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strong>Leader is a good Reader</strong></div> <div><strong>책 없는 방은 영혼 없는 육체와도 같습니다.</strong></div> <div><strong>우리 모두 책을 읽읍시다!</strong></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font face="돋움"></font> </div> <div> </div> <div>[베이컨 김치 <font size="2">볶음밥의</font> 유래]</div> <div> </div> <div><br>어릴적 나의 어머니는 김치볶음밥을 곧잘 해 주셨다. 지금도 볶음밥을 먹을 때면 그 때의 기억이 떠올라 눈시울을 붉히곤 한다. </div> <div>어느 날 급식으로 베이컨 김치 볶음밥이 등장했다. 동양의 김치 볶음밥과 서양의 베이컨이 적절하게 배합되어 만들어내는 그 황홀한 맛은 </div> <div>세계인이 하나가 되었던 지난 88년 서울 올림픽을 떠오르게 했기에, 난 감격의 눈물을 쏟아내며  급식을 먹었다.</div> <div><br>도서실에 가서 전문서적을 찾아보니 베이컨 김치 볶음밥의 유래가 소개되어 있었다.</div> <div><br>중국 명 왕조 3대 황제인 영락제는 해외 문물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당시 35세이던 색목인 '정화(鄭花)'에게 삼보태감의 직위를 내리고 </div> <div>62척의 대범선을 이끌게 하여 서역 원정을 명하였다. 이에 정화는 아라비아와 아프리카를 지나 지중해까지 항해하여 </div> <div>영국의 론다니움(지금의 런던)에 당도했다. 당시 영국은 엘리자베스 여왕의 절대왕정 체제 하에서 계몽주의 사상이 득세하던 시기였다.</div> <div><br>그 수많은 계몽주의 사상가들의 중심에 '베이컨(Bacon, F, 1561 ~ 1626)'이 있었다. 베이컨은 뼛속까지 계몽주의자인 터라 이국에서 온 </div> <div>정화 일행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중국의 사절단과 영국은 우호적인 관계를 맺었고 베이컨도 별달리 내색을 하지 않고 있었다.</div> <div><br>그러던 어느 날, 길을 걷던 베이컨은 한 중국인이 개구리를 구워먹는 것을 보며 몹시 화가 나 소리쳤다.</div> <div><br>"너희 중국인들은 끔찍한 것을 먹는구나!"</div> <div><br>이 소리를 들은 정화는 또한 대로하여.</div> <div><br>"내가 당신에게 진정한 중국의 맛을 보여주겠다!"</div> <div><br>고 했다.</div> <div><br>다음날 정화는 주방에 틀어박혀 안간힘을 쓰며 볶음밥을 요리하기 시작했다. 춘추전국 시기 때 철기의 도입으로 인해 개발된 2년 그루갈이 </div> <div>품종의 쌀을 엄선하였고, 전설로써 불리우는 조리기구, 풍림비룡도(風林飛龍刀)를 사용하여 야채를 썰었다. 두 시진쯤 지났을까, </div> <div>의문의 괴한의 습격을 무당파의 비기 무당어검술로 막아낸 정화는 결국 볶음밥을 완성해 내었다. </div> <div>그가 시중에게 건넨 접시 위에는 눈부시게 빛나는 중국 대륙의 모습이 펼쳐져 있었다.</div> <div><br>그야말로 대륙의 기상이었다.</div> <div><br>천하의 둘도없는 역작을 창조해낸 정화는 기력이 다해 기진맥진해 하고 있었으나 그의 입가에는 회심의 미소가 번졌다. </div> <div>허나 그는 크나큰 사실 한 가지를 모르고 있었다. 공자와 소크라테스가 다르듯이, 애초에 동양인과 서양인의 입맛이 같을리가 없었다.</div> <div>정화가 만든 볶음밥은 완벽했다. 그러나, 그 완벽함이 문제였다. 그 볶음밥은 너무나도 완벽하게 중국식으로 만들어졌던 것이다.</div> <div><br>하지만 이미 볶음밥은 시종의 손에 넘어간 지 오래였고, 아무것도 모르는 정화는 곤히 잠들어 있을 뿐이었다.</div> <div><br>한낱 시종에게도 사정은 있었다. 볶음밥이 담긴 접시를 받아든 시종은 그것이 지닌 가치를 온몸으로 느끼며 사시나무 떨듯이 떨기 시작했다.</div> <div>'이 음식은 대명제국의 위신이 담긴 일세기의 보물이다.' 천하가 담긴 볶음밥 앞에서 그 누가 대범하랴. 걸음 하나하나에 모든 공력을 쏟아부으며 </div> <div>주방을 다 나왔다고 생각한 순간, 시종의 다리가 문지방에 걸리고 말았다. 시종의 몸은 썩은 고목처럼 무너지기 시작했다.</div> <div><br>'죽는다.' 단 한마디 단어가 시종의 뇌리를 관통하여 그를 행동하게 만들었다. 시종은 제 7번 갈비뼈가 뒤틀리는 고통을 감내하며 몸을 비틀어 </div> <div>볶음밥 접시를 지켜내었다. 그러나 그때의 충격으로 인해 옆의 선반에 있던, 조선에서 가져온 배추김치 항아리가 볶음밥 위로 떨어졌고, </div> <div>볶음밥은 새빨간 김치들로 얼룩져 버렸다.</div> <div><br>산 넘어 산이라고 했던가. 시종은 절망에 휩싸여 처참한 몰골의 볶음밥을 앞에 두고서 폭포수 같은 눈물을 흘렸다.</div> <div><br>그러나 운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어떻게 해서든 이 참상을 숨겨야 한다.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시종으로써는 </div> <div>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잠시 생각하던 그는 불현듯 손뼉을 치며 탄성을 질렀다. 곧이어 시종은 칼을 꺼내어 김치를 잘게 썬 뒤 </div> <div>볶음밥 속으로 그것을 그것을 집어넣고 그 위를 아직 성한 볶음밥으로 덮었다. 괜찮은 것 같았다. 적어도 겉보기에는 그래 보였다.</div> <div>아니, 오히려 볶음밥 향과 김치향이 은근하게 어우러져 군침마저 돌았다.</div> <div><br>때가 되었다. 시종은 문무 백관들에게 둘러 쌓여 거만하게 앉아있는 베이컨에게 요리를 바치고 재빨리 숙소로 돌아갔다.</div> <div>'이것이 중국의 음식인가...... 엉성하군.' 하고 생각하며 베이컨은 자신 앞에 놓인 '김치 볶음밥' 을 한 스푼 떠 먹었다.</div> <div><br>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div> <div><br>한줄기 빛나는 섬광이 베이컨의 머릿속에 내리쳤다. 자신이 턱을 움직여 무언가를 씹고 있다는 자각마저도 사라진다.</div> <div>베이컨은 지그시 눈을 감는다. 암흑도 찰나, 그의 눈앞으로 거대한 중국 대륙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북경, 광주, 상해, 그리고 사천까지.</div> <div>중국의 4대 진미를 맛볼 수 있는 4개의 성이 파도치듯이 일렁이며 지나간다. 이어서 용과 봉황이 어우러져 놀다가 하늘로 승천하고,</div> <div>어느새 끝이 보이지 않는 첩첩산중이 그를 둘러싸고 있다. 어디선가 오싹한 호랑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그 기세에 눌려 </div> <div>온몸이 얼어붙는것을 마지막으로, 베이컨은 눈을 떴다. 눈을 뜬 그는 일주일은 족히 굶은 사람처럼 허겁지겁 음식을 입에 털어넣었다.</div> <div><br>마침내 접시가 깨끗이 비워졌다. 베이컨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주치의가 걱정스레 팔을 뻗는 순간, </div> <div>베이컨은 격렬하게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는 영국이 떠나가도록 외쳤다.</div> <div><br>"미 미(美味) - !"</div> <div><br>어느 나라의 말인지, 무슨 의미인지는 모른다. 다만 억누를 수 없는 격정에 이끌려 외쳤을 뿐이고, 그는 크게 웃다가 그대로 쓰러졌다.</div> <div><br>그렇게 많은 일이 있던 날이 지나가고, 정화 일행이 고국으로 돌아갈 때가 찾아왔다. 그날 이후 베이컨을 한번도 만나지 못한 정화는 </div> <div>짚히는 곳이 있었으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배에 오르기로 했다. 그동안 정들었던 영국인들과 작별을 고하고 나서 배를 타려는 찰나, </div> <div>베이컨이 저 멀리서 손을 흔들며 달려오고 있었다. </div> <div><br>"기다리시오! 기다리시오!"</div> <div><br>정화는 영문을 모른 채 멀뚱히 서 있었다. 숨을 헐떡이며 뛰어온 베이컨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털어낸 뒤 말했다.</div> <div><br>"당신이 만든 요리. 그것은 진정 그리스도의 재림이자 이국의 기상이었소. 그동안 나는 나 자신밖에 알지 못하는 동굴의 우상에 빠져 있었소. </div> <div>당신들에게 무례하게 대해 정말 미안하오."</div> <div><br>그러자 정화는 미소를 지었다.</div> <div><br>"무슨 소리를 하는거요. 당신이 그 볶음밥을 한술 뜨는 순간부터 우린 친구였다오."</div> <div><br>"그 음식의 이름이 볶음밥이군요. 외람된 말이오나 그 볶음밥을 이 나라에 퍼뜨리고 싶은데, 괜찮겠소?"</div> <div><br>정화는 말 대신 품에서 낡은 두루마기를 꺼내어 베이컨에게 건넸다. 둘은 서로의 눈빛에서 진정한 우정을 느끼며 헤어졌다. </div> <div>후에, 베이컨은 볶음밥에 들어있던 그 매콤한 것이 조선의 김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수십번의 시행착오 끝에 김치 볶음밥을 재현하는데에 성공했다. 고향인 뉴 햄프셔에 돌아간 베이컨은 김치 볶음밥의 조리법을 주민들에게 알려주었고, 볶음밥을 너무나도 맛있게 먹은 마을 주민들은 </div> <div>베이컨을 기리는 마음으로 그 음식을 '베이컨 김치 볶음밥' 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div> <div><br>이것이 베이컨 김치 볶음밥의 유래이다.</div> <div><br>지난달, 이 이야기를 접한 후, 나는 뉴 햄프셔에 찾아갔다. 그곳에서 놀라운 것을 보았다. </div> <div>마을 한가운데에 숟가락을 쥐고 서 있는 베이컨의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div> <div><br>나만의 착각이었을까, 숟가락을 들고 있는 베이컨의 동상이 너무나도 행복해 보였다......</div> <div> </div> <div> </div> <div>[베이컨 김치 볶음밥의 유래]</div> <div> </div> <div>[끝]</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strong><font size="2">2014년 4월 15일. 우리는 그 날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입니다.</font></strong></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