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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story_87002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7
    조회수 : 657
    IP : 211.63.***.200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9/02/15 13:50:42
    http://todayhumor.com/?lovestory_87002 모바일
    [BGM] 너에게 다가가고 있다는 증거다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1.jpg

    이윤학에델바이스

     

     

     

    초승달이 설산(雪山높이에서

    눈보라에 찌그러지면서 헤매는 것

    내가 얼마만큼이라도

    너에게 다가가고 있다는 증거다

     

    창문보다 높은 골목길

    발자국이 뜸한 새벽녘

    설산 어딘가에 솜털 보송한

    네가 있다기에 나는 아직도

    붉은 칸 원고지에 소설을 쓰는 거다

     

    너와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

    너와는 이루어지는 소설을 쓰는 거다

     

    곁에 있던 네가 내 안으로 들어와

    이룰 수 없는 꿈을 같이 꾸는 거다







    2.jpg

    강영란그리움의 깊이

     

     

     

    우물 하나 있습니다

     

    오래 전에 던진 돌멩이

    아직도 바닥에 닿지 못했습니다







    3.jpg

    최정아냄비

     

     

     

    한낮이 달아오른다

    폐지로 가득한 리어카에 노인이 매달렸다

    낡은 리어카는 노인의 밥 냄비

    방울방울 흐르는 땀으로 밥을 짓는 중이다

    오르막길에서는

    거듭입 밖으로 김이 뿜어져 나온다

    쉽게 끓어오르는 양은냄비처럼

    뜸들이지 못한 노인의 꿈은 금세 식어버리고

    허기로 가득 찬 냄비 속

    접힌 상자와 폐품이 들썩들썩 바퀴를 따라 구른다

    머리 위로 날아가는 제트기 소음에

    숨은 더 가빠오고 뒤따르는 바퀴자국처럼

    하늘에 두 갈래의 길이 생겼다

    잡지 못할 길은 아득하고

    넘어야 할 언덕은 코앞에 있다

    한 그릇 밥이 될 폐지들이 굽은 등을 다독인다

    쇄골 깊숙이 지친 숨이 고인다

    목구멍이 뜨겁다







    4.jpg

    임동윤흐르는 산

     

     

     

    내 마음의 산 하나 있다

    다가서면 멀리 달아나는 산

    만질 수도

    냄새를 맡을 수도 없는 산

     

    그 산으로 달려가면

    내 속엔 늘 새로움이 하나

    또 다른 마음이 하나

    그 속의 크고 높다란 산

    그리고 보이지 않는 숲과 계곡

     

    그 속에서 나는 흔들렸다

    흔들리면서 바람이 되었다

    눈먼 별이 되어 반짝거렸다

    반짝거리면서 허공을 달려갔다

     

    다가설수록 더 멀리

    달아나는 산강물 같은 산

    만질 수도

    냄새를 맡을 수도 없는

    내 마음 속의 산 하나 있다







    5.jpg

    함민복세월

     

     

     

    문에 창호지를 발라보았지요

    창호지를 겹쳐 바르며

    코스모스 꽃무늬도 넣었지요

    서툰 솜씨에

    울어 주름질 것 같은 창호지

    햇살에 말리면

    팽팽하게 퍼졌지요

    손바닥으로 두들겨보면

    탱 탱 탱 덩 덩 덩

    맑은 북소리가 났지요

     

    죽고 싶도록 속상하던 마음도

    세월이 지나면

    마음결 평평하게 퍼져

    미소 한 자락으로 떠오르기도 하지요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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