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사실 당장 오늘 2시만 해도 총궐기에 갈까, 말까 하고 망설이고 있었어요.</span></div> <div>친구들은 위험하니까 가지 말라는 이들이 많았고,</div> <div><br></div> <div>보다 이야기가 필요하고 논의되어야 하는 안건들이 많고 동의할 수 없는 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div> <div>시위에 참여하는 행동은 그것 자체로 모든 안건에 대한 긍정으로 비추어질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div> <div><br></div> <div>또한 미리 선포된 강경대응에 대한 불안감 역시 있었어요.</div> <div><br></div> <div>하지만 결과적으로, 전 홀로 광화문으로 갔습니다.</div> <div><br></div> <div>오후 4시의 광화문은, 이미 도착한 친구의 말로는 이미 봉쇄되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서대문에서 나와 걸어갔습니다.</div> <div><br></div> <div>(원래 피켓도 하나 써 가려 했는데, 바깥쪽에 깔린 경찰 병력 보고 폐기처분했습니다. 그걸 들고 간다는 것 자체가 섶을 지고 뛰어드는 불나방의 꼴과 다를 바 없다고 판단되어서이죠. 슬프게도, 저 역시 자기검열을 했나 봅니다.)</div> <div><br></div> <div>한참을 걸어서, 경찰분들 오가는거 구경하면서 광화문 쪽으로 도착했습니다.</div> <div><br></div> <div>4시 경의 광화문 상황을 정리드립니다.</div> <div><br></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11/1447504942CORlt8Dy9FCisNhzTty8e6DeyxyiV6.png" width="215" height="439" alt="제목 없음.png" style="border:none;"></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네이버 지도를 편집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빨간색 부분은 세월호, 국정화 교과서 반대를 위한 모임</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파란색 부분은 국정화 교과서 찬성을 촉구하는 모임</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주황색 부분은 현재도 대치중인 총궐기 시민들이 집결한 위치</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갈색 부분은 주된 경찰의 도로 봉쇄 지점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친구가 임시기자로써 뛰고 있어서 그 친구를 만나려 가려고 주황색 지역으로 가려고 했지만</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11/1447505099odIaUPWLcFcIWu5N8PPR3.jpg" width="800" height="600" alt="IMG_2541.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div>이미 오후 4시경부터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이 시기에 저처럼 많은 시민분들은 경찰의 분리와 도로 통제에 의해 우왕좌왕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div> <div><br></div> <div>마치 스타 성큰디펜스가 생각나는 미묘한 배치가 인상적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어찌되었건 완전한 교통봉쇄는 경찰 측에서도 위법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서인지, 한참을 경찰차를 따라 돌면 부분적으로 열린 샛길을 통해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특히 한 지역은 파스쿠치, 였나요. 그 카페의 쪽문을 이용해야만 지나갈 수 있게 해놓아서, 그쪽 장사하는 사람과 카페 이용하시는 분들(사실 별로 없었지만)에게 미안하더라구요. 뭐 그래도 적어도 제가 만난 경찰분들은 다들 친절했습니다.</div> <div><br></div> <div>일단 친구가 있는 주황색 지역으로 가는 것은 포기하고, 한참을 두 개의 폴리스 라인 벽을 구경하고 있었습니다.</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11/1447505334nyKkmcmIQ2g2qk.jpg" width="800" height="600" alt="IMG_2553.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div> <div><br></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11/1447505418Ijbi7P1hJdgPcYvt2ReVDJyrPJ49mpxb.jpg" width="800" height="600" alt="IMG_2555(2).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div> <div>꽤나 장관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한쪽에서는 어르신들이 반공주의자들을 모조리 없애버려야 한다고 스피커를 짱짱하게 켜고 있었고</div> <div><br></div> <div>군복 입은 전우회 할아버지들이 맞씁니다!, 아닙니다! 이러시더라구요.</div> <div><br></div> <div>뭐 그들의 신념인건지 알바인건지는 잘 모르겠으니, 일단 나름대로 존중은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최대한의 존중을 담아 무시했습니다.</div> <div><br></div> <div>(애시당초 제가 가장 반대하는 것이 국정화 교과서 문제이기 때문에 고운 눈초리를 보낼 수는 없더군요.)</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한참을 돌아돌아 빨간색 지역으로 갔습니다.</div> <div><br></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11/1447505571Nbu1y3j1E7brtdfUzSYee6d.jpg" width="800" height="600" alt="IMG_2563.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11/1447505573GdYmF5sAbin3tk7.jpg" width="800" height="600" alt="IMG_2564(2).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div> <div>이곳은 그야말로 평화로웠습니다.</div> <div><br></div> <div>짱짱한 스피커도 없었고(개인적으로 피아구분 없이 싫어합니다.), 피켓 드신 분들 역시 조용히 자신의 뜻을 관철하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 뒤편에는 마치 박람회(보다 적절한 표현을 찾고 싶었지만...)같이, 각 장소마다 세월호와 국정화 교과서 반대를 위한 공간이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옆쪽에는 서명 운동도 벌이고 있어서, 그곳에 가서 서명하고 왔습니다.</div> <div><br></div> <div>사실 이 장소가 저는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방식으로 자신의 뜻을 보인다는 것이 느껴져서요. 많은 분들이 이 장소를 언급하고 많은 언론이 이곳을 다뤄주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div> <div><br></div> <div>아, 이건 다섯 시쯤 제가 있을 때의 이야기인데</div> <div><br></div> <div>위쪽에 피켓 들고 계신 분들에게 한 어르신께서 오셔서 그분들을 질타하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이에 대응하는 한 중년분께서도 어르신에게 지지않고 말씀하셔서, 잠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일단 중년분을 감싸서 말리고, 할아버지는 저쪽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이 있는 곳(파란색 지역이겠죠)으로 떠나가더군요.</div> <div><br></div> <div><br></div> <div>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 굳이 과격하게 응수하지 않아도 돌려보낼 수 있었을텐데. 하는 것.</div> <div><br></div> <div>물론 모두가 냉정하고 침착할 수는 없겠지만, 괜한 도발에 걸려들어서 약점을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div> <div><br></div> <div>상호 존중은, 쉬운 일이 아닌가 봅니다 역시.</div> <div><br></div> <div><br></div> <div>마지막으로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한참을 돌아서 주황색 시위 본대 쪽에 합류했습니다.</div> <div><br></div> <div>위쪽 지도에는 작게 그려져 있지만, 실제 방문한 분들은 모두 아시겠지만 저 지역부터 시청역까지의 전 범위를 커버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언론에 방송되고 있는 최루와 살수는 최전선 폴리스 라인 인근에서 발생하고 있는 충돌이며,</div> <div><br></div> <div>그 뒷 부분의 시위대에는 여러 다른 생각을 지닌 이들(국정화 교과서 반대, 노동조합 운동가, 장애인 인권운동가) 등이 있었습니다. 노점도 많았구요.</div> <div><br></div> <div>저는 용기가 부족하고, 솔직히 모든 뜻에도 충분히 공감하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에 코리아나 호텔 인근까지만 나가보았습니다.</div> <div><br></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11/14475061157XqXda2Df.jpg" width="800" height="600" alt="IMG_2580.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캡사이신이 뿌려진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것이, 광화문 한 블럭 전체가 콜록콜록거렸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가볍게 화생방의 추억을 상기시켜주어 꽤나 즐거웠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전방에 나가있는 경찰 친구의 말로는, 최선두에 있는데 우산살로 찌르는 사람이나 둔기로 압박하는 이들이 있다고 하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시위대에게 끌려갔던 부대원을 자신이 데리고 오기까지 했다고...</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음, 글쎄요. 저는 이런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div><br></div> <div>(비록 현재 오유의 격앙된 분위기를 보았을 때 반대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div> <div><br></div> <div>이제 와서 폭력행위의 선후관계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됩니다.</div> <div><br></div> <div>물론 보다 월등한 무장과 일원화된 지휘체계를 지닌 경찰 측이 보다 억제하고 함부러 그 힘을 휘두르지 않았어야 하는 것이 백번 옳다 생각하지만,</div> <div><br></div> <div>상대가 나쁘게 나온다고 해서 날카로운 물건으로 사람을 찌르는 행동은 '정당한 의견 표출'이라기 보다는 단순히 분노해서 '경찰을 다치게 하려는 행동'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div> <div><br></div> <div>자신의 뜻이 옳다고 해서 모든 수단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경찰 측에도, 시위 측에서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div> <div><br></div> <div>분명히 저는 다소 과격한 선두의 충돌을 목격했고, 친구의 이야기를 들은 이상 정도를 넘었다고 판단되는 행위에는 동조하기 힘들었습니다.</div> <div><br></div> <div>선후관계는 확인이 불가능하고, 확인한다 해도 명백한 증거가 없다면 모든 사람들을 설득시킬 수 없을 것입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경찰에 대한 폭력은, 특히 날카로운 물건으로 찌르는 행동은, 누가 보아도 불쌍한 개인의 희생을 낳을 뿐입니다.</div> <div><br></div> <div>이런 방식은 옳지 않다고 여깁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사실 제가 바랬던 방법은, 위의 평화로운 시위에 가깝지 않았나 싶습니다.</div> <div><br></div> <div>뒷부분에서는 보다 평화로운 양상이 진행되고 있어 그들과 잠시 어울리다가 들어왔습니다.</div> <div><br></div> <div>마지막으로 사진 한 장 올리겠습니다.</div> <div><br></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11/1447506684YIUQ4RcNeGw43H1zcqaU6IGmM.jpg" width="800" height="1067" alt="IMG_2592.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div> <div>이것은 이번 총궐기에서 역풍맞기 딱 좋다 여긴 두 번째 행동입니다.</div> <div><br></div> <div>집단적으로 움직인 노조의 활동은 이해합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바닥에 널부러진 쓰레기에 대한 대책이 전무했다는 점이 아쉬움에 남는군요.</div> <div><br></div> <div>담배꽁초, 유쾌하지 않았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이 장황한 글의 결론을 짓겠습니다.</div> <div><br></div> <div>제가 민중총궐기에 참석한 것은 모든 안건에 대한 긍정이 아니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 역시 그렇게 생각할 것입니다.</div> <div><br></div> <div>저는 폭력시위를 결코 긍정하지 않습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매스컴은 저를 폭력시위꾼이자 민중총궐기의 모든 안건에 대한 긍정입장을 지닌 사람으로 만들 것입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저를 바닥에 쓰레기를 투척하고 간 몰상식한 시위꾼으로 포장할 것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아시다시피, 저는 다른 모든 분들과 마찬가지로 이 모든 분들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div> <div><br></div> <div>같은 방향성과 노선을 지향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div> <div><br></div> <div>그러나 정도는 다를 수 있어도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의식이라는 공통된 의식을 가지고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div> <div><br></div> <div>제가 오늘 방문에서 원했던 것은 그것을 확인하고자 했던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앞서 말했던 평화로운 광화문 시위장소에 대해 알리고 싶었던 마음이 큽니다.</div> <div><br></div> <div>역풍맞지 않고 대중의 지지를 얻어낼 시위의 방식은 저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오늘 나가신 많은 분들, 저와 생각이 다를지라도, 시민이건 경찰이건</div> <div><br></div> <div>부디 무사하시길 바랍니다.</div> <div><br></div> <div>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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