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국민은 한나라당을 싫어하지 않는다'라는 글을 연재하며 반발도 많았는데, 19대 총선이
끝나고 나니, 역시 과거의 정치나 선거 분석을 하다보면, 결국 미래의 정치나 선거도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네요.
과거 속에서 볼 수 있었던 교훈들은 하나도 짚지 못한 점이 많은 분들에게 실망감과 허탈감을 안
겨주는 모습입니다.
글을 전개함에 있어 가끔 보면 사상 검증을 하려는 분들이 있어서 먼저 밝히자면,
'전 새누리당이 정말 싫습니다.'
일단은 이번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석을 차지했습니다. 역시나 많은 분들이 멘붕 오는
소리가 들리네요. 어떻게 보면 매 선거가 끝나고 있었던 일입니다. 저 역시도 갓 처음 선거에 참
여 했을때는 엄청난 허탈감에 빠졌으니까요.
지금 인터넷 상 등으로 '국개론'이니, '20대 무능론' 등의 선거 패배(민주 계열을 지지했던)로
인한 책임론이 한창이죠.
사실 그런 이런 책임론은 애초에 무의미합니다. 예전에도 지적을 했지만, 이 경우는 오히려 새누
리당 측에서 웃을 일이고, 그 반대 세력인 '반 새누리당' 측의 분열만 초래합니다.
먼저 국개론이 언제 나왔을까요?.
인터넷에서 국개론이 가장 판을 쳤을 때는데, 07년 말부터 08년 초까지입니다.
이 시기에 대운하, 민영화, 교육자율화 등 굵직한 선거 공약과 정부 정책들이 여론조사에서 80%
의 반대를 받습니다. 08년 5월부터는 촛불집회가 엄청나게 일어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7대 대선과 18대 총선에서 민주 계열은 현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측에
에게 압도적으로 패배를 합니다.
대선은 500만표 이상 차이였고, 총선은 새누리당측에서 190석 정도 가져갔던 것 같은데...
여기서 정치에 관심이 많고 새누리당을 싫어하는 측에서 매우 난감해집니다. 머리로는 이해를 할
수가 없거든요.
'아니, 어떻게 그 많은 정책을 반대하는데, 새누리당 쪽의 손을 압도적으로 들어주는 것이지?.'
사실 상식적으로 보면 이해가 안 됩니다.
그래서 나오는 말이 '국개론'입니다.
'국민이 개새끼 같이 무능하고 무지하니 이런 결과가 나온다'라는 것이죠.
마땅한 이유를 찾을 수 없었던 모순 적인 상황에서 '국개론'이라는 근거를 찾으니, 마치 그럴 싸
합니다. 비상식적인 상황을 만든 것은 결국 투표를 한 국민탓이라는 것이죠.
결국 국개론은 머리로 이해할 수 없었던 반 새누리당 측의 답답함을 슬슬 긁으며 시원하게 해줍니다.
그리고 일부는 허탈감과 허무감에 빠져서 '이 나라는 답이 없다'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죠. 그 결과
몇몇 분들은 정치에 이제 무관심하게 되죠.
당장 지금 오유 시게에 올라오는 많은 글들이, 예전의 선거가 끝나고 나서도 엄청나게 올라왔었습
니다.
그래서 자학적이고 저주에 가까운 글들이 양산이 됩니다.
하지만,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국민은 항상 옳습니다. 국민에게 책임을 돌리면 절대 안 됩니다. 이
해가 가지 않아도, 설령 선거에서만큼은 팥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국민이 선택한거면 옳은 것입니다.
제 말을 이해하지 못하실 분도 많지만,
왜 국개론이니, 20대 무능론이니, 이런 책임론이 반 새누리당 측에게 자뻑인지 알려드리죠.
전 예전에 국개론이 인터넷에서 논란이 될 때, 이것을 당시에 한나라당 측에서 만들어냈다면, 정말
이들은 천재적 발상을 한 것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왜냐하면, 국개론이라는 말은 '새누리당 VS 반 새누리당'의 싸움이 아니거든요. 새누리당을 이기지
못한 현실에 허무감과 허탈감을 느낀 '반 새누리당'측에서 누군가에게 책임론을 지려고 하니까요.
그래서 결국에는 국개론이나 20대 무능론은 '반 새누리당 VS 반 새누리당'의 감정 싸움으로 치닫습
니다. 어떻게 보면 새누리당이라는 공동의 큰 적을 둔 같은 편끼리 분열하게끔 만듭니다. 실제로 많
은 사람들이 또 이런 소모적 논쟁을 통해서 정치에 무관심을 갖게 만들고요.
당연히 새누리당은 가만히 앉아서 웃고 있는 상황이겠죠?.
'너희들끼리 치고 받고 싸워라. 우리는 그에 대한 반사적 이익을 얻겠다'
다시 말하지만, 모순적인 상황은 머리로 절대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 저 역시도 이해가 안되요.
그렇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정말 중요합니다.
그래야 허탈한 현실에도 눈을 크게 뜨고 끝까지 지켜볼 수 있거든요. 정치와 선거는 강한 사람이
남는게 아니에요, 남는 사람이 강한 것이죠.
새누리당을 싫어하는 분들의 마음은 알겠지만, 이럴 수록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입니다.
그래야 세상이 바뀌니까요.
마지막으로 이번 선거에서도 드러났는데,
이 점은 확실히 피해야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네요.
이렇게 프레임을 짜서는 절대 새누리당을 못 이깁니다.
몇 가지 정리하자면,
1.새누리당을 '절대 악'으로 규정하지 마라. 새누리당 측의 표만 결집한다.
2.서민이 새누리당을 찍는다고 '비상식적'이라고 말하지 마라. 선거는 비상식과 상식의
싸움이 아니다. 비상식적인 사람으로 규정 받는 사람들의 반발 심리의 표가 어디로 갈까?.
3.'너'가 아닌 '나'를 어필하라. 상대의 약점을 잡는 것 중요하다. 하지만 그게 주가 되
고 그게 모든 것이 되면 결국 선거에서는 '그놈이 그놈이 된다'라는 것을 기억하자. 나를
어필해서 부동층을 끌어오는 것이 더욱 현명한 방법이다.
ex)17대 대선에서 문국현의 지지율, 정동영의 네거티브 전력 실패, 공약없는 ~~ 심판론.
4.그리고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 선거 결과에 대해서 국민 탓을 시작하면 오히려 같
은편의 분열만 초래한다.
...
뭐, 혹시나 관심을 끌면 좀 더 글을 길게 이어보겠습니다.
2012. 03. 14.
금주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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