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어디다써야할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좋은추억이므로 여기다 씁니다. 좀 기네요. 걍 넘겨주세요.</P> <P> </P> <P>저는 스물일곱 남자에요.</P> <P> </P> <P>우리는 초등학교 동창이었죠. 중삼땐가 어린맘에 한번 사겼다가 제가 차이고나서 1,2년 후 다시 연락이 닿아</P> <P>정말 서로 친한친구로 잘 지내왔었죠. 서로 힘든일얘기하며 위로하고, 서로 연애서도 잘 얘기하고 암튼 그랬어요.</P> <P> </P> <P>그렇게 시간을 보내면서도 저는 그친구를 좋아하지 않으려 애썼던것같아요. 다시 고백해봤자, 어릴때지만 예전에 만났다가 헤어진 사이니</P> <P>당연히 안될거라 생각했죠. 서로 각자 연애도 따로 했었고 그걸 서로 알고있는, 그냥 정말친한 친구상태였기 때문이에요.</P> <P> </P> <P>그러다 2007년 어느날, 술자리를 파하고 집에 돌아가는길에 웬지 집에가기가 싫어졌어요.</P> <P>그래서 그친구에게 연락을 했더니 마침 잠깐 나올 수 있다더군요. 정말 그 타이밍은 요즘말로 신의 한수였어요.</P> <P>어른들 눈치에 밤에 집밖으로 잘 못나가는 친구였는데 마침 부모님이 안계셨던거죠.</P> <P> </P> <P>저는 그렇게 술을 먹고도 소주를 또 한병 사다가 그친구를 만나러 갔어요. 모교인 초등학교였죠.</P> <P>그리고 저혼자 홀짝홀짝 마셨어요.</P> <P>그러다가 저도모르게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했던것 같아요. 슬쩍 다가가서 껴안고 키스를했죠.</P> <P>정말정말 미안해요. 술+고기먹고와서 또 혼자 술을 먹고 곧바로 키스라니...알고보니 그친구는 첫키스더군요.</P> <P>끔찍한 첫키스를 선물한 그날밤부터 우린 다시 사귀기 시작했어요. 그게 스물 한살 4월이었어요.</P> <P> </P> <P>만나는동안 너무 행복했어요. 물론 제가 너무 어려서 그친구에게 실수할때는 정말 영혼이 너덜너덜해지게 마음으로 얻어터졌지만</P> <P>그렇게 쌓여가는 사랑을 영원히 잡고만 싶었죠.</P> <P> </P> <P>우리나라의 많은 어린커플들이 그렇듯, 저도 군대에 가야했어요.</P> <P>입대전날 아버지랑 부대근처로 낼려가기로했고, 내려가기 전 오전에 여자친구와 시간을 보냈죠.</P> <P>"나 이제 낼부터 어떻게살지?" 라며 그친구는 제 가슴에 묻혀 꽤많이 울었어요. 안아주면서 저도 눈물없이 맘속으로 정말많이 울었어요.</P> <P> </P> <P>문득, 선물이 있다길레 뭔가 했더니 자기가 끼고있던, 엄마가 해주셨다던 반지를 제 손에 껴주더군요. 그땐 좀 마른편이어서 새끼손가락에 반지를 끼면 헐렁헐렁했었어요.</P> <P> </P> <P>사실 그친구는 이전부터 군대기다릴수 없다는얘길 했었기때문에, 그때까지도 혼자 속이 많이 상했었는데 반지를 받자마자 </P> <P>'아..날 기다릴거라는 의지를 표현한건가..'하는 생각으로 뿌듯해하며 주먹으로 반지를 꽉쥐었어요. 그리고 입대하고나서도 단 한순간도 반지를 다른곳에 둔 적이 없었어요. 행여나 조교들 눈에 띌까 정말 조마조마했죠.</P> <P> </P> <P>1주, 2주 시간이 가면서 어리버리 훈련병들에게 편지가 오기 시작했어요.</P> <P>그친구도 예쁜 손편지를 써보내기도 하고, 인터넷편지를 보내기도 했어요. 매일매일 밥먹는시간과 편지받는시간만 기다리며 살았어요.</P> <P>그러던 어느날, 그친구의 인터넷편지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어요.</P> <P> </P> <P>훈련병과의 관계를 적는 칸에 여태까지는 '여자친구'라고 돼있었는데 '애인'으로 바뀌어있더라고요. 기분이 묘한게 정말 좋았어요. 반지를 괜히준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과 안도감 그릭 미칠듯한 그리움이 용솟음쳤어요.</P> <P> </P> <P>그런데 며칠안가 편지에 다시한번 변화가 있었어요.</P> <P>예쁜 손편지..편지지는 예뻤지만 내용은 예쁘지 않았어요. 이전까지도 아무렇지않게 편지를 보내더니, 그날의 편지에는 심경의 변화가 담겨있었어요.</P> <P>그리고 인터넷편지의 훈련병과의 관계 칸에는 '애인' 에서 '친구'로 바뀐 글자가 찍혀있었어요.</P> <P> </P> <P>어떻게든 맘을 돌려보려고 했지만 군대울타리엔 한계가 있었고, 한번 맘먹으면 웬만해선 굽히지않는 그친구 성격을 잘알기에 헤어지자는 말을 받아들일수밖에 없었어요. 지금 기억에, 이별통보받은 이틀 후가 우리만난지 일년되는날이었고, 닷세 후가 제 생일이었어요.</P> <P> </P> <P>울수도 없었어요. 정말 많이 원망했어요.이럴거면 반지를 왜 줬는지, 울기는 왜그렇게 울었는지 이해할수가 없었어요. 훈련도 힘들고 짜증나죽겠는데 날 엿먹이려고 일부러그러는건가? 정말 많은 생각이 오갔지만 편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할 순 없었어요. 마지막까지 구차하게 매달리면 그친구가 절 더 싫어할것같았거든요. 그래요. 떠나간 사람에게 잘보이려고 괜찮은척 했던거죠. 이게 무슨맘인진 모르겠네요.</P> <P> </P> <P>암튼 힘든 훈련소생활 마치고, 동기들이랑 헤어질때 눈물이 줄줄 나왔어요. 옆자리 동기들이 힘이 정말 많이 돼 줬거든요.</P> <P> </P> <P>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정말 큰 깨달음을 얻게됐어요.</P> <P>군복무하면서는 책을 많이 읽었는데, 박완서님의 '그 남자네 집'이라는 책을 읽을때였죠.</P> <P>이런 내용이 있었어요. </P> <P> </P> <P>화자와 화자의 첫사랑이 이별할때 화자는 펑펑 울었는데, 헤어지기 싫거나 다시 만나고싶어서 눈물이 난게 아니라</P> <P>진학을 앞두고 졸업식에서 펑펑 우는 아이가 그 학교에 남아있고싶어서 우는것은 아니듯이 그런 비슷한 아쉬움의 감정으로 울었다 라는 내용이죠</P> <P>(읽은지 오래돼서 구체적으로 생각은 안나네요)</P> <P> </P> <P>이걸 보고 저도 생각했어요. '아...그아이가 나에게 계속 남아있고싶어서 운건 아니었구나...'하고.</P> <P> </P> <P>그 이후로는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어요. 그치만 항상 머릿속에서 가슴속에서 지워지진 않았죠. 그치만 그친구가 잊혀지진 않았어요.</P> <P>제 군생활이 총 777일이었는데, 그 777일동안 단 하루도 그친구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었어요.</P> <P> </P> <P>말년후가 나와서는, 메일을 보냈어요. 그냥 안부를 묻는. 말년휴가 나왔다고말이죠.</P> <P>그러다가 요즘 누가 메일을 보겠나.. 하는 마음이 들어서 싸이월드 쪽지로 다시 안부를 묻고,</P> <P>보낸메일은 삭제를 한다는게( 다음 한메일은 상대방이 읽기전엔 보낸메일을 삭제할수 있어요)</P> <P>그만 수신확인 기록을 지워버렸어요. 헐...</P> <P>설마 안보겠지..안볼거야..안봤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세상 모든 신에게 빌었어요. 제발 메일은 그냥 없었던일처럼 넘어가달라고.</P> <P>결국 두번 연락하게 된 셈인데, 싸이쪽지는 금새 답장이 왔고, 메일은 한참후에 그제서야 봤다면서 답장을 했더군요. 쪽팔렸어요..</P> <P> </P> <P> </P> <P>암튼 그렇게 시간이 지나 제대를하고, 또 지금은 시간이 많이 지났네요.</P> <P>그동안 저도 연애를 하고, 이별을 하고 하면서도 왜인지 모르게 그친구를 잊진 못했어요.</P> <P>몸이나 마음이 힘들때면 더더욱 그친구 생각이 나곤 했어요. 지금도 그렇구요.</P> <P>그렇다고 다시 만나고싶다거나 한건 아니에요. 저도 졸업식에서 우는 아이가 된건지도 몰라요.</P> <P> </P> <P>맘만먹으면 그친구 소식을 들을 수 있지만, 지금은 일부러 안듣고있어요. </P> <P>그친구는 분명 잘 살고 있을텐데, 뭘 해도 잘할친구라서 의심의 여지가 없는데에 반해</P> <P>저는 지금 나름좀 어려운상황이거든요. 지금 상황이 풀리고 잘되면 한번 쯤 소식을 듣고 싶네요.</P> <P> </P> <P>이거 마무리를 어떻게해야할지 모르겠네요. 내용을 줄인다고 줄였는데도 길어서, 끝까지 읽으실분이 별로 없을것같아요.</P> <P>마무리가 좀 이상하지만, 술깰때도 되고 해서 그만 자야겠습니다.</P> <P> </P> <P>짤은, 제가정말 좋아하는 만화에요. 이걸 보고 너무너무 마음이 아팠아요. 아직도 저는 그친구를 못보내고있지만 언젠간 저렇게 보낼날이 오겠죠.</P> <P> </P> <P>그친구가 이 글을 안볼확률이 높지만, 만약 보게된다면 한마디 하고싶네요.</P> <P> </P> <P>잘지내지? 우연으로라도 한번 보고싶다. 지금은 내가 좀 초라하지만.</P> <P>난절대 널 미워하지 않아. 오히려 고마워. 넌정말 소중한기억이고 소중한 첫사랑이야.</P> <P>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거야. 잘 지내. 보고싶다.</P> <P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01/1a78a3a4502b738825cdf3e832f563cb.JPG" class="txc-image" style="FLOAT: none; CLEAR: none" /></P> <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