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터넷 문화 다룬 다큐멘터리 화제
LA중앙일보] 01.20.14 19:06유타주 파크 시티에서 열리고 있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다큐멘터리 '사이버 사랑'의 제작진. 왼쪽부터 브라이언 김 공동 프로듀서, 발레리 비치 감독, 크리스나 레저 총괄 프로듀서, 김동현 프로듀서, 데이비드 푹스 프로듀서.미국인 감독이 한국의 인터넷 문화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리고 있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화제의 작품은 발레리 비치 감독의 '사이버 사랑(Love Child)'. 2011년 온라인 게임에 빠져 생후 3개월 난 딸 사랑이를 굶어 죽게 한 젊은 부부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다. 비치 감독은 "CNN에서 처음 뉴스를 접한 후 이 같은 일이 벌어지게 된 배경을 탐구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제작 동기를 설명했다. 그녀는 어린 딸을 굶어 죽게 한 '몹쓸 부모'로 사랑이 부모를 매도하는 대신, 현실과 가상 세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게임 중독으로 인한 비극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비난 받아야 할 것은 특정 인물이 아니라 '시스템'"이었다는 게 영화에 담긴 비치 감독의 시선이다."단순히 사랑이의 죽음이란 비극적 사건을 그리기 보다 그 저변에 깔려 있는 한국의 문화와 인터넷 환경,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폭넓게 다루고자 노력했습니다. 언젠가는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생각에, 이에 관한 비전도 제시하려 했죠."촬영을 위해 비치 감독은 2012년 6주 동안 한국에서 지내며 당시 사건 관계자인 형사와 변호사, PC방 직원, 정부 관계자 등을 만나 폭넓은 취재를 했다. 촬영 기간 내내 "'미국의 렌즈'가 아닌 '한국의 렌즈'로 한국 사회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언어 장벽도 있고 여성에 대한 편견도 있어서 촬영이 쉽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영화를 통해 한국이 부정적으로 그려질 것이라는 오해 때문에 한국 측 프로듀서를 찾기가 쉽지 않아 애를 먹었죠."다행히 비치 감독의 전작을 인상 깊게 봤던 김동현 프로듀서가 촬영 직전 극적으로 합류해 아이디어 회의부터 섭외, 자료조사까지 제작 전반을 이끌었다. 후반에 합류한 브라이언 김 프로듀서도 작품의 보다 정확한 뉘앙스를 전달하기 위해 힘을 보탰다. 영화의 흥미로운 주제와 깊이있는 통찰에 매료된 티모빌의 CEO 존 레저와 그녀의 딸 크리스틴 레저도 총괄 프로듀서로 제작을 도왔다. '사이버 사랑'은 이미 선댄스 영화제 개막 전부터 USA투데이, 뉴욕 타임스를 통해 '올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꼭 봐야 할 작품'으로 꼽혀 왔다. 영화의 제작자인 데이비드 푹스는 "관객들이 영화의 주제에 매우 공감하고 몰입하는 게 느껴졌다"며 "특히 영화를 통해 소개된 한국의 놀라운 기술력과 문화 등 긍정적인 측면에 많은 관심을 보여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는 케이블 채널 HBO를 통해 올 여름 미 전역에 방송될 예정이다. 한국 관객들을 위한 재편집을 거쳐 각종 영화제 출품이나 예술극장을 통해 한국 내 상영도 준비 중이다. 파크시티=이경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