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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story_88485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3
    조회수 : 399
    IP : 211.63.***.20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9/09/28 23:03:42
    http://todayhumor.com/?lovestory_88485 모바일
    [BGM] 아르바이트 소녀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1.jpg

    정군칠절벽

     

     

     

    모래무덤을

    바람이 들고 나던 바위 그늘을

    물 속 골짜기마다 무늬를 새겨 넣던 노을을

    그림자도 없이 혼자서 판독하고 걸어와

    펑펑 우는 바다







    2.jpg

    염창권상수리 열매

     

     

     

    여름날의 이야기가

    지상에 떨어진다

    태반이었던 깍지는 태양을 닮았다

    내부는 원형의 그릇

    지난 여름이 기록된

     

    아늑하던 그대 품이여

    불타오르던 머리칼이여

    언덕과 숲을 물들이던 신생의 꿈이여

    일월(日月)의 손금을 새기던

    껍질 속의 비늘이여

     

    알처럼 굴러가며

    열매 홀로 견디는 힘

    운동과 정지의 아슬한 접점에서

    지상은 또 하나의 그릇

    생의 질량을 가늠하는







    3.jpg

    남진원어머니

     

     

     

    사랑스러운 것은 모두 모아

    책가방에 싸 주시고

     

    기쁨은 모두 모아

    도시락에 넣어 주신다

     

    그래도 어머니는

    허전하신가봐

     

    뒷모습을 지켜보시는 그 마음

    나도 알지






    4.jpg

    박목월나그네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5.jpg

    박후기아르바이트 소녀

     

     

     

    나는 아르바이트 소녀

    24시 편의점에서

    열아홉 살 밤낮을 살지요

     

    하루가 스물다섯 시간이면 좋겠지만

    굳이 앞날을 계산할 필요는 없어요

    이미 바코드로 찍혀 있는

    바꿀 수 없는 앞날인 걸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봄이 되면 다시 나타나는

    광장의 팬지처럼

    나는 아무도 없는 집에 가서

    옷만 갈아입고 나오지요

    화장만 고치고 나오지요

     

    애인도 아르바이트를 하는데요

    우린 컵라면 같은 연애를 하지요

    가슴에 뜨거운 물만 부으면 삼 분이면 끝나거든요

     

    가끔은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러 이 세상에 온 것 같아요

    엄마 아빠도 힘들게

    엄마 아빠라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지 몰라요

     

    아르바이트는

    죽을 때까지만 하고 싶어요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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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9/29 07:29:56  1.241.***.242  볼빵빵고양이  58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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