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처음만난건 친구덕이였습니다.</P> <P>원래 집에 혼자있는 시간이 많아 바깥외출이 많지 않았는데..</P> <P>어느날 친구가 선뜻 술 한잔 하자며 연락을 주더라구요</P> <P>낯선사람과 합석하는걸 꺼려하는 저는 누구누구와 만나는거냐고 물었습니다.</P> <P>그랬더니 왠일로 이놈이 말하기를 여성분 두분이라고 하는게 아니겠습니까?</P> <P>딱 저까지, 네명에서 마신다는겁니다.</P> <P>저는 재차 물어본뒤, 완전 흐름이 2:2 소개팅같은게 아니냐, 내가 모르는 두분 아니냐 그랬습니다</P> <P>뭐 그런거다 라고 말꼬리를 흐르며 그래서 올거냐고 묻더군요, 싫은거냐고..</P> <P>그럴리가 있겠습니까? 안싫다고, 좋다고 흔쾌히 승낙했습니다.</P> <P>날짜는 삼일뒤..</P> <P>한껏 부푼마음에 이름도 모르는 여성 두분을 제 마음속으로 그림그리듯 그리며 그 설렘에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습니다.</P> <P>아직 시간이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얼굴에 뭐가 나지 않았나 괜스레 거울 한번 더 쳐다보고 당일날 쓸 왁스도 괜히 미리 꺼내놓고..</P> <P> </P> <P>한명은 동갑인 제 친구의 친구.</P> <P>또 한분은 그친구분의 아는 동생이라고 하네요</P> <P>친해지면 오빠소리도 듣겠다는 생각에 설레임은 커져만 갔습니다</P> <P> </P> <P>당시 막 겨울에 접어들어 조금 쌀쌀한 날씨였습니다.</P> <P>목도리도 꺼내놓고..코트도 드라이 해놓구요. 구두도 깨끗히 닦았습니다.</P> <P>외출이라곤 잠시 집앞 근처에 나가는게 근처였던 저는 후질구레한 츄리닝은 뒤로한채 D-DAY를 위해 꽃단장 할 준비를 하고 있었죠</P> <P>그때였습니다, 친구놈에게 전화가 오더군요.</P> <P>뭐하냐는 말로 운을 띄우며 제게 말하기로는 또 츄리닝 차림으로 나오면 안된다고 신신당부를 하더라구요</P> <P>콧움음을 치며 걱정말라고 코트도 드라이 해놨다며 제가 꽃단장을 하고 나갈것이라고 했더니 걱정스런 웃음을 짓더군요.</P> <P>그러며 얘기를 하는게..</P> <P>상대 여자 두분중에 한명이 자기친구라고 하지않았냐고..</P> <P>사실 그친구는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인데 둘이 보자고 말하기가 영 껄끄러워 그쪽에서 한명, 이쪽에서 저를 불렀다고 고백을 하더라구요</P> <P>그러더니 하는말이, 관심을 가지려면 동생쪽에 관심을 가져달라 하더라구요..</P> <P>마음대로 하라고, 사실 별 기대하고 가는거 아니라고 말하며 내숭을 떨었습니다</P> <P>하지만 기뻣죠, 이제 맘놓고 1:1구도니까요..</P> <P>저 역시 달달한 오빠소리를 못들어본 사람이기에 그 연하분에게 더 호기심이 갔던게 사실인지라..내심 기쁘기도 했습니다.</P> <P> </P> <P>그렇게 전화를 끊고, 샤워를 마치고 난뒤 기분좋게 잠이 들었습니다.</P> <P>다음날,</P> <P>드디어 그날이 왔습니다.</P> <P>이상하죠? 얼굴도 모르는데 삼일이란 시간동안 얼마나 설레였던지..</P> <P>오랜만에 외출이기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은.. 벅차 오르더군요.</P> <P>약속시간은 저녁 6시 30분.</P> <P>근처 역앞에서 만나기로 했고, 친구는 저보다 더 멀리살아서 먼저 출발하겠다고 했습니다</P> <P>그렇게 준비하고 준비한 나름 꽃단장을 마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현관을 나섰습니다</P> <P>버스를 타고 가는길, 평소 차멀미가 있어 차타기를 꺼려하는 제게 버스 창문너머가 어찌그리 이뻐보이던지..</P> <P>그렇게 약속장소, 역사에 있는 롯데리아 건물 아래 도착했습니다.</P> <P>친구놈은 아직 안보이더라구요</P> <P>약속시간보다 10분 이른시간이였기에 곧 있으면 오겠지 하며 기다리기로 했습니다</P> <P>근데 저쪽에 도보로 한 열걸음정도? 떨어진 거리였는데, 작은 체구에 파란 코트?같은걸 입은 한 여성분이 </P> <P>저처럼 누군가를 기다리는듯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계시더라구요</P> <P>그저 잠깐 차림새만 봤을뿐,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금새 시선을 돌렸습니다</P> <P>그때였습니다. 저기서 친구놈과 자기가 좋아한다고 했던 한 여성분으로 보이는 분과 같이 둘이 걸어오더라구요</P> <P>근데 여성분 한분이 이상하게 손을 흔들며 제게 인사하는거 아니겠습니까?</P> <P>그래서 저도 모르게 손을 흔들어 인사했지 뭡니까</P> <P>그렇게 친구놈에게 왜이리 늦었냐며 멋쩍은 구박을 주며 한분은 언제오시냐고 묻자 친구놈이</P> <P>" ??? 뭐야 둘이 만나고 있던거 아니였어? " 라고 말하더군요</P> <P>그래서 전 " 뭐? 무슨소리야 "라며 시선을 살짝 왼쪽아래로 틀었는데..</P> <P>작아서 인기척도 없는걸까요 아까 그 파란코트를 입은 여성분이 제 옆에 서계시는게 아니겠습니까</P> <P>그랬습니다..제친구가 좋아한다던 동갑에 이 여성분은 제가 아니라 이분께 손인사를 한것이였습니다</P> <P>위치상 저보다 뒤쪽에 계셔서 제쪽을 보며 손을 흔드셨고 저는 또 그걸 착각해서 손인사를 했다고 생각하니..</P> <P>갑자기 얼굴이 붉어지더군요.</P> <P>그렇게저는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수줍게 인사를 건넸습니다.</P> <P>그러자 저보다 더 수줍어 하시며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시더군요</P> <P>그렇게 이쁜얼굴은 아닙니다만..남자들에게 고백몇번 받아봤겠구나 하는 정도의 얼굴?</P> <P>체구가 작아 더 그런지 날이 추워 얼굴에 홍조를 띈 모습이 어찌나 그리 귀엽던지..</P> <P>잘나왔다. 라고 생각하며 새삼 친구놈이 고마웠습니다</P> <P>그렇게 동갑인 여성분에게도 인사를 나누고 친구놈에게 어디 알아봐뒀냐고 했더니 아, ~~로가자 라고 하더라구요</P> <P>둘이서도 가끔 가던 동네 분위기 괜찮은 술집이였습니다</P> <P>그때였을까요, 술 먹을 생각을 하자니 속이 걱정되고 속 걱정을 하다보니 제가 밥을 안먹을걸 깨달았고 그러자 배고 고파오더라구요</P> <P>그래서 친구놈에게 조심스럽게 "야..밥먹었어?" 라고 물었고 친구놈은 같이온 여성분과 먹고오는길이라고 하더군요</P> <P>얄미운자식..같이 먹자소리도 안하고..</P> <P>그렇게 몇발자국 땟나, 그러고보니 통성명도 안했더라구요?!</P> <P>그래서 어색한 분위기를 깨며 " 그러고보니 우리 통성명도 안했네요.."라고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P> <P>그러자 친구도 그러고보니 맞다며 이름도 모르면 안되지 않겠냐고 만난지 5분이 더 지나서야 통성명을 해주더라구요.</P> <P>22살</P> <P>은서..</P> <P>유은서, 그녀의 이름이였습니다.</P> <P>이제서야 그녀의 이름을 알게되다니..하고 진작 물어볼걸 그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P> <P>그렇게 동갑인 분과도 제대로된 인사를 나누곤 은서씨에게 물었습니다</P> <P>" 저.. 은서씨 혹시 식사하셨나요? "</P> <P>당연히 네라고 할것이라 생각하던찰나 그녀가 말하길</P> <P>" 아뇨, 집이 조금 멀어서..늦을까봐 급하게 오느냐고 밥을 못먹었어요.."</P> <P>그랬더니 이 친구놈이 눈치가 좋은건지 지가 둘이 있고싶은건지..</P> <P>" 그럼 둘이 밥먹고와~ 우리 먼저 들어가있을께. 빈속에 마시긴 좀 그렇지~ "</P> <P>은서씨는 쭈뼛쭈뼛 아무말도 못했고, 제가 먼저 " 그래요 은서씨 저도 혼자 먹기는 외로우니까..같이 식사 안하실레요? " 라고 물었고</P> <P>은서씨는 곧 말없이 고개만 두번 끄덕였습니다.</P> <P>그 모습마저도 얼마나 귀엽던지..</P> <P>그렇게 친구놈을 먼저 술집으로 보내고 둘만 남았는데 막상 갑자기 모르는 여성분과 식사를 하려니 뭘 먹어야할지 모르겠더라구요</P> <P>" 저..아까부터 좀 떠시는게 추워보이시던데.. 뭐 따뜻한거 먹으러 갈까요? " 라고 먼저 제가 운을 띄웠고</P> <P>곧 은서씨는 " 그럴까요?.. " 라고 대답했습니다</P> <P>설렁탕, 길건너에 자주가는 설렁탕집 말곤 생각이 나는게 없더라구요</P> <P>뭐 아는것도 그뿐이지만..</P> <P>" 혹시 저기 설렁탕집인가요? 저리로 갈까요? "</P> <P>잉?? 마냥 수줍던 그녀가 아니였나!</P> <P>먼저 말을걸며 또 어디로 갈지 정하는게 아니겠습니까!</P> <P>제 속마음을 읽기라도 한듯 설렁탕집으로 가자 하는게 아니겠습니까?</P> <P>그렇게 은서씨와 발을 맞추며 설렁탕집으로 향했습니다.</P> <P>저보다 키가 많이 작은터라 보폭을 맞추려 나름 애썼는데도.. 그마저도 은서씨는 힘들어보이더군요</P> <P>어쩔줄 몰라 쩔쩔매며 다시 어색해진 분위기를 뒤로한채 설렁탕집 앞에 섰습니다</P> <P>그때였습니다,</P> <P>그녀가 제게 말하길..</P> <P> </P> <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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