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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00053
    작성자 : 제자
    추천 : 4
    조회수 : 896
    IP : 125.128.***.239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9/04/04 00:58:39
    http://todayhumor.com/?panic_100053 모바일
    오늘 꾼 꿈 이야기.

    공포게에 글은 처음 쓰는데, 오늘 꾼 꿈은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생생하게 기억이 남아서 적어봅니다.


    -


    꿈 속에서 의식을 찾고 보는 저는 하늘 위에 있었어요.

    정확히 추측하는 건 아니지만, 배경이 희뿌옇게라도 밑에는 몽실거리는 흰색, 그리고 위에는 하늘색으로 차 있었으니 하늘이었겠지요.

    흰 색도 구름모양으로 몽글어져 있고, 햇빛이 비치는 것 처럼 군데 군데가 빛이 났거든요.


    저도 정상적인 상태는 아닌 것 같았어요. 뭔가.. 표정이 굳어있었거든요. 입을 '치즈'라고 말하듯이 열고 있었던 감각은 있는데 웃고있지도 않았어요.

    웃음이라는 감정 자체가 없는 것 같았어요. 그저 멍했죠. 그러면서 눈 앞에 뭔가가 보이더라구요.

    정면의 시선에서 조금 위쪽, 한 10m는 되어보이는 거리에서 뭔가가 공중에 붕 떠 있었어요.

    마치 오제불만족이라는 책의 주인공 처럼, 머리와 몸만을 가진 채로 둥둥 떠 있었죠.

    그 두 덩어리가 머리와 몸이라고 확신하는 이유는 머리쪽에 눈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참 괴상하죠.


    그런데 갑자기 그것에 뭔가가 돋아났어요. 제 기준에서 머리 왼쪽 위에서부터 하니씩 총 4개가 서서히 자라는데

    자세히 보니까 뜯겨진 팔이었어요. 사람 팔 이요. 반쯤 뜯어져서 짤막하게 돋아나 있는데, 뜯어진 부분에는 붉게 피가 묻어있고 참 이상하더라구요.

    이게 눈 앞에있으니까 안 볼 수도 없고... 계속 보자기엔 좀 기분이 이상하고.. 근데 그 와중에 옆에서 목소리가 들렸어요.

    "전부 다 팔이야? 에이..."

    어떤 아저씨가 말하는 소리와 함께, 눈 앞의 장면이 바뀌었어요. 다시 정신줄을 잡은 곳은, 저희가 사는 세상이었죠.


    그곳에서 저는 제가 아는 저의 삶이 아닌 다른 삶을 살았어요.

    영상 몇개로 함축되었긴 했지만, 저는 남의 것을 빼앗고 갈취했어요. 남에게 음식이 있다면 빼앗아서 먹었고, 남이 만든 게 있으면 그것을 가져다가 함부로 다루었죠.

    그것도 모자라 불평을 늘어놓았어요. '이게 끝이야? 별로 좋지도 않구만...' 이러면서요.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그곳에 다시 돌아왔어요. 하늘과 비슷한 뿌연 배경이 있고, 팔이 4개가 돋아난 괴기스러운 몸이 있는 곳에 말이에요.

    몸에는 팔이 여전히 4개가 돋아나 있었죠. 여전히 거기에 돋아난 팔은 위 아래로 천천히 나풀거리고 있었고, 피도 묻어있었어요.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어요. 곧이어 몸에 다시 뭔가가 자라기 시작했어요. 이번에는 오른 쪽 밑의 몸에서부터 위로 하나씩, 4개가 자라났죠.

    이번에 자라난 것도 다르지 않았어요. 이미 자라있었던 것과 같은 모양의 팔들이었죠.


    뜯어진 8개의 팔들. 보고있자니 기운이 빠지는 것 같았죠. 그런데 그 와중에 방금 전에 말했던 아저씨가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이번에도 전부 팔이야?..어휴"

    아는 건 없지만 지금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알겠더라구요. '몸'을 보면서 알 수 있었어요. '아 저기 왼쪽 밑의 몸 두 곳과 오른쪽 머리 두 곳에서도 뭔가가 자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참 그런 생각이 드는 찰나에, 아저씨가 말을 한 마디 더 붙였어요.

    "다른 사람 좀 도우면서 살아. 이번에도 전부 팔이 자라나면, 당신 사라져."

    라는 소리가 끝나자마자 제 가슴팍이 뭔가에 밀쳐졌어요. 무슨 봉 끝에 맞은 것 같은 느낌이었죠. 그리고 저는 밑으로 떨어졌어요.


    정말 "허억!"하면서 잠이 깨더군요. 4시간에 가까운 쪽잠이었는데 너무 생생했습니다. 이른 아침에 꾼 꿈인데 아직도 머리에서 떠나질 않네요.

    그곳은 대체 어디였을까요?

    저에게 충고한 아저씨의 목소리는 도대체 무엇이었을까요? 그 괴상한 반쯤 뜯긴 팔들은 뭐였을까요?

    아직도 가슴팍이 욱신거리네요...

    평생 기억에 남을 꿈인 것 같아요


    너무 두서없게 쓴 거 같은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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