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언어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은 언어로 설명할 수 있다.
도를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이유? 뻔하죠.
언어의 제약 때문에.
도를, 이미지를 어떻게 ㅇㅓㄴㅇㅓ 라는 작대기로 설명할 수 있습니까?
했다 하더라도 이미 훼손되버리는 겁니다.
그러나
이렇게 [도를, 이미지를 어떻게 ㅇㅓㄴㅇㅓ 라는 작대기로 설명할 수 있습니까?] 라고 설명하는 건 가능한 겁니다.
누군가가 '시간'에 대해서 정의해보라고 합니다. 이 사람이 말하는 바는 뭘까요?
이 사람은 이미 전제하고 있는 겁니다. 그가 원하는 방식대로 '정의'해보기를 바라고 있는 겁니다.
근데
정의하는 방식은 각각 다양한 겁니다.
누군가는 시계를 가지고 정의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이동을 가지고 정의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밥 때를 가지고 정의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밤과 낮이 바뀌는 걸 가지고도 정의할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각각에 대해서 왜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 말해보라고 해서 설명하게 만들 수 있는 겁니다.
왜 하필 그렇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만, 어쨌거나 어떻게 해서 그렇게 하게 되었는지, 지금 뭘 했는지를 설명하게 만들 수 있는 겁니다.
누군가가 시간은 습득된 관념이 아니다 라고 정의하게 되더라도,
방금 그 말을 한 것에 대해서, 왜 그렇게 하게 되었는지는 말할 수 있는 겁니다.
시간이 습득된 관념이 될 수 없다고 하던 말던 간에
시간이 습득된 관념이 될 수 없다고 말하게 된 절차는 어떠했는지, 물을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러면 그는 '칸트' 를 꺼내게 되겠지만,
사실상 이 사람이 이 때 칸트를 꺼낼 수 있던 절차는,
칸트 텍스트 (종이+잉크)라는 것을 접하였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있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 겁니다.
밑도 끝도 없이 칸트로 가는 게 아니라,
당신이 칸트와 어떻게 만났는가? 이것부터 묻고 들어가는 겁니다.
시간에 대해서 말을 어떻게 하던지 간에,
당신은 그 말을 할 때에 어떤 절차를 밟았는지를 말하는 겁니다.
도를 언어로 설명할 수 없다고 하던 간에,
도를 언어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하게 된, 그 절차는 어떻게 되어있는지를 말하는 겁니다.
쓸데없는 얘기 하지 말란 말입니다.
당신이 무슨 말을 하던 간에,
그 말이 어떤 절차를 밟아서 나오게 되었는지, 그걸 말하는 겁니다.
당신이 신을 말하든, 국가를 말하든 다 필요 없다 이겁니다.
어떤 절차를 밟아서 신을 말하게 되었는지, 그걸 말하는 겁니다.
당신이 눈 앞에서 순복음 교회를 보고 나서 말했는지,
아니면 혼자 골방에서 '신'이라고 생각되는 상을 상상해본 다음에 말하는 것인지,
성경책을 들여다 보다가 갑자기 떠오른 상이 있어서, 그것을 토대로 말하게 된 것인지,
이걸 말하는 겁니다.
잡스런 짓거리 하지 말란 말입니다.
'당신'의 절차를 말하는데, 왜 밑도끝도없는 식으로 갑니까?
'칸트'를 말하려면, 칸트와의 접촉이라는 게 있어야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종이+잉크와의 만남이 선행되는 겁니다.
그런 비루한데서부터 시작해야된다 이겁니다.
그리고 계속 그걸 말하는 겁니다.
왜 자꾸 삽질하는지 스스로 자문해보십시오.
정신적으로 주의가 구멍나있을 겁니다.
신을 말하든, 여자를 말하든, 돈을 말하든, 수학을 말하든 다 똑같은 겁니다.
이후에 일반적이게 되든, 추상적이게 되든 그건 알바 아니고,
당신이 어떻게 해서 그렇게 일반적이게 되었고 추상적이게 되었는지,
그 절차를 묻는 겁니다.
당신의 절차 말입니다. 당신의.
당신의 눈 앞에서, 당신의 머리속에서, 당신이 했던 그것을 말하는 겁니다.
당신의 눈 앞에서부터 벌어졌던 일들, 이후 당신의 머리속에서 벌어졌던 일들, 그걸 말하고 있단 말입니다.
올챙이 시절 생각 못하는 것이죠.
이건 끝짱까지 갈 때,
"너 도대체 뭐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거야? 너의 출처는 뭐야?"라고 하면서 얘기되는 부분인데,
이걸 처음부터 까고 시작해야 된단 겁니다.
정의를 내릴 때는 '필연'이란 ~~~~한 것이다, 가 아니라,
'필연'이란 단어를 '나는 어떠어떠한 곳에서 어떠어떠한 것을 듣거나 보면서 알게 되었다"라고 하는 겁니다.
설령 이렇게 하는 인간이 없다 해도, 이것이 선행되어있기 때문에, 이걸 의식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 이후에 '필연이란 ~~~~한 것이다' 내지는 '필연이란 습득되는 관념은 아니다'라는 식으로 말하는 겁니다.
앞에 선행되는 게 뭔지를 묻고 있는데, 딴 소릴 하면 곤란한 것이죠.
도는 언어로 설명할 수 없다, 그러나 도를 언어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은 언어로 설명할 수 있다.
나는 이것을 정체모를 어떤 A4용지에서 읽었습니다.
그리고 도를 언어가 아닌 것으로, 언어는 ㅇㅓㄴㅇㅓ라는 작대기로 받아들이고 견주어봤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알겠습니까?
당신이 이렇게 말하는 게 좀 없어보여서, 말하고 싶지 않다 해도,
당신에게서는 이것이 시작점이 되는 겁니다. 이게 없으면 말이 될 수가 없는 겁니다. 사기 칠 생각 하지 말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