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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story_89838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
    조회수 : 221
    IP : 211.63.***.20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0/04/15 09:17:45
    http://todayhumor.com/?lovestory_89838 모바일
    [BGM]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1.jpg

    양성우비 온 뒤에

     

     

     

    눈부셔라

    그대 반짝이는 풀잎을 밟고

    비 그친 강둑길 굽이돌아

    오는 이

    잔잔한 물 위에

    긴 그림자 드리우며

    나란히 선 버드나무숲을 지나

    손뼉치며 오는

    그대의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답구나






    2.jpg

    문정희고독

     

     

     

    그대 아는가 모르겠다

     

    혼자 흘러와

    혼자 무너지는

    종소리처럼

     

    온몸이 깨어져도

    흔적조차 없는 이 대낮을

     

    울 수도 없는 물결처럼

    그 깊이를 살며

    혼자 걷는 이 황야를

     

    비가 안 와도

    늘 비를 맞아 뼈가 얼어붙는

    얼음 번개

     

    그대 참으로 아는가 모르겠다







    3.jpg

    이상국아버지의 집으로 가고 싶다

     

     

     

    벌써 오래 되었다

    부엌 옆에 마구간 달린 아버지의 집을 떠나

    마당도 굴뚝도 없는 아파트에 와 살며

    나는 그게 자랑인줄 알았다

     

    이제는 그 부드러운 풀이름도 거반 잊었지만

    봄 둑길에 새 풀이 무성할 때면

    우리 소 생각난다

     

    어떤 날 저녁에는

    꼴짐 지고 돌아오는 아버지 늦는다고

    동네가 떠나갈듯 우는 울음소리도 들었다

     

    이제는 그 소도 아버지도 다 졸업했다고

    이 도시의 시민이 되어 산지 오래인데도

    우리 소 잘 먹던 풀밭 만나면

    한 짐 베어지고

    그만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4.jpg

    윤동주바람이 불어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 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5.jpg

    김은숙늦눈에게

     

     

     

    입춘 지난 이월 하늘

    흩뿌리는 늦눈이여

    너는

    내 무거운 우울을 닮았구나

     

    산과 강과

    마을 여는 길들까지

    온 몸 정갈한 구원

    하늘길로 닿을 때

     

    빛 지는 그 너머

    어두움 바라보며

    꽃잎처럼숨결처럼

    처연히 피어나서

     

    아득한 세월의 몸짓

    고요처럼 하강하는

    빛나는 내 우울을

    닮았구나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20/04/15 09:58:00  59.2.***.51  사과나무길  563040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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