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고 박지민(사진 왼쪽), 전주공고 이강욱.


부경·전주공고 고교축구선수권 우승 대결

부산권 리그 1위 부경고 對 호남 리그 1위 전주공고

부경고 박지민·전주공고 이강욱, 누구 발이 빛날까

영호남의 최강팀 부경고(부산권 리그 1위)와 전주공고(호남 리그 1위)가 올해 고교축구 챔피언을 놓고 맞붙게 됐다.

부경고는 4일 경기도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제67회 고교축구선수권대회 겸 전국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대한축구협회·교육과학기술부·문화체육관광부 공동 주최) 4강전에서 수원 삼성 유스팀 매탄고를 3대2로 꺾었다. 전주공고도 한양공고를 3대1로 물리쳤다. 이번 대회 결승전은 17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올해 협회장배와 무학기 우승에 이어 전국대회 3관왕을 노리는 부경고는 이날 매탄고와의 준결승전에서 특유의 세밀한 패스 게임으로 상대를 공략했다. 2―1로 앞선 후반 17분 부경고의 '에이스' 박지민(3학년)이 쐐기골을 꽂아넣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부산권 리그 득점왕(19골)인 박지민은 지난달 31일 용호고와의 16강전에서 0―1로 뒤진 후반 추가 시간 동점골을 터뜨리며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낸 데 이어 이날도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10년 왕중왕전 우승 당시 1학년으로 결승전에 선발 출전한 박지민은 "이번에도 꼭 우승해 '2012년 부경고 전국대회 3관왕 멤버'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결승 진출로 2010년 이후 2년 만에 왕중왕전 우승을 노리게 된 안선진(37) 부경고 감독은 2003년 포항에서 단 한 시즌을 뛴 것이 K리그 경력의 전부인 선수 출신 지도자다. 2004년 29세에 일찌감치 부경고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09년 부경고 사령탑 부임 이후 각종 대회에서 5번 정상에 오르며 고교축구 명장 반열에 올랐다. 안 감독은 "대학 시절 자만에 빠져 좋은 선수로 성장하지 못했다"며 "나의 아픈 경험을 선수들에게 자주 들려주며 끊임없는 노력을 주문한다"고 했다.

전주공고는 연장 접전 끝에 한양공고를 눌렀다. 1―1 상황에서 돌입한 연장 전반 9분 1학년 김주공이 오른발 터닝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4분 뒤엔 전주공고가 자랑하는 3학년 쌍둥이 형제가 쐐기골을 합작했다. 1분 먼저 태어난 이란성 쌍둥이 형인 이상용이 올린 왼발 프리킥을 동생 이강욱이 헤딩 골로 연결했다.

이날 대회 2·3호 골을 터뜨린 호남리그 득점왕(13골) 이강욱은 이번 대회 결승전에서 부산권 리그 득점 1위 박지민과 자존심 대결을 펼치게 됐다. 강원길 전주공고 감독은 "재작년 32강이 전주공고의 왕중왕전 최고 성적"이라며 "예상을 깨고 결승에 올라간 만큼 후회 없는 경기로 마지막에 웃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