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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papercraft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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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21180
    작성자 : papercraft
    추천 : 6
    조회수 : 588
    IP : 119.198.***.59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5/08/10 22:21:11
    http://todayhumor.com/?readers_21180 모바일
    [등신백일장]고대 그리스 사나이가 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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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v> </div> <div><strong>책을 안보면 당신은 그저 등신입니다.</strong></div> <div><strong>하지만 책을 보면 당신은 배운 등신이 되죠.</strong></div> <div><strong>그렇습니다, 보나 안 보나 등신인건 변함이 없습니다.</strong></div> <div><strong>하지만 이겨도 병신, 져도 병신이라면 이왕 이기는 병신이 되듯이</strong></div> <div><strong>그냥 등신일 바에는 배운 등신이 되는 게 낫지 않습니까?</strong></div> <div> </div> <div><strong>책 게시판에선 당신을 그냥 등신에서 배운 등신으로 만들어드립니다!</strong></div> <div><strong>이왕 등신인 거, 배운 등신이 되어보자구요</strong>!</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A는 남자다.</div> <div> </div> <div> 생물학적으로 분석하자면 두 개의 대들보에 매머드 한 마리를 사육중인 남자중의 남자이며,</div> <div> 정신학적으로 보면 대뇌 한 쪽 구역에서 우락부락한 근육질 남자가 '예! 아이 앰 마초!!'라고 24시간 쉼없이 외치고 있을 것 같은 그런 사람이며,</div> <div> 행동학적으로 보면 언젠가 어느 장소에서 베어그릴스에게 가르침이라도 사사받은 그러한 사람이다.</div> <div> </div> <div> 취미생활의 의외성이 있을 것이라는 반전을 기대해볼만한 사람이다.</div> <div> 애석하게도 현실은 그딴거 없고 외형과 내면이 완벽히 일치하는 그런 사람이다.</div> <div> 서문에서 그의 남자다움을 강조한다는 것에서 사람들은 자신만의 상상력을 부추기기 마련이다.</div> <div> 과연 이 남자중의 상남자가 어떤 남자다운 액시던트를 벌여서 '어휴, 저래서 남자란 별 수 없지'라는 중얼거림이 터져나오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div> <div> 혹은 이 남자의 반전드라마 뺨치는 사건에 대해 제멋대로 날개를 펼칠 것이다.</div> <div> 내 이야기는 후자다. 그것도 극단적인. 게다가 실시간으로 진행중인.</div> <div> </div> <div> 태국에서 한국으로 날아올 그를 기다리는 동안, 짤막하게 그와 얽힌 몇 가지 기억들을 떠올려 보겠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사건의 시작은 간단했다. A와 나는 한 온라인게임을 시작했다. </div> <div> 온라인게임의 캐릭터를 만드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던가, 나 자신에게 충실하던가.</div> <div> </div> <div> 전자의 경우 자신의 마음 속 깊은 어딘가에 품고 있는 이상향이나 흑심이 전적으로 반영된다.</div> <div>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자신의 면상으로 마주하는 그것부터 심각한 민폐를 초래하는 여성과의 접점을 만들고자 하는,</div> <div> 혹은 거기서 진도를 더 빼고자 하는 마음이 그것이다. 한마디로 욕구반영이다.</div> <div> 현실에서 마주하지 못할 여인네를 게임에서만큼은 항상 보고싶다고 하는 비뚤어진 생각.</div> <div> </div> <div> 혹은 살면서 목격하는 생물체의 성비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균형의 수호자같은 마인드로 접근할 수도 있다.</div> <div> 날 때부터 잘 때까지 남자놈만 보았으니 모니터 너머에선 좀 여자라는 생물체를 보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느냐는 것이다.</div> <div> 당연한 소리지만 게임에서 자신의 캐릭터는 앞쪽보다는 뒤쪽을 보는 일이 더 많고,</div> <div> 대게 이런 목적을 가진 경우는 캐릭터가 입고 있는 일보단 벗고 있는 일이 더 많다.</div> <div> </div> <div> 양쪽이 아니라면 남은 선택지는 하나다. 실용적인 선택.</div> <div> 나 자신과 게임 속 캐릭터의 성별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간단한 사실을 착각하는 사람은 꽤 많다.</div> <div> 게임에 미쳐 사니 모니터 너머의 또다른 나 자신과 물아일체를 택한,</div> <div> 약간 나사빠진 정신머리의 소유자들이 주로 일으키는 이 착각을 철저하게 이용해먹겠다는 소수의 사람들.</div> <div> 넷카마라는 전문용어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게임 한 번 해본 사람이라면 모두 알 것이다.</div> <div> </div> <div> 애석하게도 A는 전자와는 담을 쌓은 사람이다.</div> <div> 남자의 외형과 남자의 정신은 모니터 너머 또다른 세계에서 가능한 작은 일탈을 철두철미하게 거절했다.</div> <div> 그는 철저하게 남자다운, 누가 봐도 남자가 만든 남자로 보이는, 심지어 아이디마저 남자만이 떠올릴 수 있는 발상으로 만들어버렸다.</div> <div> </div> <div> </div> <div>"...미친놈아 남자다움은 그냥 너 혼자 즐겁게 과시하세요. 정력왕A라고 캐릭명 짓는 센스는 대체 뭐냐?"</div> <div>"꺼져 이 기만자놈아. 남자라면 남캐를 골라야지 여캐가 뭐냐?"</div> <div>"웃기시네. 난 너처럼 남자 궁뎅이 씰룩대는 거 보는 걸 단 한시도 참을 수 없거든요?"</div> <div>"너 거울에다 네 궁뎅이 비춰서 보냐? 네 캐릭터를 보니까 흥분돼?"</div> <div>"넌 그럴지 몰라도 난 아니거든? 그리고 게임 캐릭터랑 너랑 동일시 취급하지마라. 현실감을 좀 가져 근육뇌새캬."</div> <div>"웃기시네 넷카마."</div> <div>"뒤질래?"</div> <div>"어유 손대면 똑 하고 부러질 것 같으신 분이 뭘 뒤지신다고 하시나? 어?"</div> <div>"죽창 앞에선 만인이 평등한 거 모르냐? 근육도 한방! 멸치도 한방!"</div> <div>"확 우려내버릴까보다."</div> <div>"뭐래 이 양지머리가."</div> <div> </div> <div> 그렇게 우리는 심야의 피씨방에 당당히 앉아있을 수 있는 나이에 걸맞지 않는 대화를 나누며 게임을 시작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보통 온라인게임을 한다면, 난 주로 마법사나 힐러를 고른다.</div> <div> 뾰로롱 마법같은 일이 생기면 좋겠다는 발상이 아니라, 순전히 의상 때문이다.</div> <div> 세상 천지의 어떤 온라인게임이라도 벗어날 수 없는 법칙이 있는데, '근접은 철판, 원딜은 가죽, 마법사는 천'이라는 삼대 원칙이다.</div> <div> 가슴이랑 가랑이만 가리더라도 죽어도 철판이다.</div> <div> 개성이 과도해져서 매드맥스 꼬라지가 되더라도 가죽에서 벗어날 수 없다.</div> <div> 한 대 맞아 죽을 것 같은 몸뚱아리 가졌으면 갑옷이라도 든든하게 입고 다녀야 할 텐데 천을 고집한다.</div> <div> 그 빌어먹을 고정된 규칙 때문에, 천옷을 입히려면 어쩔 수 없이 선택폭이 제한될 수 밖에 없다.</div> <div> 혹시라도 온라인 게임 업계 관련자가 이 글을 본다면, 천옷을 다양한 직종에게 입혀줬으면 한다.</div> <div> 나도 칼질이나 활질이 하고싶지만 옷이 안되잖아.</div> <div> </div> <div>"지랄하지 말고 그 고집을 버려."</div> <div>"꺼져. 맨날 근딜만 하는 주제에."</div> <div> </div> <div> A는 성격에 걸맞게 철판 중장갑을 입는 계열 전문이다. 전사, 탱커, 투사, 워리어, 칼질하는 백정 등등.</div> <div> 뭐 덕분에 걘 앞에서 쳐맞고 난 뒤에서 힐해주는 구도가 자주 완성되고, 게임을 비교적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div> <div> 탱커와 힐러, 게임에서 귀하게 대접받는 두 사람이 엮여서 돌아다니면 세상이 편해지지.</div> <div> </div> <div> 오늘도 던전에서 A는 쳐맞고 난 회복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는 와중, A의 시선이 묘해진다.</div> <div> </div> <div>"왜? 니 템은 안나오니 슬프냐?"</div> <div>"그거 말고, 저 딜러."</div> <div>"아, 걔?"</div> <div> </div> <div> A가 언급한 건 잘 꾸민 여캐 아처 캐릭터다. 딱 보기에도 잘 꾸며입고 말투도 여성스럽게 하니 다른 두 딜러녀석들이 헤롱헤롱거린다.</div> <div> 애석하게도 나와 A는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그놈이 속알맹이가 100% 남자놈이라는 걸 간파해냈지만 말이다.</div> <div> 딜템이 나오고 애교와 아양으로 양보받는 상황이 두 번이 나오고, 일반드랍 아이템도 자기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양보를 권하고.</div> <div> 그 딜러 두놈은 뇌가 무슨 슬라임이라도 된 것 마냥 헤헤 드릴게요를 반복.</div> <div> </div> <div>"쯧쯧쯧, 넷카마가 호구 둘 제대로 만나서 포식하는구만."</div> <div>"넌 이상하게 저런 거엔 안 꼬이더라?"</div> <div> </div> <div> A의 한 마디에 내 표정이 삽시간에 비틀어진다.</div> <div> </div> <div>"헤이, 아저씨. 나는 말이에요, 캐릭터랑 속알맹이에 든 사람이 100% 일치하지 않는다는 진실을 너무나도 잘 알아요."</div> <div>"너도 그러니까?"</div> <div>"아니. 특징이 딱 나오거든. 진짜 여자들은 게임에서 내가 여자라는 티를 거의 안 내. 이런 것들 때문에 말이야."</div> <div> </div> <div> 캐릭터가 힐을 퍼붓고 있는 망할 놈의 딜러처럼 말이다.</div> <div> 여자를 만나고 싶다면 게임을 꺼. 그리고 밖으로 나가. 그러면 여자가 있어.</div> <div> 게임에서 애인을 구하니 여자를 찾는 놈들은 다 정신머리가 가출한 한심한 작자들일 뿐이다.</div> <div> 아니, 게임에서야 네가 대단하더라도 그게 너의 매력은 아니지. 자랑할 게 게임경력인놈이 뭐가 잘났다고 그러나 모르겠다.</div> <div> </div> <div>"사람도 매한가지 아냐?"</div> <div>"뜬금없이 그게 무슨 소리여. 아, 시발 애드. 얌마 집중해라."</div> <div>"내가 낸 거 아냐. 궁수가 낸거야. 사람도 똑같잖아. 겉모습이랑 속이랑 다른 거."</div> <div>"아 씨 힐 말린다. 어떤 의미에서?"</div> <div>"스킬쓸거니까 힐 끊어. 겉보기랑 사람 속이랑 다른 경우도 있지."</div> <div>"최소한 너랑 나는 아니야. 물약 쿨 10초."</div> <div>"뭐 넌 확실히 그렇긴 하겠다. 게임에서도 욕망에 충실하니까. 힐힐힐."</div> <div>"야야, 아처 버려. 딜도 구린거 살려봤자 소용 없어. 너도 마찬가지거든요?"</div> <div> </div> <div> 정신없이 몹을 때려잡는 와중에 나누는 대화 치곤 요상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할 애드를 잘 처리한 건 힐러가 잘해서겠지.</div> <div> </div> <div>"와... 씨. 이걸 살려내네. 아처 저거 왜저러냐?"<br>"손가락이 안되니 이빨 터는 게 진화된거잖아. 짤라?"</div> <div>"짤라. 넷카마라도 게임만 잘하면 되는데, 게임을 못하면 안 되지."</div> <div> </div> <div> 그렇게 넷카마를 잘라버리고 징징거리는 딜러 두 놈도 쫓아낸 뒤, 짜증나는 기분을 견디지 못하고 던전을 나와버렸다.</div> <div> </div> <div>"민폐다 민폐. 살려줘도 고마운줄을 몰라요."</div> <div>"그러게 말이다. 이상한 거 하나 때문에 이게 뭐냐."</div> <div>"세상 사람이 너같이 겉이랑 속이 충실하게 동일하면 파티 받아줄때도 다 분간이 될텐데 말이다."</div> <div>"너는요?"</div> <div>"나? 힐 잘하잖아."</div> <div>"아 예 그러십니까."</div> <div>"이게 뒤질거 살려주니까 하는 말 보소. 콱 씨."</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로부터 얼마 후, 피씨방에서 나와 돌아가는 길에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가는 아가씨 한 명에게 나도 모르게 시선이 돌아갔다.</div> <div> </div> <div>"아...."</div> <div>"어이, 아저씨. 턱 나가셔요."</div> <div>"딱 저런 사람이 내 앞에 탁 나타나주면 좋겠다. 그리고 사귀자고 하면 더더욱 좋고."</div> <div>"던전에서 약 빨았더니 뇌에도 들어갔수?"</div> <div>"콱 씨. 근육뇌가 말이 많아."</div> <div> </div> <div> 자신의 근육근육스러움을 키워나가기도 바쁘신 분이야 모르겠지만, 나같은 사람은 여자를 원해요.</div> <div> 나만의 이상형! 레이디! 아가씨! 그 아가씨가 원피스가 잘 어울리시면 나는 참 좋겠네.</div> <div> 하지만 원피스가 어울리는 아가씨는 잘 없고, 잘 어울리는 아가씨는 나랑 접점이 없다.</div> <div> 용기있게 다가가면 대부분 '애인 있어요' 소리나 듣고, 아니면 내가 영 탐탁찮다는 말이나 듣고.</div> <div> </div> <div>"왜 나는 여자에게 인기가 없을까."</div> <div>"그걸 왜 나한테 물어? 여자한테 물어봐."</div> <div>"그 물어볼 여자가 없거든요. 으어어!"</div> <div> </div> <div> 이성에 대한 욕구, 연애에 대한 욕망이 없는 게 아니다. </div> <div> 옆에 걸어다니는 콜로서스이자 정력의 소산물만은 못하더라도, 나도 불끈불끈한 남자니까.</div> <div> 불끈불끈한 욕망이 애틋한 가슴에 싹트는 건 어쩔 수가 없다.</div> <div> 아니 꼭 불끈불끈이 아니더라도 연애를 해보고 싶다.</div> <div> 하지만 곁에 걸어가는 건 원피스가 어울리는 아가씨가 아니라 삼각빤쓰를 입고 포즈를 취하는 쪽이 더 어울릴 놈이라는 게 문제지.</div> <div> </div> <div>"저기... 저기요."</div> <div> </div> <div> 가녀린 목소리가 들려오자 나도 너도 우리 모두 고개를 돌린다.</div> <div> 거기엔 작달만하고 귀여운 아가씨가 걸어다니는 프로틴을 향해 시선을 돌리고 있다.</div> <div> 아, 그렇지. 얜줄 알았어. 여성은 나보단 단백질에 관심을 가지지.</div> <div> </div> <div>"혹시 애인 있으세요?"</div> <div>"죄송합니다."</div> <div> </div> <div> 싱긋 웃으며 A가 단칼에 거절하자, 아가씨는 울 듯한 표정을 짓는다.</div> <div> 블라우스와 치마가 어울리는 걸 봐선 원피스도 정말 잘 어울릴 아가씨를 울린 썩을놈은 씩 웃는다.</div> <div> </div> <div>"부러우면 너도 키워라."</div> <div>"꺼져 이 고단백 영양식같은 놈아. 왜 여자들은 너같은 거 좋아하는 지 모르겠단 말이야."</div> <div>"그러니까 네가 애인이 없는 거야."</div> <div>"애인 있는것처럼 말하시네. 너도 없잖아."</div> <div>"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만들 수 있어."</div> <div> </div> <div> 눈앞에 증거물을 실시간으로 보여줬으니 내가 할 말이 없다. 나쁜놈.</div> <div> 하지만 이놈은 애인을 만들 수 있다고 해도, 실제로 사귀진 않는다.</div> <div> 뭐, 뻔한 거 아닌가? 근육을 수행하는 걸어다니는 인간병기에게 여자는 사치겠지.</div> <div> </div> <div>"야이 근육수도승아. 너 잘났다. 썩을놈아 절에 들어가서 스킨헤드 되서 풀이나 뜯어."</div> <div>"너 잘 모르는데, 육상동물 중에 덩치가 큰 놈들은 전부 초식동물이야."</div> <div>"그러니까 들어가서 풀뜯고 살라고. 내 눈앞에서 불싸지르지 말고."</div> <div>"껄껄껄."</div> <div> </div> <div> A는 그 말에 너털웃음을 내지르며 내 등짝을 후려쳤다.</div> <div> 등뼈가 한 두어개 이탈할 것 같은 기분에 나는 A의 정강이를 걷어차줬다.</div> <div> 내 발목이 더 아팠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야."</div> <div>"왜."</div> <div>"동성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div> <div> </div> <div> 이 때 내가 찰나의 순간에 '이새끼가 지금 혓바닥으로 지금 무슨 단어를 만든 건가'라는 의미의 표정을 지었지만, 당신이라도 별 수 없다.</div> <div> 이녀석은 마초이즘의 환신이지 2천년을 넘어 동방에 환생한 그리스 학자의 환생은 아니기 때문이다.</div> <div> </div> <div>"그리스 문학에 관심 생겼냐?"</div> <div>"그냥 묻는데 왜 그리스가 나와?"</div> <div>"근육 인텔리가 뜬금없이 그리스 이야기를 꺼내는데 너같으면 그쪽으로 생각이 안 나냐?"</div> <div> </div> <div> 사람들이 의외로 잘 모르는 사실이지만, 고대 지성의 상징인 그리스는... 동성애자 천국이었다고 한다.</div> <div> 남녀간의 사랑은 그저 후손을 위한 의무적 관계이고, 남자와 남자간의 사랑이야말로 정신적으로 완벽한 그런 사랑이라고 생각을 했다고 한다.</div> <div> 지금 와서 하는 말이지만 A는 근육근육한 것에 비해 꽤 인텔리한, 그리스 학자 스타일이다.</div> <div> 완벽한 신체에 완벽한 정신이 깃든다는 그 철학과 일맥상통하는 그런 사람이다 이거다.</div> <div> 그러니까 건강한 신체가 있고, 배운 거 많은데다.... 이제 동성애만 추가되면 퍼펙트한 그리스맨이 되는 거지.</div> <div> </div> <div>"아, 동성애에 대한 내 입장은 뭐.... '니들 하고픈대로 하세요' 주의지. 내 일 아닌데 뭐."</div> <div>"만일 남자가 너 좋아한다면?"</div> <div>"싫은데요."</div> <div>"역겹냐?"</div> <div> </div> <div> 이 놈의 패턴을 봐선 이건 날 낚기 위한 함정이다. 평등사상을 추구하는 나의 생각을 비집고 들어와서 날 갈구려는 공격이다.</div> <div> 하지만 난 동성애를 역겹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관심이 없을 뿐이다. 왜냐면....</div> <div> </div> <div>"내 취향이 아니기 때문이지."</div> <div>"어허?"</div> <div>"미소녀! 늘씬하고 호리호리한 스타일!"</div> <div>"아하."</div> <div>"흰색 원피스가 잘 어울리는 아가씨! 사실 몸매는 뭐 크게 문제가 아니고 그게 중요한 거거든. 아니 몸매 중요한가."</div> <div>"남자도 흰색 원피스를 입으면 오케이다?"</div> <div>"야, 한국에서 총기가 불법인 사실을 고맙게 여겨라. 총맞고싶냐?"</div> <div> </div> <div> 이 마초놈은 근육밖에 모르니 원피스의 미학에 대해선 하나도 모르는구만.</div> <div> </div> <div>"원피스라는 건 말이다. 하늘하늘한 느낌을 살려내는 의복의 정수야! 응? 몸매가 드러나지 않고 나온 부위를 통해 자연스럽게 의복이 자아내는 곡선!"</div> <div>"그런가."</div> <div>"그게 매력이라구. 원피스는 안에 빈 공간을 품고 있고, 그 안에 품고 있는 바람과 가벼움이 느껴지는 그게 강점이란 말이다!"</div> <div>"난 잘 모르겠는데."</div> <div>"근육한테 입혀봐. 울퉁불퉁하면 그게 원피스냐? 매트리스지!!"</div> <div> </div> <div> 남자다움을 갈고 닦는 놈에게 여성스러움의 미학에 대해 설파해서 이해를 하겠냐.</div> <div> 내가 게임에서 뭐한다고 싸움이랑 안 맞는 하늘하늘한 옷에 죽어라 집착하는데요? 좋아하니까 그러지!</div> <div> 아바타에 자신의 이상형을 투영하는 것은 게이머로서 당연한 자세다. 저놈이 근육남캐에 집착하는 것처럼 말이다.</div> <div> </div> <div>"박수쳐주랴?"</div> <div>"됐구요, 아무튼 간에 그런 이유로 남자는 나 좋아하면 안 돼."</div> <div>"마치 너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듯 말한다?"</div> <div>"뜬금없이 네가 그런 소리 하니까 그렇지."</div> <div> </div> <div> 나는 장황하게 두 팔을 좍 펼치고 외쳤다.</div> <div> </div> <div>"나는 너를 사랑할 수 없어! 왜냐면 내가 너무 사랑하는 뭔가가 있으니까!"</div> <div>"...너 아무래도 좀 미친 것 같다."</div> <div>"원피스라면 미쳐도 괜찮아."</div> <div>"미친새끼."</div> <div> </div> <div> 이때 내가 왜 이런 소리를 했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div> <div> 아마 오늘 2연속으로 이상형을 만나서 용감하게 들이댔지만 차여서 그런 게 분명하다.</div> <div> 음, 그러고 보니 오늘 이놈이랑 만난 이유도 그거지. 꿀꿀해서 마신 술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니까.</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기다리는 시간 동안 과거를 떠올려봤지만 생각보다 길지는 않은 이야기였다.</div> <div> 하지만 떠올려본 과거를 씹는 순간 점점 내 불안감은 증폭이 되었고, 별 거 아닌 것으로 넘길 것마저 이제 심각한 문제가 되었다.</div> <div> </div> <div> 대체 그 상남자가 무슨 연유로 나한테 '마중'이라는 거창한 단어를 날려보냈는지 모르겠다. 그것도 문자로 말이다.</div> <div> 목소리를 주고 받으라고 만든 전화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놈은 기계의 제조목적을 까맣게 잊고 살더니,</div> <div> 오래간만에 연락한 것도 '한국 오니까 마중나와라'라는 내용 뿐이다. </div> <div> 내 불안감의 시작이 바로 이거다. </div> <div> </div> <div> 왜, 대체, 뭐 때문에 이전까지 문자라는 개념을 망각하고 살았던 놈이 텍스트를 전송한 것이냐는 거다.</div> <div> 게다가 이 녀석이 밝힌 행선지는 태국이다. 관광을 갔는지 일을 하러 갔는지는 모르겠지만,</div> <div> 그가 떠나기 이전에 남긴 묘한 단서들과 결합했을 때 정말 내가 바라지 않는 그런 결말이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div> <div> 아냐, 아니다. 그럴 리 없다. 그녀석은 상남자다. 남자의 전당이 생기면 일단 거기 모셔갈 사람이다.</div> <div> 내 생각이 그저 망상에다 허황된 추측이길 바란다.</div> <div> </div> <div>-우우우우웅!</div> <div> </div> <div> 그 때 마침 스마트폰이 진동과 함께 짤막한 문자를 보냈다. 발신인은 A, 그리고 내용은....</div> <div> </div> <div>'사람이 왔는데 혼자서 뭐 하는 거야?'</div> <div> </div> <div> 그 녀석이 보고 있다. 하지만 내 눈에는 그 녀석이 보이지 않는다.</div> <div> 다만 내 정면에서 딱 열 걸음 떨어진 자리에 입은 순백의 원피스를 입은 아가씨가 서 있을 뿐이다.</div> <div> 어, 시발, 잠깐만요. 이보세요. 잠시만. 웨잇 어 미닛. 플리즈. 그거 들고 있는 거 스마트폰 아니지? 제발 아니라고 해줘라.</div> <div> 어어어, 아 잠깐만. 손가락 움직이지 마. 작동하지 마. 어어어....</div> <div> </div> <div>-우우우우우웅!</div> <div> </div> <div>'놀랐어?'</div> <div> </div> <div> 저쪽이 손가락을 움직였는데 왜 나한테 문자가 오는 것인가?</div> <div> </div> <div>-우우우웅! 우우우우웅!</div> <div> </div> <div>"예, 여보세...."</div> <div>-놀랐어?</div> <div> </div> <div> 스마트폰이 손아귀에서 떨어졌다. 상대방의 입모양과 내 스마트폰을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의 싱크로는 100%저 전화기는 A의 것이고,</div> <div> 전화를 건 사람은 A다.</div> <div> 그런데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은 흰색 원피스가 자아아알 어울리는 아가씨다.</div> <div> ....와우.</div> <div> </div> <div> </div> <div> 오 시발, 아니라고 해줘.</div> <div> 하나님이건 부처님이건 알라신이건 간에 누가 나한테 '너 잘못 생각한거임'이라고 귓속말이라도 좀 해줘라. 응?</div> <div> 내가 그냥 오늘 안 좋은 꿈, 아이갓어배---에드 드림을 꾸는 거라고 좀 해줘.</div> <div> 아니, 자고 있다면 옆에서 빨리 깨워. 지금 나 식은땀 흘리고 으으으 하고 신음소리도 내고 있다구.</div> <div> 악몽을 꾸고 있다면 깨워주는게 사람 된 도리이며 인지상정이고....</div> <div> </div> <div> 오 시발 다가오지마.</div> <div> 난 아직 이 상황에 대한 망상만 했을 뿐이지 리얼버라이어티로 전개되는 건 대응준비도 안했다구.</div> <div> 어어, 아, 아아, 아아아! 안돼!</div> <div> 앞으로 다섯 걸음, 네 걸음, 세 걸음, 두 걸음, 한 걸음. 오 안돼, 난 이 현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다!</div> <div> 아아아아아아! 오 시발 귀환버튼이 필요해!</div> <div> </div> <div>"놀랬수?"</div> <div> </div> <div> 말은 뒤쪽에서 들려왔고 곧바로 고개가 홱 돌아간다.</div> <div> 내 등 뒤에서 말을 걸어온 상대는 바로 A의 동생, B다. </div> <div> 오, 나이스. 아는 사람이다. 적어도 내 세계 안에서 변화가 없는 아는 사람. 말걸야지, 아니 말을 걸어야 해.</div> <div> </div> <div>"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니라면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겠냐. 니 형이니까 니가 더 잘 알 거 아냐."</div> <div>"누가 형인데?"</div> <div>"내 눈앞에 있으신.... 어, 시발. 내 입으로 말할 순 없으니 아무튼 뭐 대충 알아들었다고 치자."</div> <div> </div> <div> 정적이 사방을 채운다. 그리고...</div> <div> </div> <div>"푸하하하하!!"</div> <div>"아하하하하!!"</div> <div> </div> <div> 웃어? 지금 웃기니? 현실에서 멀어져 가는 이 상황이 우스워? 나도 웃고싶은데 그럴 수가 없어서 슬프다.</div> <div> </div> <div>"그러니까 나는 A 그놈이 날 위해서 준비한 몰래카메라에...낚였다?"</div> <div>"응. 형 잘 낚이시네요."</div> <div>"...죽어! 죽어버리란 말이다! 네놈이랑 네놈쉬끼 형이랑 어디 히말라야에 등산이라도 해서 저산소증으로 죽어!"</div> <div>"아니, 형 같으면 이런 극적인 변화가 가능하다고 보슈? 아예 딴 사람인데?"</div> <div> </div> <div> 저렇게 말해버리니 내가 미친놈이 되었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div> <div> 아무리 성형기술이 발달했다고 하지만 인간전차를 이런 미소녀로 바꾸는 재주는 없지.</div> <div> 아니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태국에 연금술사가 있거나 무슨 안드로이드 업체가 있는 것도 아닌데 가능하겠니?</div> <div> 잠시만요, 잠시만요. 그럼 난 지금 생면부지 초면이신 분께 지금 정신병자가 아닌가 의심되는 짓을 했다 그거네?</div> <div> 그것도 딱 내 이상형같이 생긴 분이 내 이상적인 의상을 입으셨는데 말이야.</div> <div> </div> <div>"...아아아아아!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근데 님도 속였으니 어느 정도 제가 미친 짓을 한 책임은 있어요. 그쵸?"</div> <div>"예...하하하."</div> <div>"예, 뭐 님이 한 것보다 제가 한 리액션이 더 심하니 끝냅시다. 이러니 내가 더 미친놈 되는 것 같네."</div> <div>"생각보다 더 재미있으신 분이시네요?"</div> <div>"저 아세요?"</div> <div>"들어서 알죠."</div> <div>"어이, 동생. 소개를 해라."</div> <div>"친척. 태국에서 일하다 이제 한국에 돌아왔쥬."</div> <div>"그놈은?"</div> <div>"형은 미국갔는데요."</div> <div>"...미국같은소리하네. 황천으로 꺼져버려 썩을놈아."</div> <div> </div> <div> 사람 한 명 낚으려고 행선지까지 거짓말을 한 초장기 프로젝트를 감행하다니, 최후까지 그놈답다. 남자의 스케일.</div> <div> 썩을놈.</div> <div> 내 갈 데 없는 울분을 토해낼까 싶지만 앞에 계신 분 때문에 참는다.</div> <div> </div> <div>"아하하하...."</div> <div>"저기, 제가 눈물나게 웃기는 짓 했는 거 인정하겠는데 그만 해주실래요?"</div> <div> </div> <div> 구차한 변명같은 말밖에 못하는 내 상황이 슬프다. 어쩌겠는가, 그녀와의 첫 만남이 이러한것을.</div> <div> </div> <div>"형한테 소개해주려 하는데 첫인상 꽝이라서 안되겠다."</div> <div>"...그래, 내 인생이 꽝이지. 망할 네놈 형제들 만난 것부터 꽝꽝꽝이다!"</div> <div>'슬슬 이동할까요? 보는 사람들도 있는데...."</div> <div>"예, 아, 뭐, 그러죠. 더 이상 미친 놈처럼 보이기도 그러니까요."</div> <div> </div> <div> 그래, 뭐 잊어준다. 스페셜한 소개라고 생각하고 잊어주겠어.</div> <div> 썩을놈. 언젠가 미국으로 날아가서 때려줄거야. 세게. 근육을 뚫고 뼈까지 아프도록 때려주겠어.</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웃고 있지만 눈물이 나올 것 같다.</div> <div>예상은 하고 있던 일이니까.</div> <div>그래서 이런 준비를 했다.</div> <div> </div> <div>내 세계가 바뀌었다는 걸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는 그를 위한 작은 거짓말.</div> <div>아니, 어쩌면 커다란 거짓말.</div> <div>나는 그를 잘 안다. 그도 나를 잘 알고 있다.</div> <div>그렇기에 그는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div> <div>나였다면 절대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테지.</div> <div> </div> <div>하지만 그거 알아?</div> <div>난 너를 위해서 모든 걸 바꿀 수 있고, 버릴 수 있어.</div> <div>네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난 나마저 버릴 수 있어.</div> <div>비록 그게 너에게 영원한 미움을 사는 일이 되더라도.</div> <div> </div> <div>알아. 넌 이해할 수 없을 거야.</div> <div>내가 바뀌었다는 것에서부터, 나와 너 사이에 이어진 관계를 처음부터 다시 정립한다는 것 자체를 견딜 수 없을거야.</div> <div> </div> <div>그래서 우스워.</div> <div>그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선택을 내가 했다는 게.</div> <div>그래서 슬퍼.</div> <div>이런 선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바라는 미래는 영영 오지 않으리라는 거.</div> <div> </div> <div>그래서 속이는 거야.</div> <div>나를 버리고, 나를 잊어주길 바라기 위해.</div> <div>새로운 사람이 되어서, 그 사람으로서 너에게 다가서기 위해.</div> <div> </div> <div>너에게 말을 할 수 없었지만, 이제 그 사람은 없어.</div> <div> </div> <div>사랑해.</div> <div>....그리고 미안해. </div> <div> </div> <div>난 이제 너를 속일 거야. 가급적이면 긴 시간 동안.</div> <div>비록 길진 않겠지만, 그리고 영영 너에게 미움받을지도 모르겠지만.....</div> <div> </div> <div>이게 내 사랑이야. 그것만은 알아줬으면 좋겠어.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러니까, 나랑 공항에서 마주쳤을 때의 웃다 흘린 눈물 한 방울이... 그런 의미가 아닐까 싶은데."</div> <div> </div> <div> 심각한 표정으로 C에게 내 이론을 들려주자, C, 아니 A는 크게 웃었다.</div> <div> </div> <div>"꺄하하하하! 오빠 웃긴다?"</div> <div>"아니, 솔직히 말해서 여태까지 상황이 좀 이상하게 흘러갔잖아. 타이밍도 너무 딱 맞고, 거기다...."</div> <div>"어떻게 그런 식으로 상상할 수 있어?"</div> <div>"정황상 그게 맞아 떨어지잖아. 전화를 여태까지 받은 적이 있나, 혼자만 알고 있을 걸 네가 알고 있질 않나...."</div> <div>"A오빠가 말을 해줬다는 생각은? 못 해봤어?"</div> <div>"걔가? 걔 성격에 남의 비밀을 그렇게 이야기를 해 줄 것 같아?"</div> <div> </div> <div> 아무리 생각해봐도 수상해. 대체 아무런 상관이 없다면 죽을 때까지 둘만 알기로 한 비밀같은 거라던가 각종 비화를 C가 어떻게 알 것인가?</div> <div> 게다가 C는 A와 겪었던 일화를 마치 자기 일인 듯마냥 언급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div> <div> 거기에 묘하게 습관이 닮아있다. 한 몸에서 난 사람마냥.</div> <div> </div> <div>"무엇보다도 수상한 건 그거야. 왜 걔가 여태까지 연락도 안 하고 살았냐 그거지. 미국에 가면 연락이 끊겨?"</div> <div>"그야 바쁘니까 그럴 수도 있지...."</div> <div>"바쁘다고 20년 넘게 알고 지낸 놈이 갑자기 연락을 확 끊어? 거기다 너 내가 설명해준 건 어떻게 할 건데?"</div> <div> </div> <div> 내가 재촉을 하자 C는 어렵사리 입을 연다.</div> <div> </div> <div>"A오빠가 비밀로 해달라고 한 건데... 사실 날 소개를 해주려고 했었대."</div> <div>"그거랑 상관이 있냐?"</div> <div>"오빠가 아예 숙맥인데다 헛소리도 많이 하고 여자가 꽁무니빼고 도망갈 스타일이니까, 친근하게 다가서게 해주려고 많이 알려줬거든."</div> <div>"그래, 뭐 거기까진 그렇다 치자. A가 대체 연락을 왜 안하는데?"</div> <div>"...충격받을지도 모르는데, 괜찮겠어?"</div> <div>"네가 A라고 추측하는 것보다 더 충격적이겠니."</div> <div>"나 경고했다?"</div> <div> </div> <div> C는 그렇게 말한 뒤, 스마트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송받은 메일을 열어보였다.</div> <div> 거기엔, 놀랍게도, A와, A와 맞먹는 덩치를 가진 시커먼 거한이 어깨를 얼싸안고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div> <div> </div> <div>"...이게 뭐냐."</div> <div>"A오빠랑.... 오빠 애인."</div> <div>"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 해줘라."</div> <div>"음... 한국에선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 좀 그렇잖아? 거기다 A오빠의 이상형이 되는 사람도 없었고. 그래서 미국으로 간 거야."</div> <div>"왜."</div> <div>"진정한 사랑을 찾으러. 그래서 찾았대. 이 사람이야."</div> <div> </div> <div> 아, 그랬구나. 그래서 그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구나.</div> <div> 그래서 애인을 안 만들었던 거구나.</div> <div> 그냥 취향에 안 맞아서 취향 맞는 사람 찾아 떠난 거였냐!!</div> <div> </div> <div> 깨달음은 순식간에 찾아왔고, 여태까지 C에게 떠벌린 내 추측은 부끄러움이 되어 돌아왔다.</div> <div> C는 내가 그렇게 바라던 새하얀 원피스를 입은 채 생글생글 웃으며 날 바라보고 있었다.</div> <div> </div> <div>"음, 뭐 믿기 싫으면 믿지 마. 차 줄게."</div> <div>"...죄송합니다 살려주세요 봐주십쇼 제가 죽을 죄를 졌습니다."</div> <div>"안녕 오빠. 그동안 만나서 즐거웠어."</div> <div>"님아아아아!!"</div> <div>"농담이야."</div> <div> </div> <div> C는 치맛자락이라도 붙잡으려던 나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으며 말했다.</div> <div> </div> <div>"A오빠 이야기가 좀 충격적일거라고 생각해서 말을 안해줬던 거야. 솔직히 받아들이긴 힘들잖아?"</div> <div>"내 상상력만 하겠니."</div> <div>"하긴, A오빠도 크게 걱정은 안 하긴 하더라. 상상을 초월하는 상상을 하는 사람이니 오히려 더 심한 생각이나 안할까 모르겠다고 했거든."</div> <div>"...아니 그러면 말을 해주고 가라고."</div> <div>"그럼 오빠를 좋아한 게 아닌가 하고 착각할지도 모른다던데? 그러니까 애인을 사귀고 사진 보내줄 즈음에 알려줄 거라고 했었어."</div> <div>"아하. 그런데 이미 난 상상을 해버렸거든요?"</div> <div>"응... 그러네? 헤헤, 안됐네. 그런데 A오빠랑 나랑 착각한 건 좀 그렇다."</div> <div>"잘못했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C에게 싹싹 빌고 빌어서 차이는 것만은 면한 그 날 밤, 나는 집으로 돌아가며 A를 떠올린다.</div> <div>남자중의 남자, 강건한 육체에 깃든 강건한 정신.</div> <div>언젠가 내가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적 사상에 이상적인 존재가 있다면 바로 A라고.</div> <div>그리고 그리스에서 이상적인 연인관은 건강한 남자와 건강한 남자의 아름다운 사랑이라고.</div> <div> </div> <div> 그렇게 A는 고대 그리스의 이상적인 남자 중의 남자가 되어버렸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 </div> <div><strong>진실은 결코 가라앉지 않는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진실은 언제나 가라앉습니다. </strong></div> <div><strong>진실은 무겁기 때문입니다. 현실에서 감당하기 벅찬 무게를 가지고 있습니다.</strong></div> <div><strong>그 무거운 진실을 가라앉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노력해야 합니다.</strong></div> <div><strong></strong> </div> <div><strong></strong> </div> <div><strong>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strong></div> <div> </div> <div> </div>
    papercraft의 꼬릿말입니다
    명심하세요, 게임은 항상 이길 때도 질 때도 있는 법입니다.
    <b><font color="#FF0000">헌데 맨날 진다면 남들 때문이 아닐지도 모름.</font></b>
    <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2/1423443956DPEVWvoC7Vx54axfCJ8z6lrd8KjBU.gif" alt="1423443956DPEVWvoC7Vx54axfCJ8z6lrd8KjBU.">

    너요 너, 네 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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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8/10 22:30:53  116.126.***.214  랫파이  195340
    [2] 2015/08/10 22:58:39  222.236.***.3  제비다방  353917
    [3] 2015/08/11 13:50:36  175.126.***.232  shinejade  454173
    [4] 2015/08/11 15:13:53  180.67.***.195  나무호야  608276
    [5] 2015/08/11 23:16:58  126.102.***.57  인디아나존슨  406228
    [6] 2015/08/16 17:10:09  58.126.***.109  학장  257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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