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밤을 꼬박 새고, 첫 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이번 앨범을 처음 들어봤어요.</p> <p>아이유의 괴물같은 재능 카타르시스? 같은 것을 느껴서 글 한 편 올리고 자겠습니다.</p> <p><br></p> <p>---</p> <p><br></p> <p>한 마리의 고양이<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아이유의 이번 앨범을 듣고 나서 처음 든 생각이 바로 이것이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일곱 곡은 서로 다른 색채를 지니며 그녀의 음악적 감각을 여실 없이 드러낸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그 중 단연 한 곡을 꼽으라면<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수많은 곳에서 회자되고 있는 <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스물셋<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을 들 수 있을 것이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p> <p><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스물셋<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안에서는 수많은 아이유들이 겹쳐진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빠른 템포에 다소 혼란스럽고 난삽해 보이는 톡톡 튀는 음의 배치는 일견 가벼운 느낌까지 든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하지만 몇 차례 주의를 기울여서 듣고 나면<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이는 한 사람이 지니는 여러 감정과 생각을 음악적 프리즘으로 걸러서 재조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첫 번째<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대중이 요구하는 아이유의 이미지를 대변하는<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밝고 상쾌하고 귀여운 목소리의 그녀가 있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두 번째<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첫 번째 이미지에 대한 반발로 생기는 부정적이고 어두운 그녀가 있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세 번째<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이 사이에서 주의를 환기시키면서 도발적으로 <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맞춰봐<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를 날리는 그녀가 있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마지막으로 브릿지에서 등장하는<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이런 아이유들이 합쳐져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싶지만 동시에 그녀의 내키는 대로 하고 싶어하는 그녀가 있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과감하게 맘에 들고 싶다고 말하면서 자기 맘대로도 하고 싶다고 제안하는 그녀의 도발은 유혹적이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수많은 목소리들은 서로 교차하고 중첩되어 불균등한 조화를 이끌어내고<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아이유라는 배우는 이런 다역을 맡기에 충분한 재능을 지니고 있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p> <p>타이틀곡인 <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스물셋<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을 벗어나서 앨범 전체를 조망한다고 해도<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그녀는 다역을 충분히 소화하고 있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몇 차례 사용되어 어느덧 익숙해진<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신발이라는 매개를 활용한 첫 곡 <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새 신발<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순수한 아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복합적인 캐릭터를 부여해 동화를 재해석한 <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ZeZe'. </span>그녀가 지닌 기본적인 특기인 발라드 감정을 살린 <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푸르던<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이는 아이돌 앨범에 하나쯤은 끼워진 전통적인 발라드 트랙이라 생각하기 쉽지만<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이 곡의 핵심은 청자가 머릿속으로 여름밤을 그리게 만들어버리는 중간 브릿지이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그리고 <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Red Queen’, </span>이 트랙 역시 대중이 만들어낸 이미지와 실제 인간 개체에 괴리가 있음을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무릎<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은 아이처럼 어딘가에 의지하고 싶고 회귀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연약한 본성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는 곡이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마지막 <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안경<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은 독특한 리듬감과 니힐한 가사를 배합해서 삶의 피로에 지친 이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데 성공한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굳이 힐링 같은 거창한 것도 필요없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우리 모두 충분히 피곤해서 힐링이라는 관심조차 귀찮게 느껴지는 때가 있지 않은가<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p> <p>정말 뛰어난 배우는 한 가지 타입의 인간상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여러 인간 군상을 하나의 인간 속에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시각적 요소를 포기하고 청각적으로 다양한 인간상을 표현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다채로운 아이디어들을 그녀의 목소리만으로 표현했다는 것<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 </span>그것만으로도 그녀는 충분히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span lang="en-us" style="font-family:'함초롬바탕';letter-spacing:0pt;">.</spa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