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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story_88417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
    조회수 : 293
    IP : 211.63.***.20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9/09/17 09:22:30
    http://todayhumor.com/?lovestory_88417 모바일
    [BGM] 아름답게 사는 길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FbFgiPrt2vs






    1.jpg

    박노해진달래

     

     

    겨울을 뚫고 왔다

    우리는 봄의 전위

    꽃샘추위에 얼어 떨어져도

    봄날 철쭉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 외로운 겨울 산천에

    봄불 내주고 시들기 위해 왔다

    나 온몸으로 겨울표적 되어

    오직 쓰러지기 위해 붉게 왔다

    내 등 뒤에 꽃피어 오는

    너를 위하여







    2.jpg

    김종삼풍경

     

     

     

    싱그러운 거목들

    언덕은 언제나 천천히 가고 있었다

     

    나는 누구나 한 번 가는 길을

    어슬렁어슬렁 가고 있었다

     

    세상에 나오지 않은

    악기를 가진 아이와

    손쥐고 가고 있었다

     

    너무 조용하다







    3.jpg

    유하매혹

     

     

     

    어젯밤 내린 빗물의 길을

    온몸으로 걸어서

    언덕까지 올라온 미꾸라지 한 마리

     

    햇볕이 나자그가 돌아갈 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무지개가 떴다







    4.jpg

    이기철아름답게 사는 길

     

     

     

    그 작은 향내를 맡고

    배추밭까지 날아온 가난한 나비처럼

    보리밭 뒤에 피어난

    철 이른 패랭이꽃처럼

    여름밤 화톳불가에서 듣던

    별 형제 이야기처럼

    개나리 꽃잎에도 눈부셔

    마을 앞길을 쫓아가는

    병아리처럼






    5.jpg

    조태일달빛

     

     

     

    달빛 속에서 흐느껴본 이들은 안다

     

    어째서 달빛은 서러운 사람들을 위해

    밤에만 그렇게 쏟아지는지를

     

    달빛이 마냥 서러워

    새들도 눈을 감고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세상을 껴안을 때

    멀리 떠난 친구들은 더 멀리 떠나고

    아직 돌아오지 않는 기별들도

    영영 돌아오지 않을 듯 멀어만 가고

     

    홀로 오솔길을 걸으며

    지나온 날들을 반성해본 사람들은 안다

    달빛이 서러워 오늘도

    텅 빈 보리밭에서 통곡하는

    종달새들은 안다

     

    남의 일 같지 않은 세상을

    힘껏 껴안으며 터벅터벅

    걷는 귀가길이

    왜 그리 찬란한가를 아는 이는 안다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9/09/17 18:52:44  59.2.***.51  사과나무길  563040
    [2] 2019/09/17 23:42:41  183.96.***.3  renovatiost  277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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