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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story_89974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
    조회수 : 213
    IP : 211.63.***.20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0/05/11 09:30:14
    http://todayhumor.com/?lovestory_89974 모바일
    [BGM] 그 안에는 달빛 왕국이 있다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1.jpg

    김복연나는 달빛 신민이었다

     

     

     

    대구광역시 불로동에는 고분군이 있고

    그 안에는 달빛 왕국이 있다

    삼국시대 즈음

    확실하지 않는 어느 고대부터 지금까지

    달을 숭배하는 그 곳은

    달 모양으로 빚은 수백 채의 봉분들

    또 집집마다 태기가 있거나 만삭이어서

    가까이 다가가기도 전에

    내가 숨이 먼저 차는 그 곳은

    기이하게도 생리혈 비치는 날인데

    이런 몸끌림의 난감함도 잠시

    이미 나는 달빛 신민이었던 것처럼

    복식호흡은 물론이고 내 몸 구석구석

    내가 모르는 어느 전생의 슬픔까지 적시는

    무장무장한 달빛

    결국 나는 만월로 둥둥 떠

    하염없이 고요하거나 깊어지는 것이다

    이런 다음날은 어김없이

    고분 한 채가 사라지거나 늘어나는 것을

    달빛을 밴 나만 알고 있다







    2.jpg

    이재무소리에 업히다

     

     

     

    자지러지는 풀벌레울음의 들것에 실려

    둥둥풀밭을 떠내려간다

    장대비로 쏟아지는 매미울음의 수레에 실려

    후끈 달아오른 자갈길 시원하게 내려간다

    젖어 무거운 생 가볍게 업고 가는

    소리의 뒷등 멀찍이 바라다본다







    3.jpg

    김운향여자

     

     

     

    나비들은 저마다

    꿀만 탐하다가 날아갔다

    꽃은 날아가려다 말고

    이젠 아름다운 별만을 쳐다본다

     

    그립다 외롭다 말 못하고

    홀로 바람 속의 말씀만을 듣는다

    오늘도 늑대 울음소리 들리는 이 벌판에서

    꽃은 그래도 아름다운 별의 말씀만을 듣는다







    4.jpg

    김양수솟대

     

     

     

    그리움보다 더 깊은 어둠이 있을까

    기다림보다 더한 목마름이 있을까

    외로움보다 더 긴 메아리가 있을까

     

    나는 오늘도

    바람의 끝을 따라

    투명한 솟대를 돋운다







    5.jpg

    류영구그렇지만

     

     

     

    헛되고 헛되며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늦게까지 전도서를 읽다가

    잠이 들었다

     

    박꽃이 하얗게 달빛 먹고 피어있는

    초가지붕 이어진 골목길을

    누군가 옆에서 내 손을 꼬옥 잡고

    함께 걸어갔다

     

    창밖 새벽 새소리가 나를 깨웠다

    꿈이었다

    그렇지만 청아한 꿈이었다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20/05/11 10:05:10  59.2.***.51  사과나무길  563040
    [2] 2020/05/24 22:59:33  175.123.***.79  renovatiost  277019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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