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동상이몽의 기본적인 포맷 혹은 흐름은 대략적으로 이렇습니다.</div> <div> </div> <div>1. 오프닝<br>2. 관찰카메라(부모님 시각)<br>3. 토크<br>4. 관찰카메라(학생 시각)<br>5. 토크<br>6. 마무리<br>※2와 4의 순서는 바뀌기도 합니다.</div> <div> </div> <div>이 기본적인 포맷은 얼핏 보기에 문제가 없어보이기도 합니다만<br>구체적으로 한 회, 한 회 이 포맷이 구현되는 방식에 있어서 문제가 발생합니다.<br>그것은 바로 어느정도 정해진 결론(6.마무리)을 향해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br>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 프로의 엔딩에는 거의 대부분 두 사람의 '합의'가 있어야 하며<br>그것이 상징적으로 두 사람이 웃으며 포옹하는 장면이 들어감으로서 완성되야만 한다는 것입니다.</div> <div> </div> <div>이렇게 애초부터 프로그램의 엔딩을 '합의'라는 형식으로 설정했기 때문에<br>두 사람 중에 적어도 한 사람은 자신의 의견을 수정 내지는 철회해야 하고<br>그 과정을 위해서 패널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통해 출연자를 설득하려 노력하게 됩니다.<br>문제는 패널들이 그냥 자신의 주장을 한다거나, 다른 패널과 갑론을박을 하면 모르겠는데<br>출연자를 설득해야 할 필요가 생기니 출연자의 주장과 충돌하며 싸우는 구도가<br>만들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div> <div> </div> <div>방송의 방향이 이렇게 명확해져 버리니 만약 출연자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다면<br>방송이 끝날래야 끝날수가 없게되어 버립니다. 저번 주 논란이 되었던 스킨십 아버님도<br>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자 유재석씨가 부탁에 부탁을 거듭하였는데,<br>그 아버님의 행동에 대한 잘잘못을 떠나서 프로그램의 방향을 그렇게 설정해 버리니까<br>아버님의 물러섬 없이 방송이 끝날 수가 없게 상황이 전개되어 버린 것입니다.<br>그 방송을 보면 아버님이 그렇게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자 패널들의 짜증이 폭발하는<br>장면이 나오는데, 방송의 마무리는 지어야 한다는 명목으로 아버님이 가질 수 있는<br>의견에 대한 권리를 찍어누르는 것처럼 보여졌습니다.</div> <div> </div> <div>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지금 그 아버님이 잘했다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br>점입니다. kbs 예능프로 '안녕하세요'만 보더라도 방청객의 아유를 받는 사연과 출연자들이<br>정말 많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거기서는 문제의 출연자의 생각을 바꿔야 방송이 끝날 수<br>있다는 협박 아닌 협박은 하지 않습니다. 패널들은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br>또 거기 앉아있는 수많은 방청객들은 얼마나 많이 그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br>고민버튼을 통해 단지 '드러낼' 뿐입니다. 그것만 해도 출연자들은 매우 놀라합니다.<br>그리고 다음 주에 물어보면 개선의 의지를 보이는 출연자가 제법 생깁니다. <br>물론 그렇지 않은 출연자 역시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이런 면에서 '안녕하세요'가 <br>비록 '동상이몽'보다 화제성은 떨어질지 몰라도 이런 세심한 접근의 측면에서는 <br>동상이몽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준 높은 연출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div> <div> </div> <div>우리는 살면서 어디까지가 우리의 역할이고 능력의 범위인지 명확히 알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br>방송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동상이몽을 보면서 느낀 것은, 방송, 특히 예능방송은 <br>갈등을 드러내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선까지이지, 양자간의 갈등에 답을 정해놓거나 <br>계도하거나 감히 타협을 시도해서는 안된다는 점이었습니다. <br>이러한 동상이몽의 구조적 한계에 대해서 연출진들이 좀 아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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