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별로 좋지 않다고 본다
엑소팬이나 빅뱅팬을 보면 종종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 오빠가 최고고 니네 오빠는 그지 라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경우를 보이거나,
오이지 는 구멍가게이고 회사가 빅뱅을 방해한다고 하는 등,
양싸레기 2년 후에 빅뱅 군대가면 어떻게 되나 두고보자 ㅋㅋㅋㅋㅋ
라고 하는 사람들이 종종 발견되는 곳에서
내가 어떻게 이 사람들의 판단에, 나를 맡길 수 있으며,
내가 어떻게 이 사람들의 자연스런 판단이, 진짜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나는 나의 규정을 지킬 필요가 있다.
평론은 자연스럽게 하는 게 아니다
애초에 인간 마음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알고 있다면, 한 개인의 성정에 따라 평론이 달리 쓰인다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사태에 어떻게 평론가에게, 내 인생의 평론을 맡길 수 있겠는가?
그리고 어떻게 그들에게 '자연스러운 감상'을 바랄 수 있겠는가?
자연스러움 따위란 없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들 뿐이다. 그들의 마음이 그렇게 일어난다면 동조시키는 것도 무리는 아니며,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렇게 이뤄진 세계보다는,
나의 의도와 너의 의도가 만나서 합의한 의도 가운데서 이뤄진 세계를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인간은 상대의 요구에 맞추는 식으로, 화합을 이룬다.
내가 어떤 여자와 섹스를 할 때,
그 여자가 나더러 싸지 말라고 할 때 내가 그 요구에 응하는 것과
그 여자가 나더러 빨리 좀 싸라고 할 때 내가 그 요구에 응하는 것은, 보면 알겠지만 내용은 다르다.
하지만 어쨌건 나는 요구에 응하는 것이며, 그렇게 나와 그녀 사이에 화합을 이룬다.
엉뚱한데서, 엉뚱한 사람이 규정하는 것에 응해선 곤란하다.
그렇게 해서 망하게 될 바엔, 너와 내가 합의하여 으쌰으쌰 서로 띄워주기로 작정하고, 그렇게 해서 의롭게 만들어진 세계를 걷고 역사를 일구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
자연스러운 역사?
웃기는 소리다. 시기로 이뤄진 것이, 분노와 비난, 선동으로 이뤄진 것이 역사인가?
나는 작위적인 역사를 역사로 취급하며, 작위적인 세계가 세계라고 여길 것이다.
자연스러움은 탐진치의 투영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이제는 자연스러움을 생각하면 헛구역질이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