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나이 이제 20살이 되었다
수능을 치고 이제 재수생이 되었다
아버지 시절에는 고등학생만 되어도
어른 대우를 해줬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도 내 자신이 어린아이같다
내 20년 인생
인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짧겠지만
난 어떻게 살아온걸까 하고 돌이켜보니
아무 것도 한 게 없는 거 같다
흠... 내 이야기 한 번 풀어보자면
나는 전형적인 모범생이였다
둥글둥글 하니 생긴 선한 인상에
어렸을 때 부터 어른들은 나를 참 귀여워했다
부모님 친척들 학교 선생님들
(여자에게 인기가 많은 인상이 아니였다는게 참으로 안타깝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는 어른들 말씀은 참 잘들었다
집안형편 안좋아서 부모님께 부담줄까봐
어렸을 때부터 뭐 하나 사달라고 조른 적도 없고
머리가 비상한 우리 아버지 닮아서 그런지
공부 조금만 해도 성적은 거의 최상위권에 가까웠다
그렇게 나는 중고딩때도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사춘기 하나 안겪었다
부모님께 반항 한 번 안해봤다
그런데 지금와서 돌이켜보니
내 삶은 그게 다였다
부모님께 요구할줄도 모르고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무엇 하나 알지도 못하도
무엇 하나 하지도 못하는
그런 바보가 된 거다
그런 바보가 수능을 치고,
이제 재수를 하게 되었다
그 바보는 또 아무 생각없이
재수학원에 등록하고
아무생각없이 공부를 한다
그저 그렇게
시간에 둥둥 떠가듯
흘러간다
아니 흘려보낸다 내 인생을
난 대체 어떤 놈일까
뭘 하고 싶은 걸까
알고싶다
알고싶다
나를 찾고싶다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