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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story_86537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
    조회수 : 484
    IP : 211.63.***.20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8/11/20 12:40:57
    http://todayhumor.com/?lovestory_86537 모바일
    [BGM] 나는 몇 번이고 헛딛는다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juxurjvGG6s






    1.jpg

    김규화키가 같다

     

     

     

    김제 만경 푸른 벼논이

    한여름 땡볕에 펄펄 끓어

    푸른 벼논이 하늘에 가 닿아

    하늘과 땅이 한 일()자로 입 맞추어 있다

    한 일자의 길이가 너무나 길어

    내 눈이 오른쪽 끝에서 왼쪽 끝으로 돌아가기까지의

    아슴한 선

    똑같은 물감을 하늘에서 받아

    똑같은 크기로 한없이 늘어서

    햇볕 쨍 하는 한낮

    구름덩이 이따금 먹물을 놓다가

    둥실둥실 사라지는 의에밋들 너른 들

    흩어서 가까이 보니 키가 다르나

    모아서 멀리 보니 키가 똑같다

    김제 만경 푸른 목숨들이







    2.jpg

    신형주

     

     

     

    가슴에 별을 간직한 사람은

    어둠 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다

    소멸하는 빛 흐느끼고

    별이 낡은 구두를 벗어 놓는다

    절대 고독허공에 한 획 긋는다

    별을 삼킨 강 뒤척인다

    가슴에서 별이 빠져나간 사람은

    어둠 속에서 절벽을 만난다







    3.jpg

    김종구밥숟가락에 우주가 얹혀있다

     

     

     

    그렇다

     

    해의 살점이다

    바람의 뼈다

    물의 핏덩이다

    흙의 기름이다

     

    우주가

    꼴깍 넘어가자

    밤하늘에 쌀별

    반짝반짝 눈뜨고 있다







    4.jpg

    이대흠밤길

     

     

     

    이따금 반딧불이 깜빡인다

    물소리 따라 길은 점점 어두워진다

    산 속의 집은 보이지 않는다

    까막눈으로 길 걷는다

    물의 빛나는 살결은 관능적이다

    나는 몇 번이고 헛딛는다

    풀잎들의 마음이 드러나는지

    길 옆의 잎새들 환하게 등 켠다

    돌들도 제 나름의 불을 밝힌다

    오래 걷다보면 모든 것이 등불이 된다

    저렇게 내 앞을 비추는 것들

    길을 걸으며 나는 너무 많은 것들을

    짓밟고 간다







    5.jpg

    안상학장마

     

     

     

    세상 살기 힘든 날

    비조차 사람 마음 긁는 날

    강가에 나가

    강물 위에 내리는 빗방울 보면

    저렇게 살아 갈 수 없을까

    저렇게 살다 갈 수 없을까

    이 땅에 젖어들지 않고

    젖어들어 음습한 삶내에 찌들지 않고

    흔적도 없이 강물에 젖어

    흘러 가버렸으면 좋지 않을까

    저 강물 위에 내리는 빗방울처럼

    이 땅에 한 번 스미지도

    뿌리 내리지도 않고

    무심히 강물과 몸 섞으며

    그저 흘러흘러 갔으면 좋지 않을까

    비조차 마음 부러운 날

    세상 살기 참 힘들다 생각한 날

    강가에 나가 나는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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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1/20 19:40:52  59.2.***.51  사과나무길  563040
    [2] 2018/12/07 22:52:26  125.179.***.144  국구구구국  1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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