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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ilitary_23691
    작성자 : 글로배웠어요
    추천 : 25
    조회수 : 1910
    IP : 58.142.***.119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3/06/10 02:03:40
    http://todayhumor.com/?military_23691 모바일
    [해군] 유주얼 서스펙트 2탄

    1탄은 이곳 참조 http://todayhumor.com/?military_23620


    <전편 줄거리>

    전남함 포술부에 전입 온 어리바리 병기병(이병)

    전남함이 워낙 분위기가 좋았던데다 40여명 되는 부서에 두 명 뿐인 수병이라 모두가 따뜻하게 보살폈는데...

    자기 밑으로 신병이 오자 신병을 폭행하는 등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병기병.

    결국 정체가 탄로나게 되자 꼴통짓을 서슴치 않는다.

    결국 하사에게 공구를 집어던지고, 열 받은 하사에게 개 맞듯 맞고 기절해서 의무대에 실려간다.

    깨어난 병기병은 실어증에 걸리고...

    자신을 때린 하사를 처벌하길 원했지만 그렇게 되면 자신의 구타와 하극상 사실이 드러날 것을 걱정해 덮기로 한다.

    의무대 퇴실 후 실어증과 현기증, 가슴 통증 등을 호소하며 육체 노동과 당직 열외를 받던 어느날...

    화장실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직속 상관인 병기사에게 들키게 되고...

    추궁 끝에 모든 사실을 털어놓게 되는데...

    배에서는 그가 원하는대로 편한 곳으로 보내기로 하고 고속정으로 발령을 보낸다.


    그놈을 발령 보내기로 한 건 순전히 그놈 인생을 위해서였다.

    "함정근무 부적격자"로 판정하고 육상으로 보낼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그녀석은 공무원이나 공사 등에 취업하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당시 우리 함장과 병기장(원사)이 워낙 좋은 분들이라 그 상황이 되어서도 그놈 인생을 걱정하고 있었다.

    결국 그놈의 동의 하에 2함대 고속정 중에서도 비교적 편하다는 이작도 편대로 발령이 났다.

    해군 2함대 출신들이라면 다들 알겠지만, 이작도와 덕적도는 해군에겐 파라다이스였다.

    우리 함장과 병기장은 쳐죽여도 시원찮을 놈을 그렇게까지 배려해 준 것이다.

    마침 발령 받아 간 고속정 병기장(중사)은 해군 기술병과학교에서 함께 교육을 받던 4기수 선배였다.


    그 선배로 말할 것 같으면...

    FM 천사라고 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키도 큰 데다 남자가 봐도 정말 잘 생긴 외모의 소유자였다.

    게다가 모든 것이 FM이면서도 후배들에게는 한 없이 따뜻하고 자상한 사람이었다.

    나는 복무기간 내내 그 선배를 롤모델로 삼고 근무 했었다.


    우리의 병기병은 전생에 무슨 덕을 그렇게 쌓았는지

    전남함에서 사고를 치고도 그렇게 훌륭한 선배가 있는 배로 발령을 받은 것이다.

    그 선배는 그놈이 전입 올 것이란 걸 미리 알고 나를 찾아왔었다.

    나는 있는 사실을 가감없이 얘기해줬다.

    그래도 그 선배는 '잘 가르치면 되겠지'라고 하면서 그놈을 받아줬다.


    그놈이 고속정으로 발령이 나고 몇달이 흘렀다.

    어느날, 본부에서 탄약 점검을 하겠다는 얘기가 나왔다.

    보통은 사령부나 전단 차원에서 하는 것인데, 본부에서 직접 하겠다고 하니 뭔 일인가 싶었다.

    알고보니 그 선배네 배에서 국방부로 투서가 들어갔다고 했다.

    물론, 투서의 주인공은 그놈이었다.


    해군 함정에는 기본적으로 실탄만 적재한다.

    그 실탄 중 대부분은 전투용이지만

    일부는 '교탄'이라는 이름의 훈련용 실탄이다.

    문제는, 여러가지 이유로 연간 할당된 교탄을 모두 소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병기장 입장에서는 소비하지 못한 사유서를 작성하고 탄을 반납하면 되는 거지만

    진급에 목숨 걸고 있는 정장(대위)이나 편대장(소령) 입장에서는

    교탄을 소비하지 못했을 시 자신에게 닥칠 불이익 때문에 허위 보고가 일상화 돼 있었다.

    그 선배는 정장의 입장을 봐 주느라 소비하지 못한 교탄을 박스째로 바다에 버린 뒤 허위보고서를 작성했다고 했다.

    그런데, 병기병놈은 그걸 일일이 기록을 해놓고 있다가 국방부에 투서를 넣은 것이다.


    들은 얘기에 의하면, 그놈은 고속정에 가서도 편하려고만 하고 힘든 일은 어떻게 해서든 빠지려고 했다.

    심지어 사격 후 포구 정비를 해야 하는데, 병기병놈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빠져 버리자 중사인 선배가 직접 정비를 했다.

    같은 편대의 수병들이 그놈을 인정해 주지 않은 것은 자업자득이었다.

    하지만 그놈은 그것을 늘 불만스럽게 생각했으며 후임들에게 그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날...

    참다 못한 선배와 정장이 그놈을 호되게 야단 친 적이 있다고 했다.

    그 직후, 그놈은 투서를 날린 것이다.

    촉망 받던 선배는 그 일로 영창을 갔다 온 뒤 한동안 술만 퍼 마시더니 결국 자살을 택했다.

    정장도 그 일에 연루되어 옷을 벗어야 했다.


    살면서 후회란 것을 몇 번 해보지 않았지만

    그 선배의 일을 생각하면 정말 후회되고 가슴이 아프다.


    처음 그 병기병놈의 만행을 발견했을 때 내가 호되게 야단을 쳤더라면...

    그놈을 '함정근무 부적격자'로 판정하고 육상으로 보내 특별 관리를 받게 했다면...

    그 선배가 그놈을 받아주기로 했을 때, 내가 적극적으로 말렸더라면...

    그랬다면 그 멋진 선배는 아직까지도 해군에서 멋있게 군생활을 하고 있을텐데...


    투서 사건 이후 그 선배를 구명하기 위해 그놈의 만행을 낱낱이 알리고 탄원서를 썼지만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그놈은 '내부고발자'라고 철저히 보호 받다가 본부로 발령 난 다음 그곳에서 아름답게 전역했다고 한다.


    지금은 그놈도 30대 중후반이 되어 있을 것이다.

    나는 그놈이 무슨 일이든 다 실패하고 장가도 못 가고 자식도 낳지 못하길 빈다.

    그놈이 자식을 낳아 가장 정의로운 아버지인 척 할 것을 생각하면 토가 나올 것 같다.


    이 글의 주인공인 병기병 씨발놈아!!!

    평~~~~생 못 먹고 못 살다가 어느 길거리에서 이름도 없이 굶어 죽어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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