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 햇빛이 따가워서...</p><p>때는 1980년대 어느 여름</p><p>진해 모 부대에서 열심히 작업지시를 하고 다니던 갑판장 아무개 이등상사</p><p>갑자기 나타난 헬기가 바람을 일으키자</p><p>"저거 뭐야?"하는 생각으로 헬기를 쳐다봤다.</p><p>하필 그 헬기가 해가 비치는 방향에 있어서</p><p>손으로 해를 가리고 한참을 쳐다 봤는데...</p><p>그 헬기에서 내린 사람이 참모총장.</p><p>헬기에서 내린 참모총장이 뚜벅뚜벅 아무개 상사한테 다가오더니</p><p>참모총장 헬기만 보고도 경례를 할만큼 기합 든 상사라며 치하.</p><p>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등상사로 진급</p><p><br></p><p>2. 수박준위</p><p>1980년대 어느 여름</p><p>함정 수리 때문에 고생하던 부하들에게 수박이라도 먹이려고</p><p>양손 가득 수박을 들고 힘겹게 1정문을 통과해 걷고 있던 아무개 상사</p><p>그런 그의 앞에 갑자기 나타난 별판 세개짜리 작전사령관 관용차</p><p>당황한 나머지 양손에 든 수박을 팽개치고는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다.</p><p>"필!!!승!!!"</p><p>갑자기 차량이 멈추고 차에서 내린 작전사령관</p><p>상사계급장을 달고도 기합이 바짝 든 상사가 내심 기특했다</p><p>부관에게 소속함정에 수박을 사다 줄 것을 지시하고 상사에게 물었다.</p><p>"자네 소원이 뭔가?"</p><p>"네!!! 저는!!! 준위 다는게!!! 소원입니다!!!"</p><p>얼마 후 그는 진짜로 준위를 달았다.</p><p><br></p><p>3. 괘씸한 헌병 때문에...</p><p>1990년대 어느날</p><p>해군에서는 자전거 출퇴근 생활화 운동이 한창이었다.</p><p>이에 작전사령관은 몸소 모범을 보이고자 직접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기로 마음 먹었다.</p><p>드디어 자전거로 하는 첫출근날...</p><p>당당하게 자전거를 타고 정문을 통과하는 작전사령관</p><p>그러나 헌병의 눈에는 좀 늙수구레한 대위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것으로 보였다.</p><p>며칠이 지나도 헌병들이 자신에게 경례를 하지 않자</p><p>이게 격분한 작전사령관</p><p>다음날부터 자전거에 별판을 붙이고 출근했다</p><p><br></p><p>4. 폭발물이다!!!</p><p>1990년대 후반 동해상에서 실제 겪었던 일</p><p>1996년 잠수함 침투 사건 덕분에 해안선 경계 강화를 위해</p><p>우리배는 육상에 최대한 근접해서 경비를 뛰고 있었다.</p><p>어느 여름날... 우리 고향 동네 앞을 지나고 있었으므로</p><p>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집앞으로 나와 손을 흔들어 보라고 하고는</p><p>대공 망원경으로 그 모습을 보며 즐거워 하고 있을 때,</p><p>대형 태극기를 펄럭이며 우리배를 향해 고속으로 접근하는 소형 어선 발견</p><p>어선을 향해 계속 경고신호를 보냈지만 어선은 아랑곳 않고 우리를 향해 접근</p><p>어선과 충돌해 봐야 별 타격은 없겠지만</p><p>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회피 기동을 하려던 찰나</p><p>함미쪽으로 접근하던 어선이 드래프트를 하듯이 선회를 하면서 속도를 줄이더니</p><p>우리배 갑판을 향해 박스 너댓개를 투척하고는 쏜살같이 사라졌다.</p><p>함미에 내려가보니 함장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토론을 하고 있었다.</p><p>함장과 작전관, 포술장, 기관장 등 고급 장교들은 폭발물과 신관의 종류 및 형태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고,</p><p>현장을 지휘해야 할 갑판장은 그들의 얘기를 경청하며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p><p>내가 보기엔 아무리 봐도 동네에서 흔히 보던 그저그런 생선 박스인데...</p><p>박스로 다가갔다.</p><p>나의 그런 행동을 눈치채지 못했던 사람들이 박스를 열려던 찰나 나를 발견하고는 큰소리로 말리기 시작했다.</p><p>심지어 갑판장은 쌍욕을 해 가며 물러설 것을 지시했다.</p><p>"저 앞에 보이는 동네가 저희 동넨데요... 이거 바닷가에서 맨날 보던 생선 박스예요"</p><p>"제가 뜯어 볼테니까 무서우면 다들 안에 들어가 계세요"</p><p>나는 쿨하게 박스를 뜯었다.</p><p>그러자 그 안에서 쏟아지는 해산물의 향연</p><p>얼음도 없이 각종 횟감 생선으로만 가득찬 너댓개의 박스...</p><p>그때 선장님...</p><p>우리배 승조원들은 선장님이 우리 외삼촌일 거라고 했지만</p><p>저는 절대로 저희 외삼촌이 아닐 거라고 확신합니다^^</p><p>어쨌거나 덕분에 그날 저녁에 회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