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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몽상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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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6492
    작성자 : 이상몽상
    추천 : 0
    조회수 : 279
    IP : 218.37.***.1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3/02/27 22:30:07
    http://todayhumor.com/?readers_6492 모바일
    [추리/라이트 노벨] Red Mist - 프롤로그(2)

    http://todayhumor.com/?readers_6477 ---- 1화 보기!

     

    저작권은 마하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Red Mist - 프롤로그(2)

     

     

    “···쳇.”

     

    딱 한 마디. 더도 덜도 하지 않는다. 허나 이것만으로도 잘 알 수 있으리라. 오로지 불만을 표하는 저 뾰루퉁한 표정과 잘근잘근 씹고 있는

    껌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가 지금 얼마나 화가 났는지를. 아무튼 이렇게 호화찬란한 14층 사무실 제 자리에 다리를 꼬고 앉아

    분노의 껌 씹기를 시전하고 있는 이 남자, 서 정훈 경감.

     

    여기서 왜 그가 이토록 분노해 있는 지를 서술하기 전에 잠시 그의 소개를 해볼까 한다. 약력만 읊자면 스물다섯의 나이에 벌써 경감 자리를

    떡하니 꿰찬 아주 굉장한 남자니까 말이다. 그야말로 경찰 내에서도 알아주는 초고속 승진.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리 긍정적인 뉘앙스의

    '특진'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 때문에 주변에서 뒷구멍으로 욕을 한 바가지 정도는 더 얻어먹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솔직히 말해

    이 남자가 그리 능력이 출중하다 인정받는 사람도 아니었거니와, 그렇다고 인망이 있는 건 더더욱 아니었으니까.

     

    사실 그는 주변에 인기가 별로 없었다. 초고속으로 졸업한 경찰대 시절부터 평판도 나빴고 주변 선배들의 평가 또한 대단히 짰다.

    오죽하면 이러한 남들의 뒷담이 듣기 싫어 졸업하자마자 외국으로 연수 겸 관광을 갔다는 소문도 있을 정도였으니 그의 평판이 얼마나

    최악인지는 말 안 해도 짐작되리라.

     

    아무튼 이런 그에게 특징이자 장점이 있다면 그저 돈이 썩어 나자빠질 정도로 많고, 또한 무진장 잘 쓴다는 것.

    그리고 연예인 뺨치는 특출 난 외모, 단지 그뿐이었다. 그게 아니면 감히 일반 서민이면 꿈도 꾸지 못할 든든한 집안의 뒷받침 정도?

    친가는 대대로 정치인이요, 외가는 재계와 법조계를 꽉 잡고 있다고 하니까 말이다.

     

    여하튼 그걸 빼면 그는 남들 다 바쁜 밤에 본인 스파 간다고 칼 퇴근할 정도로 제멋대로인데다가 팀워크 점수도 빵점인 아주 몹쓸 고문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그저 완벽한 '밉상'에 불과했으니까.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심 역시 빵점. 한 마디로 말해 어린애 같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오로지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의 끝판 왕이란 소리다.

     

    이러니 당연지사 주변에서 인기가 없을 수밖에. 단지 그 뒷배경이 무서워 대놓고 건드리지는 못할 뿐이었으니

    요 정도면 그의 주변 상황, 능히 알 만 하리라.

     

    그렇다면 어떻게 그는 이런 엄청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약관 스물다섯이란 젊은 나이에 경감의 자리를 꿰찰 수 있었던 것일까?

    비록 그 실체는 나 홀로 팀을 꾸린 결과물이긴 했지만서도. 어쨌건 대단한 건 대단한 거 아니겠는가. 이에 관해선 영웅 설에서부터

    제비뽑기 설까지 꽤나 다양한 소문들이 나돌고 있는데···. 그 실상을 파헤쳐 보면 가히 충격적이다.

     

    그게 실은 앞서 나온 이놈의 싸가지 덕분에 모든 강력계 팀들로부터 '퇴짜'를 맞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하긴 짬도 제일 낮은 놈이 지각은 밥 먹듯이 하고 피부에 안 좋다면서 퇴근은 제일 빨리 해버리니 선배들로선 그 얼마나 짜증났겠는가.

    거기다 거쳐 왔던 팀마다 평판도 최악. 이건 뭐 뭐라 변호해주려 해도 해줄 만한 껀덕지도 없다.

     

    그렇다고 뭐 일을 잘 하기를 해, 하늘을 찌르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매일 대형사고 치기 일쑤인데다 해당 팀장은 기본으로

    수명 10년 단축은 각오해야 한다는 말도 나도니··· 팀원으로서 이보다 마뜩치 않은 존재는 없었다.

     

    거기다 주변과 엄청나게 비교되는 저 전신의 명품들은 또 어떻고! 아무도 후환이 두려워 말은 안 하고 있었지만 그 나이대의 청년들이

    감히 넘보지 못할 억 소리 나는 그것들이 주는 '된장남'의 포스는 가히 압도적이었다. 게다가 이거, 종류도 엄청나다.

     

    브리프케이스는 언제나 벨루티 아니면 김명민 브리프케이스로 유명한 콴펠, 남성미의 상징 ST 듀퐁. 수트의 경우 막 입는 건

    디올 옴므나 프라다, 출근할 때는 신경 쓴다고 대기업 회장들이나 입는다는 키톤이나 까날리···. 아무튼 이런 이름만 들어도 헉 소리 나는

    브랜드부터 시작해서 손목을 장식한 쇼파드까지. 그것도 블루 다이아몬드가 들어간 한정품만을 고집한 것은 물론이었고 말이다.

     

    커프스는 동글동글 귀여운 몽블랑이나 ST 듀퐁을 애용하고, 여기에 타이는 늘 장인이 최고급 실크를 몇 번 접어 만든 수제 타이만을 고집했으니

    내가 바로 사회지도층이네그려. 덕분에 그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언제부턴가 싸구려 수트와 바람막이를 입고 다니는 다른 이들의 눈총을

    한 몸에 받게 되었다. 물론 지극히 당연하게도 그럴수록 그의 평판은 광속도로 깎여 내려갔고 말이다.

     

    아무튼 이 때문에 인사이동에서 그 누구의 선택도 받지 못한 그였지만, 덕분에 골치가 썩어가는 건 다름 아닌 서장이었다.

    왜냐하면 이놈이 하필이면 저어기 계신 아주 높으신 나으리의 조카 되는 몸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게 누구냐 하면은 아까 분명 친가는 정치계요

    외가는 재계와 법조계라고 말한 것을 기억하고 있으렷다? 아무튼 이러한 그의 든든한 빽으로 계신 그분으로 말할 것 같으면 그 중의 탑 오브 더 탑,

    바로 잘 나가는 5선 국회의원을 떡하니 하고 계신 양반.

     

    거기다 하필이면 국회에서 맡고 있는 직위도 경찰을 비롯한 각종 국가 기관의 돈줄을 떡하니 쥐고 있는 곳이었으니 이건 뭐 빼도 박도 못한다.

    아무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조카가 칭얼대는데 이분께서 가만 계실 턱이 있나. 덕분에 '절대 거부'를 외치는 부하들과 어떻게든

    '직급 높여서 꾸겨 넣으라'는 윗선의 쪼인트 사이에서 서장만 홀로 처량한 샌드백이 될 뿐이었다.

     

    그래도 우리의 서장님. 나름대로 노력, 하셨다. 많이 했다. 감히 어른님네들께 반항도 해보고 부하들 얼러도 보았다. 허나 어쩔 수가 없더라.

    글쎄 이 망할 꼬마놈이 그간 한 짓이 너무나도 극악한지라 도무지 데려가겠다는 놈이 안 나왔던 것이다. 오히려 다들 손을 내저으면 내저었지.

     

    거기다가 이 빌어먹을 자식은 제 잘못일랑은 생각도 안 하고 또 쪼르르 달려가 강력반 아니면 안 하겠다고 고집에 고집을 그렇게 피우고 있으니

    서장으로선 정말 죽을 맛이었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억지로 꾸겨 넣었다간 팀워크고 뭐고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초의 경찰 파업이 생길 판이었으니

    더욱 골이 쑤실 수밖에. 그야말로 그로선 진퇴양난, 설상가상에 이은 초유의 사태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 넣자니 이번엔 소리 소문 없이 날라 가버릴 자신의 밥줄이 걱정된다. 모름지기 아직 이분도 자식 결혼시키랴 노후 자금

    마련하랴 여러모로 돈 들어갈 일이 많은 나이니까 말이다. 아, 그러니 이를 어이하면 좋단 말인가. 그렇게 이도저도 못하고 딜레마에 빠졌던

    바로 그때··· 우리의 서장님, 한 가지 기똥찬 묘책을 내놓으셨더랬다. 바로 ‘이놈에게 명목상의 자리만 줘서 멀리 쫓아버리자‘ 라는 것.

    여기엔 서 내의 그 누구도 반발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 물론 윗분과 당사자인 서 정훈 씨는 굉장히 기분이 나쁠 것이 분명하겠지마는 그래도 명목상으로는 모로 보나 강력반 소속이니

    그도 차마 난리치지는 못하리라--하는 것이 그의 생각. 캬아, 그거 뉘 생각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친구 되게 머리 좋네. 그렇게 자화자찬을 하며

    그는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기게 되었던 것이었으니···. 이렇게 해서 이러한 전차로 서 정훈 경위는 제 딴에는 가고팠던 강력반으로 경감 직책을

    받아 가게 된 것이었다. 물론 휘하에 팀원이라 불릴 만한 놈들은 하나도 딸려 있지 않은 채. 그 혼자서 말이다.

     

    어쨌든 그러한 과정을 거쳐 이렇게 '1인 강력반'이라는 웃기지도 않는 코미디가 생기게 된 것이었다. 물론 이건 누가 봐도 '공식적인 왕따'를

    의미하는 것이었지만, 아무도 그걸 대놓고 말하진 않았다. 무심코 내뱉었다 윗선에 콕 찍혀서 창창한 앞날을 된통 갈아엎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었다.

     

    대신 윗분들로부터 앞으로의 추궁을 회피할 필요가 있었던 서장님께서 대외적으로 한 가지 거룩한 구실을 갖다 붙여주긴 했다.

    바로 '최신식 수사 기법을 도입하는 시범 케이스' 란 게 바로 그것인데···. 허나 그래봤자 사실상의 격리 조치라는 건 변함없는 사실.

    허나 재미있게도 영등포 경찰서의 그 누구도 이러한 빤한 술수에 토를 달지 않았다. 왜냐하면 아까도 말했듯이 아무도 이 제 잘난 맛에 사는

    골칫덩이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헌데 아이러니컬한 점은 그러한 대상자가 된 서 정훈 경위, 아니 서 경감 역시 아무런 볼멘소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뒷배경이 탄탄하니만큼

    그가 또 쪼르르 달려가 이러한 사정을 고해바치면 제아무리 서장이라 하더라도 취소할 수밖에 없을 터.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니, 이동이 있고 난 후에 흘러나온 주변의 말을 들어보면 오히려 그러한 조치를 환영했다는 느낌마저 지울 수가 없는데···. 왜냐하면

    그 사실을 고지받자마자 즉석에서 '이제야 걸리적거리는 것들이 사라졌다' 며 좋아했단 증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덕분에 혹시라도 그의 불평이 터져 나오지는 않을까 벌벌 떨고 있던 서장 및 영등포 경찰서 일동의 입장에선 너무나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아무튼 그렇게 모든 사건은 마무리되었고, 한동안 영등포 경찰서엔 간만의 따사로운 훈풍이 불어오는 듯 했었으나···

    허나 그럼 그렇지, 평화는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왜냐하면 진짜 문제는 그 다음부터 시작이었으니까.

     

    사단은 얼마 후에 열린 첫 번째 회의에서부터 일어났다. 인사이동이 있은 직후 바뀐 얼굴들을 숙지할 겸 열린 첫 회의. 그 석상에 새로이

    경감이 된 그 역시 참석을 했음은 물론이다. 여기까지는 서 내의 모두가 능히 짐작할 수 있는 상황. 헌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바로 우리의 순진한 경감님께서 부서를 배정받기 전에 얼핏 들었던 ‘최신식 수사 기법 도입’에 어마어마한 기대를 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도 나이도 있고 머리도 굵었다 보니 <미션 임파서블>이나 <007 시리즈> 속 휘황찬란한 장비의 도입까지는 기대하지 않았을 터.

    허나 기대를 많이 했던 것만큼은 분명했다. 그건 회의에 참석할 때 얼핏 보인 그의 표정에서도 쉬이 짐작이 가능했는데, 아주 그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를 보면 한 마디로 말해 어린애에게 제 좋아하는 장난감을 사주겠다고 할 때의 그 표정과도 같았으니까. 게다가 그 때문이었을지는

    몰라도 무려 그동안 일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가 나름대로 제안서까지 만들어 가지고 오며 발표를 자처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물론 그것은 그를 나 홀로 팀을 만들어서라도 떼어내고 싶었던 서장 이하 영등포 경찰서 일동에겐 결코 달가운 일이 아니었고 말이지.

     

    "이런 저급한 환경에서 최신식 수사 기법을 도입한다는 게 과연 가당키나 한다고 보십니까, 정-말로 한심하시군요."

     

    거만함이 뚝뚝 흐르다 못해 바닥에 고이는 말로 운을 뗀 그는, 다음과 같이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제가 아주 조금 손을 보긴 했습니다만, 여전히 우리 서의 환경은 너무나 열악합니다."

     

    그렇다. 그동안 멋대로 야금야금 서 내부를 초호화판으로 뜯어고친 것을 아주 자랑스럽게 떠들더니, 이내 외국에서 본인이 직접 겪었던

    수사 환경을 일례로 든 자료들을 보여주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그리고 동시에 이런 말을 주저리주저리 읊기 시작했는데···. 그 뜻이 뭔고 하니

    스마트한 수사를 원하면 지금의 쌍팔년도 환경부터 180도 바꾸어야 한다는 것. 최신식 수사 기법 도입은 그 다음이란 소리였다.

     

    그러나 그의 말을 듣고 있는 서장 이하 다른 부서 팀장들의 표정은 대단히 싸늘했다. 애당초 말이 안 되는 소리였기 때문이었다. 그래 리모델링,

    백분 양보해서 취지는 참 좋다. 허나 뭐든지 돈, 돈. 고놈의 비용이 문제다. 모든지 '최고급', '엘레강트'를 외치는 저놈이 하자는 대로 하면

    좀 많이 비싸다.

     

    전번 저놈이 하도 우겨대서 14층만 고쳤을 때도 카페니 갤러리니 뭐니 하는 통에 정말 헉 소리 나게 나갔으니까. 헌데 이번에 내놓은 시안은

    그야말로 이전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것. 이건 모로 보나 가뿐하게 몇십 억은 넘을 것이 자명했다. 그것도 전번 갤러리 사건처럼 아주 쓰잘데기

    없는 부분에 투입되는 게 한 반 이상은 될 테고 말이지.

     

    세상에, 해외 디자이너 초청이 왠 말이고? 그런즉슨 지극히 당연하게도 쥐꼬리만한 여유밖에 없는 조그마한 지역 경찰서가 감당하는 게 가능할 리

     없다. 왜냐하면 이미 영등포 경찰서의 예산은 전번 14층 리모델링 건만으로도 휘청휘청거리고 있었으니까. 그러니 응당 가당찮게 여겨질 수밖에.

     

    허나 아무도 용기 있게 반대 의사를 표하진 못했다. 그것의 발언자가 누구던가. 그 앞에만 서면 제아무리 경찰 총장이라 해도 충견이 되고 만다는

     그분이 애끼고 사랑하시는 조카가 아니던가. 아무리 상대가 밉상 중의 왕 밉상이긴 허나 여우같은 마누라와 토끼같은 자식들과 함께 꾸릴

    '홈 스위트 홈'은 누구나 소중한 법.

     

    덕분에 회의장엔 한동안 비겁한 침묵만이 그득했다. 참석자들의 표정은 아주 엿가락처럼 잔뜩 구겨져 있었지만 그들의 두 입술만은 고집스레

    딱 붙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참석한 놈들이 그 모양이니 회의가 제대로 진행될 리도 만무하다. 결국 그대로 흐지부지되어 버렸고 결론을 하나 내리긴 해야겠으니 어쩔 수

    없이 나으리들께 미움 안 사도록 서 경감의 것을 채택하는 것으로 그대로 결정. 그리고 이어서 지극히 당연하게도 조카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힘을 좀 써주신 그분 덕분에 결재도 막힘없이 술술. 그렇게 광속으로 리모델링을 시작하게 되었는데--그만 여론의 무시무시한 반발에 부딪치게

    되고 만 것이었던 것이었다.

     

    거기엔 빽도 무용지물, 이번에는 어쩔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전번 14층 개조 사건으로 이미 여론이 악화될 대로 악화되어 있었기 때문에.

    게다가 왠 놈의 자칭 미네르바라는 자식이 글쎄 여론을 마구 흔들어 더욱 들끓게 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야. 까닥 잘못했다간 오히려 그걸 주창한

    서 경감이 그걸 용인한 서장과 함께 사이좋게 위험해질 판국이었다.

     

    물론 윗분들이야 자신들과 친분이 두둑한 인물의 후광을 등에 업고 있는 이 어린 도련님을 건들 생각이야 추호도 없었다. 단지 그들은 애꿎은

    이 초로의 노 공무원을 닦달할 뿐이었고, 당연히 그에게 모든 것을 옴팡지게 뒤집어씌울 것이 뻔했다. 결국 그러자 원래부터 그 건을 마뜩치 않게

    여기던 서장이 여론도 무섭겠다, 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라도 잽싸게 취소해버린 것이었으니···!

     

    거기다 서 경감 또한 '일단은 뒤로 잠시 미루고, 잠잠해지면 다시 시도하는 게 낫다' 란 그분의 조언에 따라 그대로 침묵. 그렇게 해서

    그 사건은 잠시 나사 하나 가출한 영등포 경찰서장이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호화 청사를 지으려 해서 급히 시말서 천 장의 경징계를 내린 것으로

    해결, 아니 대내외에 거룩하게 포장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가 했다.

     

    당근 빠다 진짜배기 주범인 서 경감의 이름은 대상자에서 쏘옥 빠져 있었고 말이지. 아니지, 상관의 부당한 명령에 항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말서 달랑 한 장 썼던가? 아무튼 그걸로 마무리되었다고. 이 청년으로서는 다행이라면 다행이었지만, 허나 그래도 어린 마음에 울컥하긴 했던

    모양이다. 덕분에 지금 이렇게··· 근 1시간 동안이나 '리모델링 취소' 관련 기사의 댓글란에 연이어 비공감을 눌러대며 단물 다 빠진 껌을

    씹어대고 있었으니까.

     

    물론 댓글란의 숱한 악플러들 사이에서 특히나 그를 가장 분노케 했던 놈은··· 두 번 말하면 섭하고, 세 번 말하면 입 아프다. 바로 그놈,

    그에게 있어선 이 모든 사건의 원흉. 인터넷상에서는 '경찰의 사치'를 막은 구국의 영웅이었으나, 지금 컴퓨터 앞에서 껌을 씹는 그에겐

    그저 제 일에 초를 친 패악무도한 악당일 뿐인 바로 그 녀석 말이다.

     

    “망할, 망할 이 망할 놈의 악플러 자식···.”

     

    그렇게 그는 일일히 그놈의 댓글을 찾아다니며 아낌없이 비공감을 눌렀다. 그리고 또한 머릿속으로 상상했다. 파리처럼 싹싹 비는 놈에게

    훗, 하고 비웃으며 권총 세례를 퍼붓는 자신을. 더불어 화면 속, 놈의 아이디를 도끼눈으로 째려보며 이젠 고무조각이 되버린 껌을 무섭게 씹었다.

    아이디 ach2****. 누군진 모르겠지만 노히 자식 잡히기만 해봐라. 아주 잡히기만 하면··· 너 무조건 감방행이다. 남들이 다 안 된다 해도

    내가 반드시 집어넣을 거다, 라고 그렇게 속으로 울분을 토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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