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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오후의 들것이 날 싣고 꿈속의 왕국으로 간다면
그곳은 나른한 고양이, 길 살펴 울어 객 하나 오는 걸 알리고
파스텔 색 종이 접은 물망초들이 손을 흔들며 나를 반기는 곳
길거리에 흩뿌려진 수백억의 다이아몬드들을
내 이웃 아이들이 거리낌 없이 가지고 놀고
길을 물은 한 소녀의 눈이 온 하늘을 비추는 곳
조금만 걷다 보면 아무도 오지 않는 숲 속
그 안에 하늘을 긁어낼 듯 커다란 느티나무
그곳에 등을 살포시 기대면 바람불어와 그 빛나는 잎사귀 흔들어주는 곳
날 어두워지고 밤하늘 빛내던 별들이
하나씩 땅으로 쏟아져, 다시금 풀의 새싹으로 태어나
우아한 나선의 비행 뒤 지친 곤충들에게 품을 내주는 곳
다시 고양이 울어 가야 할 때를 알리는 그때엔
내 눈 서서히 감기어 하늘로 떠올라
마침내 격자무늬 벽지 속, 잿빛의 내 방으로 다시금 돌려보내 준
그곳 밝아 눈이 멀어 이곳 그 어떤 아름다움도 보지 못하게 한
오후의 들것이 싣고 간 나의 꿈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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