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없는 ACL…자동출전 안 되나
울산, 우승 차지하고도 내년 참가 불투명 
‘우승팀 자동출전’ 도입 목소리 높아져

울산은 올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우승을 차지했다. 

조별리그부터 토너먼트까지 한 번도 지지 않고 완벽한 무패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챔피언이 정작 내년 ACL 무대를 밟을 수 없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K리그에 주어진 ACL 티켓은 모두 4장. 이중 1장은 이미 FA컵 우승으로 포항이 가져갔고, 1·2위 서울과 전북이 티켓을 예약했다. 

울산은 지난 18일 수원 삼성과 K리그 40라운드 홈경기서 0-0으로 비겼다. 울산(승점60)은 수원(승점69)과 승점차를 9로 유지했지만, 4경기 밖에 남지 않아 ACL 출전이 사실상 힘들어졌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이하 UCL)의 경우, 전년도 우승팀에 출전권을 부여한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경우, 지난 시즌 리그 성적은 6위에 그쳤지만 UCL 우승에 힘입어 자동 출전권을 따냈다. 

UCL 출전자격 기준은 이렇다. 연맹이 산정한 리그 랭킹에 따라 리그별로 출전티켓을 차등지급한다. 잉글랜드의 경우 리그 1~4위 팀까지 이듬해 UCL에 출전한다. 만일 UCL 우승팀의 4위권 진입 여부를 떠나 해당 리그에 부여되는 출전 티켓 자체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대신 UCL 우승팀이 리그 4위안에 들지 못했을 경우에는 리그 성적이 가장 낮은 4위팀이 유로파리그로 내려가게 된다. 이로 이해 지난 시즌 토트넘은 리그 4위에 들고도 첼시의 UCL 우승으로 날벼락을 맞았다. 

ACL은 우승팀에 출전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2010년 우승팀 성남이나 2011년 우승팀 알 사드(카타르)는 우승을 차지하고도 이듬해 ACL 무대에 나가지 못하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어지간히 선수층이 두껍지 않으면 리그와 ACL을 병행하는 것은 대단히 힘든 일이다. 그로 인해 K리그 팀들도 시즌 중반쯤 이르면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물론 진정한 강팀이라면 둘 다 잘하면 좋겠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유럽의 제도가 꼭 옳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4강이나 8강도 아니고, 오직 우승팀에 이듬해 출전자격을 주는 것은 과한 혜택이라고 할 수 없다. 우승팀이 이듬해 ACL에도 나오지 못한다는 것은 대회 흥행의 연속성이나 이슈몰이에도 크게 도움 될 것이 없다. 

꼭 이듬해 ACL 직행까지는 아니더라도 우승팀의 경우에는 플레이오프 같은 제도를 도입해 기회를 주는 보완책도 생각해볼만하다. 울산이나 K리그만이 아니라 ACL에 참여하는 모든 팀이 한번쯤 겪어야하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