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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story_89677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
    조회수 : 248
    IP : 211.63.***.20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0/03/24 08:33:38
    http://todayhumor.com/?lovestory_89677 모바일
    [BGM] 내게 남은 삶은 바닥이다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IdsQf3xhD3s






    1.jpg

    김지녀물체주머니의 잠

     

     

     

    보이는 것을 집어삼키기 위해

    내 몸의 절반은 위가 되었다 가끔

    헛배를 앓거나

    묽어진 울음을 토해냈지만

    송곳도 뚫고 들어올 수 없는 내벽의 주름들은

    쉴 새 없이 움직이며

    굶주린 항아리처럼 언제까지나 입을 벌리고 있다

     

    안쪽으로 쑥 손을 넣어 악수하고

    손끝에 닿는 것들을 위무하고 싶은 밤

    나는 만질 때에만 잎이 돋는 나무 조각이거나

    따뜻해지는 금속에 가깝다

     

    오늘 내 안에 꽉 들어찬 것은 희박하고 건조한 공기

     

    기침을 할 때 튀어나오는 금속성 소리

    날카롭게 찢어진 곳에서푸드득 날아간 새는 기침의 영혼인가

    한 문장을 다 완성하기도 전에

    소멸하는 빛과 밤사이에서

     

    나는 되새김질을 반복했다반복해도

    소화되지 않는 나의 두 입술

     

    밧줄처럼 허공에 매달린 나는 공복중이다

    사물들의 턱뼈가 더욱 강해진다







    2.jpg

    안명옥낙엽

     

     

     

    내게 남은 삶은

    바닥이다

     

    때 이르게 바닥에 떨어지고

    대책 없는 마음 내려놓는다

     

    견디다가

    더러워지다가

     

    가을이 저물어가듯

    내 생도 저물어 간다

     

    붉은 것은 아래로 비상하다

    바닥에 떨어져 비로소 핀 꽃

     

    오늘도 삶 하나

    또 바닥으로 내려왔다

     

    바람들 신이 났다







    3.jpg

    하순희독백

     

     

     

    밤마다 자정이면

    내게로 향한 주문

     

    열려라 참깨

    열려라 참깨

     

    내일은 더 나으리라

    하늘 문을 여닫는다







    4.jpg

    박영교말로(末路)

     

     

     

    돌로 치는 이 누구인가 넌 그것으로 족하다

    소금 끼 없는 말로 등 뒤에서 비수를 꽂고

    돌아서 아무렇지도 않는

    웃음 흘리고 있구나

     

    지독히 아플수록 말없는 나의 표정

    골백번 용서하고 돌아오는 발걸음 소리

    바람찬 허기를 말리며

    홀로 고독을 만들고

     

    아무도 얼씬 않는 그들 주변의 공기

    하나하나 탄로 나는 골 아픈 이야기 속에

    이제는 두 손 다 털고

    일어설 때도 됐는데







    5.jpg

    김제현보이지 않아라

     

     

     

    보이지 않아라

    바라볼수록 보이지 않아라

     

    하늘과 땅 아득하여

    보이지 않아라

     

    가까이 다가갈수록

    사람들 보이지 않아라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20/03/24 10:01:56  59.2.***.51  사과나무길  563040
    [2] 2020/04/04 23:48:54  175.123.***.79  renovatiost  277019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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