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비정상과 맞서 싸운다고는 하지만 저 양반네들이 정상이냐는 질문을 던진다면....</div> <div>곧바로 '그럼요, 정상이죠'라고 대답을 하기 힘든 상태까지 온 것 같습니다.</div> <div>아, 물론 'ㄴㄴ 걔네들 쳐돌음'급은 아니고,</div> <div>'아... 그거 꼭 대답해야 함? 패스'라고 할 정도로, 뭔가 답변하기 껄적지근한 상태인 것 같음.</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저 개인의 정치적 성향은 매우 심플한 것에서 출발합니다. '내게 이득이 되느냐?'</div> <div>여기에서 가지를 뻗어 '과연 나 혼자 잘쳐먹고 잘사는게 베스트인가, 내 곁에 앉은 사람도 잘먹는게 베스트인가, </div> <div>그냥 여기 있는 사람 다 같이 잘먹는게 베스트인가'라는 선택지 중에 '그냥 다 같이 잘먹고 잘사는게 베스트지'라는 결론을 얻고,</div> <div>그에 가장 부합할 수 있는 성향을 선호하죠.</div> <div>사실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이상적으로 떠올리는 사람은 많으니 동지가 많을거라고 막연히 생각하겠지만, 꽤나 골치가 아파요.</div> <div>왜냐면 '다 같이 잘 먹고 잘 사는 방법'은 사람마다 비슷하기도 하지만 다른 경우가 꽤 되거든요.</div> <div>하지만 '나만 잘 쳐먹고 잘 사는 방법'은 심플하죠. 그래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 패스트 손잡기도 가능한거구요.</div> <div> </div> <div>진보의 미립자화가 눈에 띄는 이유가 이거에요. </div> <div>'내가 생각하는 잘 먹고 잘 사는 방법론'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데,</div> <div>나랑 저 인간, 영 방향성이 글러먹으면 저 새1끼랑 완전 다를 수가 있거든요.</div> <div>그럼 그거갖고 쌈박질 신나게 하는 거에요.</div> <div> </div> <div>정말 진보를 따지고 민주주의, 시민주의 사회로 나가기 위해선 뭐 눈부신 비전이나 이상향보다는,</div> <div>남의 말을 듣는 귀와 그걸 생각하는 두뇌와, 내 의견을 말하는 입, 그리고 내 것보다 쟤 것이 낫다는 걸 인정할 수 있는 마인드라고 봅니다.</div> <div>'내꺼가 진리고 결론, 다른거 이단!'이라고 하는 스타일은... 까고 말해서 민주주의를 표방한 뻐큐주의죠.</div> <div>내 의견 빼고 다 뻐큐먹으라는거니까.</div> <div> </div> <div>이런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좀 느려터지고 답답한 느낌을 가지고 시행착오도 졸라 많아요.</div> <div>베스트라고 찍었던 쟤 의견이 영 글러먹었을 수도 있고,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아서 의견이 못써먹을 거라고 잘못 생각할 수도 있고...</div> <div>아무튼 간에 '실수'가 좀 많이 나오는 방식이니까요.</div> <div>대신 노하우가 집결되고 시행착오를 고치며 점점 발달하기도 하죠.</div> <div> </div> <div> </div> <div>사실 어려운 일입니다. 이거 말은 그럴싸하게 요약이 가능해도 실전에 돌입하면 굉장히 골때려요.</div> <div>수많은 말 중에서 의견a, 헛소리, 의견b, 방해공작, 개소리, 의견c 등등을 추려내고, 쓸데없는 거 궁뎅이 걷어차주고, </div> <div>의견들만 걸러내서 서로간의 두뇌력을 견주어야 하는 거니까요. 한 건당 일일이.</div> <div>애석하게도 정치뉴비나 시사뉴비가 섣불리 말 한번 했다가 개소리로 치부되서 딥상처 남기고 정치에 정 떨어지고 치가 떨리게 될 수도 있구요.</div> <div>아니면 미친개새ㄲ.... 아니, '그거'들이 뭔가를 노리고 달려들 때도 있구요.</div> <div> </div> <div>헌데 정말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싶다면, 우리는 이런 과정을 감수하긴 해야 해요. </div> <div>숙련도를 높여서 빠르게 개소리를 걸러내고, 뉴비가 말 잘못했다고 조지려 들지 말고, </div> <div>딱 봐도 지랄하려고 온 놈은 똥꼬에다 불작대기를 쑤셔박아주고,</div> <div>개중에 멀쩡한 의견을 통해 내가 생각하는 것과 재가 생각하는 것 중에 뭐가 괜찮은가 고민도 하고 말이죠.</div> <div> </div> <div> </div> <div>중요한 건, 일단 여기서 '귀를 닫으면 완전 끝장난다'는 거에요.</div> <div>걸러낼 게 많다고 해서 누군가의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으면, 그건 민주주의도 시민주의도 아니고 뻐큐주의라고 아까 말했죠?</div> <div>'내 생각만이 진리고 절대적인 미래의 희망이다!'라는 식의 귀닫이는 중지랑 같아요. 딴사람에게 엿을 먹이는 거니까요.</div> <div>그게 정말 실효성이 있고 효율이 높더라도, 정말 그거밖에 답이 없더라도 귀닫고 뻐큐날리기는 하면 안 되는 거에요.</div> <div>그걸 시전한 순간 민주주의는 포기해야죠. 뻐큐주의로 회귀하는 거에요.</div> <div> </div> <div>설득과 이해, 설명과 납득, 반론과 수용, 반론과 또다른 반론, </div> <div>그리고 각자의 생각의 합일. </div> <div>아니, 전제주의 스타일 말고 말 오가고 납득당하고 설득당하고 이해시켜서 하는 그런 스타일의 합일요.</div> <div> </div> <div>이 과정이 민주주의의 알파이자 오메가이자 쓰리에요. </div> <div>오메가 쓰리 건강에 좋잖아요. 그래서 건강에 좋은 민주주의인 거에요.</div> <div> </div> <div> </div> <div>아무리 좋고 유효하고 크리티컬하다고 해서 귀 닫으면 말짱 꽝이에요.</div> <div>민주주의는 다수결이 핵이 아니에요. 다수를 구성하는 '과정'이 중요한 거죠. </div> <div>의견을 개진하고 그걸 상대방에게 이해시켜서 '조인 어쓰!'를 시키고, 덩치를 불려가는 것.</div> <div>그 과정이 민주주의에요.</div> <div> </div> <div> </div> <div>귀닫고 우리 말 아니면 다 틀려먹었다는 니들은 민주주의도 아니고 시민을 위한 것도 아니고 이 나라를 위한 것도 아니에요.</div> <div>그냥 니들이 좀 잘나고 싶고 뽐내고 싶어하는 히어로 뽕빨났즘에 걸렸거나, 잘난척 계시자 신드롬 환자일 뿐이에요.</div> <div>의견을 듣고 설명을 해줘야 하는 게 민주주의에요. </div> <div> </div> <div> </div> <div>묻는 이들에게 적절한 설명을,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에게 알맞은 반론을, 거부를 표하는 이들에겐 화끈한 설득을.</div> <div>그게 민주주의에요.</div> <div> </div> <div> </div> <div>내가 보기엔 저 아저씨들은 민주주의같아 보이진 않아요. </div> <div>시민을 표방하며 민주를 이쁘게 데코레이션으로 장식한 뻐큐주의자들이지.</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