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친구랑 낮에 오랜만에 만나서 밥 먹고
시간이 남아서
노래연습장을 갔다.
근데 리모델링을 해서 동전넣고 부르는 그런 노래방으로 바뀌었더라
오랜만에 그런 노래연습장을 가서 신나서
맥주를 마시고 싶었다.
넥타이를 머리에 두르고
땡벌을 부르며
맥주를 마시고 소리지르고 놀고 싶었는데
코인노래연습장 좁은 방에 의자에 앉아 가만히 노래만 부르고 있었다.
며칠전에 오유에서 본 글이 하나 있었다.
따뜻한 탕에 들어가는 걸 좋아하고
국밥을 좋아하고
양파와 마늘을 좋아하기 시작하면
아재가 되는거라고
어렸을때 가족 친척들이랑 노래방 가면
왜 술을 시키는지, 왜 저런 트롯이나 뽕짝 메들리를 부르는 지 몰랐었다.
이제는 술이 있는 노래방을 가고, 땡벌이나 백세인생 같은 유행하는 트롯이나 뽕짝을 부르고
동이 틀때까지, 부어라 마셔라 시체가 되어서 술집을 나서고
해장한답시고 국밥을 한그릇 말아먹고
피곤하고 결리고 아프면 목욕탕가서 뜨거운 탕에 들어가 "아 시원하다 정말 좋다"
마리텔에 오부장 개그에 하하하
고 하고 있는 나를 문득 보았다.
달걀 한판 안채웠는데 아재가 된 나를 문득 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