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초등학교 시절이였던 2000년대 초반에는
탑블레이드라는게 유행했습니다.
우리 전통의 팽이치기가 계피라면
탑블레이드는 시나몬이라고나 할까요
뭔가 병shin같지만 고급스러워보이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 탑블레이드 굿즈 판매자들이
코묻은 돈을 털어가는 법을 제법 아는지
팽이의 종류에 따라
현무 주작 백호 청룡 얘네들이
어흥 하고 튀어나와서 싸운다는
되도않는 설정을 해서, 팽이를 종류별로 다르게 마구 양산하기 시작했죠.
그 여파로 동네 초등학생들은
너도나도 사신수를 부리는 신수왕이 되어
매일 오후 가라 드레이거
가라 백호! 를 외치며 팽이질을 했죠.
유행이 가장 먼저 번져나가는 곳이 서울이라면
당시 동네 초등학교의 유행의 선구주자는 문방구였는데
돈독에 물든
문방구 사장님들이
탑블레이드를 파츠별로 팔기 시작하면서 모든 비극이 시작되었습니다.
무려
'철제로 된' 탑블레이드 뚜껑(칼날파츠)를 팔기 시작하면서 였지요
사실 철제 자체가 날카롭지는 않았지만
3, 2, 1 고고 슛을 땡기는 그 기술이 만들어내는
가공할만한 회전력,
게다가 팽이를 던질만한 평평한 곳이 없어서인지
플라스틱으로 된 경기장(스타디움)에서 경기를 하곤 했는데
가운데로 움푹 파여 모든 팽이가 가운데로 모일 수 밖에 없는 그 구조때문에
팽이가 용접마냥 불꽃을 튀겨내며
사방으로 흩어지면
마치 흩날려라 천본앵같이
긁힌 상처에서 피가 마를날이 없었죠..
음
마땅히 끝낼 방법이 생각나지 않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