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올해 12학번 파릇파릇 새내기가 됐습니다.
대학 가면 온갖 로망을 다 실현해보겠다고 다짐하던 찰나, 친해진 언니가 미팅 나가라더군요.
그것도 우리 나라에서 제일 좋은 대학 공대 남자애들...
언니 정말 고마워 하면서 꾸벅 인사하고 나갔습니다.
하지만 제가 잊고 있던 사실이 있었죠.
저는 빠른94, 미팅은 술집....
얼굴 닮은 친구 신분증 하나 구할 생각 못하고 그냥 나갔습니다. 망할
결국 첫 번째 들어간 술집에서 나오고 검사 안하는데로 자릴 옮겼죠.
민망해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미팅은 시작되고.. 자기소개하고 이거저거 시키고 술먹고 놀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잊고 있던 사실이 또 있었죠.
술이 엄청 약하다는거....
소주 세 잔만 마셔도 토하시는 아버지 닮아서 술을 엄청 못합니다.
근데 그냥 줄줄 마시고 좀 기분이 안좋아졌죠.
다행히 토할 기분은 안 나더라구요?
다만 내가 여기서 모르는 남자애들이랑 술먹고 놀고 어색해 죽겠는 이 상황이 너무 싫더라구요
그때 남자애들이 노래방을 가자고 하더라구요
미팅에서 무슨 노래방을... 하다가 따라갔어요.
우선 한 바퀴 돌리자고 하길래 책을 집어들고 노래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짜증나 짜증나 하면서... 좀 병신짓을 하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고른 노래가, 제가 제일 잘 부르는 노래.
장기하의 싸구려 커피.
한 바퀴 돌고 나서 통금때문에 미안하다 하고 걍 나왔어요.
연락처 교환도 안함. 그 이후 미팅 소개팅 하나도 안 나감.
남들 주선 세 번쯤 해줬는데 세 번 다 만나지도 못하고 성사 안됨
친구가 이 얘길 듣더니 저더러 파멸의 여신이라 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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