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바깥에 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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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story_86284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

IP : 211.6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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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 2018/10/04 14:37:08

http://todayhumor.com/?lovestory_86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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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바깥에 사는 사람

<div style="text-align:center;"> 사진 출처 : <a target="_blank" href="https://unsplash.com/" target="_blank">https://unsplash.com/</a> BGM 출처 : <a target="_blank" href="https://youtu.be/Sj_77ahq0vo" target="_blank">https://youtu.be/Sj_77ahq0vo</a> <embed src="//www.youtube.com/v/Sj_77ahq0vo?autoplay=1&playlist=Sj_77ahq0vo&loop=1&showinfo=0&fs=0&rel=0&version=3"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300" height="25">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810/15386303036b152799838e416993b5ae598eb41bb3__mn315970__w540__h360__f11991__Ym201810.jpg" width="540" height="360" alt="1.jpg" style="border:none;" filesize="11991"></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정연희, 달의 흔적 <div> 그날 낮달이 서쪽으로 기울고 있을 때 산언덕 층층나무 계단에서 흰 얼룩을 보았다 바닷물이 층층나무 꼭대기까지 밤새 잠겼다 빠졌을까 소금기 같은 흰 얼룩이 생겼다 해안선 따라 모래사장에 그려진 파도무늬처럼 나무계단에 물거품 이는 파도 출렁이고 있다 언젠가 새조개 속껍질에서 저 층층의 무늬를 보았다 부드러운 속살을 떼어낸 자리 양수물이 남긴 파도 무늬 달이 바닷물을 따라 들어왔다 나가며 새조개 속살을 여물게 한 힘이다 내 어머니의 배에도 저런 파도무늬가 숨겨져 있다 초승달과 만월이 교대로 떠오르는 동안 겹겹이 생긴 주름에 파도무늬가 깊이 새겨졌다 층층나무 계단의 저 파도무늬는 생명을 가진 흔적 지난밤 한 생명을 층층나무 계단에 잉태시켰다 다시 만월을 기다려야 할 시간이다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810/1538630303ebde0e476c6740c981b5f7fba112fb9a__mn315970__w540__h360__f27130__Ym201810.jpg" width="540" height="360" alt="2.jpg" style="border:none;" filesize="27130"></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김소연, 바깥에 사는 사람 <div> 버스에 가장 오래 앉은 사람은 가장 바깥에 산다 그곳은 춥다 버스에 외투를 벗어두고 종점에서 내린 적이 있다 다른 나라 더운 도시의 공항이었다 맨발로 비행기에 올라 더 멀리 나는 갔었다 옆자리에는 같은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 앉아 있었다 그의 이어폰에서 찌걱찌걱 노래가 흘러나왔을 때 같은 이별을 경험한 사람임을 알았다 그때 그 버스에 가장 오래 앉은 한 사람은 내가 벗어둔 외투를 챙겨 입고 혹독한 겨울로 무사히 들어갔을까 버스 종점에서만큼은 커피 자판기가 달빛보다 더 환하면 좋겠다 동전을 넣고 손을 넣었을 때 산 짐승의 배 속에서 꺼낸 심장처럼 뜨근한 것이 손에 잡히면 좋겠다 어떤 나라에서는 발이 시리지 않다 어떤 나라에서는 목적 없이 버스를 탄다 그러나 어떤 나라에서는 한없이 걸어야 한다 피로는 크나큰 피로로만 해결할 수 있다 사랑이 특히 그러했다 그래서 바깥에 사는 사람은 갈 수 있는 한 더 먼 곳으로 가려 한다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810/1538630304aaf5f8e5c1f74dd4a536296689ca4ca3__mn315970__w540__h360__f59279__Ym201810.jpg" width="540" height="360" alt="3.jpg" style="border:none;" filesize="59279"></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임보, 천국의 문 <div> 세상의 종말이 왔다 이 지상에서 제일 소중한 것 하나씩만 가지고 저 세상에 가도록 허락했다 어떤 자는 무거운 황금 뭉치를 낑낑대며 지고 간다 어떤 자는 애인의 손을 잡고 시시덕거리며 간다 어떤 농부는 씨앗 주머니를 소중히 안고 가기도 하고 어떤 어부는 큰 그물을 메고 가기도 한다 말을 타고 가는 자도 있고 수레를 끌고 가는 자도 있다 당신은 무엇을 가지고 가겠는가 그런데 천상의 입구에 이르렀을 때 한 사람에게만 문이 열렸다 병든 노모를 업고 온 가난한 등대지기였다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810/15386303045c357ea6c78244eabb06c401bddfa6f1__mn315970__w540__h360__f17435__Ym201810.jpg" width="540" height="360" alt="4.jpg" style="border:none;" filesize="17435"></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유홍준, 사람을 쬐다 <div> 사람이란 그렇다 사람은 사람을 쬐어야지만 산다 독거가 어려운 것은 바로 이 때문, 사람이 사람을 쬘 수 없기 때문 그래서 오랫동안 사람을 쬐지 않으면 그 사람의 손등에 검버섯이 핀다 얼굴에 저승꽃이 핀다 인기척 없는 독거 노인의 집 군데군데 습기가 차고 곰팡이가 피었다 시멘트 마당 갈라진 틈새에 핀 이끼를 노인은 지팡이 끝으로 아무렇게나 긁어보다가 만다 냄새가 난다 삭아 허름한 대문간에 다 늙은 할머니 한 사람 지팡이 내려놓고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 바라보고 있다 깊고 먼 눈빛으로 사람을 쬐고 있다 </div>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810/1538630305ae5d4fa26df64c329b573a3c56cbcb3b__mn315970__w540__h360__f26522__Ym201810.jpg" width="540" height="360" alt="5.jpg" style="border:none;" filesize="26522"></div> 정호승, 나무 사람들은 한해를 하루처럼 살지만 나무는 하루를 한 해처럼 삽니다 사람들은 나무에 기대어 자주 울지만 나무는 사람에게 기대어 울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나무를 베어버리지만 나무는 사람들을 아름답게 합니다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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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8/10/04 19:22:44 59.2.***.51 사과나무길 563040
[2] 2018/10/10 01:03:16 117.111.***.140 신주쿠공원 57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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