로 더 선명하게 뻗어 있고 마침내 무너진 벽으로 달빛 가득 차온다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2005/1589411484946add836cb84f14975bb0b29c4c1d03__mn315970__w540__h360__f25704__Ym202005.jpg" width="540" height="360" alt="2.jpg" style="border:none;" filesize="25704"></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이가림,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모래알 같은 이름 하나 불러본다 기어이 끊어낼 수 없는 죄의 탯줄을 깊은 땅에 묻고 돌아선 날의 막막한 벌판 끝에 열리는 밤 내가 일천 번도 더 입 맞춘 별이 있음을 이 지상의 사람들은 모르리라 날마다 잃었다가 되찾는 눈동자 먼 부재(不在)의 저편에서 오는 빛이기에 끝내 아무도 볼 수 없으리라 어디서 이 투명한 이슬은 오는가 얼굴을 가리우는 차가운 입김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물방울 같은 이름 하나 불러본다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2005/1589411485ce1587bcdcb24e63aadad9e61eecdedf__mn315970__w540__h360__f22756__Ym202005.jpg" width="540" height="360" alt="3.jpg" style="border:none;" filesize="22756"></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이재무, 빈 자리가 가렵다 새해 벽두 누군가가 전하는 한 선배 암선고 소식 앞에서 망연자실 그의 굴곡 많은 이력을 안주로 술을 마시며 새삼스레 서로의 건강 챙기다 돌아왔지만 타인의 슬픔이 내 사소한 슬픔 덮지 못하는 이기의 나날을 살다가 불쑥 휴대폰 액정화면 날아온 부음을 발견하게 되리라 벌떡 일어나 창 밖 하늘을 응시하는 것도 잠시 책상 서랍의 묵은 수첩 꺼내 익숙하게 또 한 사람의 주소와 전화 번호 빨간 줄을 긋겠지 죽음은 잠시 살아온 시간을 복기하고 남아 있는 시간 혜량하게 할 것이지만 몸에 밴 버릇까지 바꾸어 놓지는 못할 것이다 화제의 팔할을 건강에 걸고 사는 슬픈 나이 내 축축한 삶을 건너간 마르고 창백한 얼굴들 자꾸만 눈에 밟힌다 십 년을 앓아오느라 웃음 잃은 아내도 그러하지만 생각하면 우리는 모두 죽음을 사는 것인데 생의 종점에 다다를수록 바닥 더 깊어지는 욕망 죽음도 이제 진부한 일상뿐이어서 상투적인 너무나 상투적인 표정을 짓고 우리 품앗이하듯 부의봉투를 내밀고 있지 않은가 나도 모르게 죽음의 세포가 맹렬히 증식하는 밤 빈 자리가 가려워 전전반측 잠 못 이룬다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2005/1589411485e3411b5b0f7d4e5d97844d9a4146be70__mn315970__w540__h360__f29470__Ym202005.jpg" width="540" height="360" alt="4.jpg" style="border:none;" filesize="29470"></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손남주, 흙발 변두리 비탈밭이 가뭄에 탄다 아프게 껍질을 깨는 씨앗 물조로의 물도 목이 마르고 덮었던 마른 풀 걷어내자, 후끈 숨 막히는 흙냄새 사이 노란 떡잎 무거운 흙덩이 이고 푸른 뜻 굽히지 않는다 힘겨운 고개 세상이 아무리 짓눌러 와도 하늘 보고 꼿꼿이 일어서는 흙발 지그시 디디고 섰다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2005/1589411487c90cd32ffd7d4214a84e50b3d9e428bd__mn315970__w540__h360__f33983__Ym202005.jpg" width="540" height="360" alt="5.jpg" style="border:none;" filesize="33983"></div>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안도현, 둘레 이 술잔에 둘레가 없었다면 나는 입술을 갖다 대고 술을 마실 수 없었겠지 그래, 입술에 둘레가 없었다면 나는 너를 사랑할 수도 없었을 테고 사랑하지 않는 사람하고 같이 술 마실 일도 없겠고 술잔 속에 보름달이 뜨지도 않겠지 저 보름달에 둘레가 없었다면 아무도 찐빵을 만들어 먹겠다고 생각하지 못했을 거야 그래, 찐빵에 둘레가 없었다면 그 뜨거운 찜통 속에서 부풀어 오르다가 멈추어야 할 때를 잊어버렸을 걸 그렇다면 보름달이란 무엇인가 찐빵이 하늘로 솟아올라 둘레를 갖게 된 것인가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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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0/05/14 20:39:44 59.2.***.51 사과나무길 563040
[2] 2020/05/24 22:56:02 175.123.***.79 renovatiost 277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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