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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틀스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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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5152
    작성자 : 틀스
    추천 : 2
    조회수 : 242
    IP : 110.46.***.15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2/12/02 23:33:53
    http://todayhumor.com/?readers_5152 모바일
    [오유과거]_산문_어둠밖에 없는 곳에서 빛이 내린다.
    <P> </P> <P>"눈을 맞으며 그녀가 서 있었다? 이거이거 버려요. 출판해주는 곳 아무도 없을 테니까. 안가고 뭐하세요? 가세요 가. 소설쓰면 다 소설인줄 아나 뭔"</P> <P> </P> <P>또 퇴짜다. 벌써 6번째라서 그런가 이젠 익숙하다.</P> <P>그래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썩 가볍진않다.</P> <P> </P> <P>"다녀왔습니다..?"</P> <P> </P> <P>조심스럽게 말하며 집에 들어왔다.</P> <P> </P> <P>"그녀야! 어떻게 됬어? 해준데? 출판맡아준데? 그렇데? 말해봐 그년아!"</P> <P> </P> <P>아, 참고로 내 이름은 김그녀다. 김그녀. 듣기만해도 뭣같지 않은가! 들어도들어도 뭣같아서 엄마아빠한테 개명을 요구했지만 참으로 고귀하고 신성하신 무당님께서 이 이름이 아니면 안된다나 뭐라나..그래서..완강하게 거절-당했다. 망할무당년</P> <P> </P> <P>"6연패 성공!"</P> <P> </P> <P>일부러 활력소 같은 느낌으로 말했다. 돌아오는 대답은 역시</P> <P> </P> <P>"우리딸! 사랑하는 우리 밝은 달! 몸에 힘들어가게 해주는건 우리딸밖에 없네? 하---참"</P> <P> </P> <P>예상했다. 이건 나의 백조깃털이 더욱 더 한껏 뽐내게 되었을 때 말하는 일종의 갈구기다. 이럴땐 애교가 필수다. 애교는 이럴 때 쓰라는 거 아닌가.</P> <P> </P> <P>"맞지? 내가 엄마 힘내게 하는데는 선수라니까? 그치?"</P> <P> </P> <P>"지금 아빠 올 시간 됐으니까 참는다 으잉? 엄만 밥하러나 간다."</P> <P> </P> <P>나에게 좋은소식과 나쁜소식이 생겼다. 좋은소식은 엄마의 갈굼을 피했다는 것.</P> <P>나쁜소식은 아빠가 곧 온다는 것이다.</P> <P>아빠가 오는게 뭐 어떠냐고?</P> <P>평소에 아빤 위트, 재치, 유머러스 이 말이 곧 아빠일정도로 재밌으신 분이다.</P> <P>하지만 이 상황처럼 내가 퇴짜를 맞을 때면 이 때의 아빠의 딸바부심은 정말 버틸 수가 없다.</P> <P> </P> <P>'거 출판사 어디야? 어디 감히 우리의 딸을 거부해? 그녀야, 말해보렴. 응? 응? 거기서 너 무시했지? 응? 아 어떤 듣보잡 회사 따위가 어디서! 쳐 죽일 놈 어디야, 어디냐고-?' 이러신다 정말로.</P> <P> </P> <P>그보다 더한건 모든 출판사에 전화해서 어딘지 알아내고, 직접찾아가 따지신다.</P> <P>이것 때문에 출판 팅긴 것을 아빠에게만은 말할 수 가 없다.</P> <P>역사적인 첫 퇴짜 때 말했다가 저 꼴이 났다. </P> <P>내가 못쓴건데 내가 신중못한건데 내가 재미없게 쓴건데 모든 건 내 탓인데.</P> <P>그런데 출판사에 찾아가서 따지고 엎어버리니 곤란해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P> <P> </P> <P> </P> <P>하지만 저 사건으로 뭔가 마음속에 따뜻한 무엇이 맺혔다.</P> <P>내가 실수해서 욕을 먹더라고 나를 감싸주는 사람이 있구나. 그게 바로 가족이구나.</P> <P> </P> <P> </P> <P>"아 참, 그녀야 아빠 어떡하게?"</P> <P> </P> <P>엄마가 요리를 하다말고 말했다.</P> <P> </P> <P>"..당연히 아빠한테 말하기 없기!..."</P> <P> </P> <P>"엄마생각도 그러하다"</P> <P> </P> <P>그러하다? 엄마께서 또 상황극 한다. 요즘 사극을 보는지 여왕 목소리를 따라한다.</P> <P> </P> <P>"그 쫌 하지마 오글거려.."</P> <P> </P> <P>엄마는 당연하다는 듯이</P> <P> </P> <P>"왜- 재밌는데"</P> <P> </P> <P>역시 엄마다.</P> <P> </P> <P>"아 엄마나 밖에 나가봐야돼 약속있어."</P> <P> </P> <P>"밥은? 다했는데? 먹고가지? 급한일이야?"</P> <P> </P> <P>"응 밤에 올지도 몰라"</P> <P> </P> <P>"그럼 갔다와. 하지만 외박은 절대 안된다 알지? 무슨일 있으면 전화하고!"</P> <P> </P> <P>"아 예 다녀오겠습니다."</P> <P> </P> <P>탈출이라 해야하나? 어찌됬든 약속은 태초에 없었다.</P> <P>엄마 속인 건 좀 미안하네.</P> <P> </P> <P> </P> <P>나온 이유는 그냥 공원 걸으려고 나왔다.</P> <P>퇴짜 맞을 때마다 한적한 공원에 간다.</P> <P>혼자 걷다보면 씁쓸쓸쓸한 기분이 살며시 놓아진다.</P> <P>지금이 8시니까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으나 웬일로 사람, 아니 커플들이 북적북적했다.</P> <P>괜스레 옆구리가 서늘하다.</P> <P>커플들을 보니 씁쓸쓸쓸한 기분이 더욱더 팽이처럼 몰아치기 시작했다.</P> <P> </P> <P>'이게 꿈이었으면....'</P> <P> </P> <P>나의 인연, 나의 낭군은 어디갔나 하며 커플들이 없는 벤치에 앉았다.</P> <P>한 10분쯤 멍하니 앉았을까?</P> <P>갑자기 어느 고등학생 쯤으로 보이는 청년이 다가와서</P> <P> </P> <P>"사랑합니다 결혼해주세요"</P> <P> </P> <P>라는 말로 갑작스러운 헌팅을 당했다.</P> <P> </P> <P>뭐지? 나를 아나? 나 모솔인데? 왠 갑자기 청혼 드립이여? 근데 고등학생이잖아.. 받아주면 아청법에 걸리나?</P> <P>이렇게 생각할쯔음 멀리서 친구로 보이는 남고생 2명이 다가와서</P> <P> </P> <P>"놀라셨다면 죄송합니다. 장난이었습니다... 이 놈이 내기에서 져가지고.... 벌칙으로 청혼하기였는데....."</P> <P> </P> <P>아------ 그럼 그렇지.. 나따위가 뭘 바랬을까. 역시 신은 내 편이야 내 편일세.</P> <P>죄송하다는 말로 떠나가는 남고생 3명.</P> <P>고백이란 말이 유유히 날아가고 장난이라는 말이 대신한다.</P> <P>꽤 괜찮았는데..허허. 기분이 좋으면서도 슬퍼진다.</P> <P>설레었었던게 쪽팔려진다.</P> <P> </P> <P>쪽팔림을 뒤로하고 공원을 걸었다.</P> <P> </P> <P> </P> <P>천천히 자연스럽게, 내가 자연의 일부라는 듯이.</P> <P> </P> <P>살며시 웃었다.</P> <P> </P> <P> </P> <P> </P> <P>내 걸음에 따라 잔잔히 불어오는 바람,</P> <P>나를 반긴다는 듯 흔들리며 춤추는 나뭇소리,</P> <P>검은도화지에 하얗게 반짝이는 작은 별의 시선.</P> <P> </P> <P>살아있는 느낌, 내가 존재한다는 기분이 들었다.</P> <P> </P> <P>아름답다는 말밖에 못할 글을 쓰자,</P> <P>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글을 쓰자,</P> <P>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P> <P>희망이 보이지 않더라도</P> <P>또다시 연필을 잡자 또다시</P> <P> </P> <P> </P> <P>눈이 온다.</P> <P>어둠밖에 없는 곳에서 빛이 내린다.</P> <P>앞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희망이 보인다.</P> <P>꿈이 보인다.</P> <P> </P> <P> </P> <P> </P> <P> </P> <P>눈을 맞으며 그녀가 서 있었다.</P>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2/12/02 23:36:13  210.206.***.43  녹차밭  187435
    [2] 2012/12/02 23:41:17  211.2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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