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안 좋은 버릇이 있다
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에게서 보이는 바를 보지 않고, (그 사람의 면)
그 사람이 나를 보면서 어떤 마음을 품는지를 본다.
예를 들자.
저 뒤의 여자 표정을 보자
당신은 이 사진을 보면 어렵지 않게 어떤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즉 여자의 반응 때문에,
당신이 그 여자를 본다는 생각보다는, 그 여자가 당신을 본다는 생각을 더 빨리 할 수 있다.
그러면 다음의 사진을 보라.
좀 선정적이긴 한데,
이 사진을 쓴 이유가 있다.
저 여자는 당신에게 반응할까?
아니면 당신이 저 여자에게 반응할까?
난 당신이 반응한다고 본다.
당신은 저 여자가 당신에게 '반응'하는 것은 보지 못한다.
아니, 저 여자는 무엇을 보고 있을까?
현실을 생각해보라.
당신은 어떻게 하면 저 여자와 한번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저 여자가 당신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다른 사진을 보자.
레이싱걸 사진이다.
이 여자는 어디를 보고 있을까?
당신은 이 여자를 보고 있는가?
그러면 이 여자는 당신을 보고 있는가?
둘이 만났을 때를 가정해보자.
당신이 이 여자를 만났을 때, 이 여자는 당신을 보는가?
당신을 '진짜'보는가?
아니면 그 여자가 지금 뭘 해야하는지를 생각하면서 임하는가?
또 다음 사진을 보자.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당신은 성적흥분을 느끼는가?
그러면 이 여자는 성적흥분을 느끼고 있는가?
당신은 어딜 보는가?
이 사진 속 여자는 어딜 보는가?
마음을 살펴보라.
내가 생각하기에 이 여자는 카메라 렌즈를 보는 것 같다.
또 다음 사진을 보자.
역시 싫어할 사람들이 있겠지만
나는 이 사진만큼 좋은 사진도 없다고 본다.
클라라는 어디를 보고 있을까? 당신을 볼까? 나는 클라라가 심연의 '만'을 투영하고 있다고 본다.
내가 당신을 만난다면
나는 당신을 쳐다본다.
잠깐
내가 당신을 쳐다보는 게 맞을까?
물론 당신을 쳐다볼 수도 있다.
그래서 내가 본 것에 대해서 내가 반응할 수 있다.
즉 내가 본 것이 형태가 어땠는지, 어떤 색이었는지, 어떻게 움직이고 있었는지, 나는 어떤 걸 느꼈는지 등등 말이다.
그러나
제일 처음 사진을 생각해보라.
그 여자는 어떤 남자를 보고 입이 벌어졌다.
이것은 그 남자가 그 여자를 본 게 아니라, 그 여자가 그 남자를 본 것이다.
나는 그 여자의 형태, 색, 움직임을 보며, 내가 입을 벌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여자는 내가 보고 있는 형태, 색, 움직임을 보고 있지 않다.
그 여자는 다른 남자를, 그리고 또는 만남을 가정해본다면, 나를 보고 있다.
즉
당신은 내가 보는 것을 보고있지 않다.
당신은 내가 보는 것과 무관한, 내가 보지 못하는, 그것(나-외면or내 반응)을 본다.
나는 의도적으로 내가 보는 것을 한 쪽으로 밀어놓고,
당신이 무엇을 보는지,
분명히 내가 보는 것을 보지는 않을거라고 확정지은 상태에서
당신이 무엇을 보는지,
그것을 알아내려고 한다.
그리고 당신이 일으키는 마음 상태를 보려고 한다.
그럴 때 내가 느끼는 것은 ..... 천국 아니면 지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