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김치우(오른쪽)가 4월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원정 경기에서 프리킥을 시도하고 있다. 

상주 상무의 다음 시즌 2부리그 강등이 결정되자 국방부가 올시즌 잔여경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재철 상주 단장은 12일 스포츠서울과 전화통화에서 "국방부는 '강등이 확정된 상황에서 남은 경기에 참가할 이유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잔여경기 불참과 함께 상무에 아마추어 선수만 받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이날 국군체육부대를 찾아 대책을 논의한 끝에 국방부의 단호한 입장을 확인했다. 그는 "지난해 승부조작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터라 국방부는 강등이 확정된 상황에서 경기를 계속 치를 경우 또다른 승부조작이 발생할 수 있어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 선수들이 원소속팀과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금전이 오가지 않더라도 승패를 조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상주 구단은 13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단의 입장과 향후 대처방안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이 단장은 "프로축구연맹과 국방부가 강경한 자세로 일관해 상주만 피해자로 남게 됐다. 다음 시즌 스폰서십 계약 등 강등으로 인해 발생할 구단의 피해에 대해 연맹에 손해배상 청구도 할 계획"이라며 "시도민구단 하나의 강등을 막겠다고 동등한 K리그 회원자격을 갖춘 상주의 의견을 무시했다. 실력을 겨뤄 승강을 결정해야한다.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팬과 국민을 속이는 짓이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프로축구연맹은 국군체육부대의 공식 입장이 표명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신중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김정남 연맹 부총재는 "아직 국방부나 국군체육부대의 공식 입장이 발표된 것이 없기 때문에 예측만으로 대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상주의 기자회견 내용과 국방부의 의견을 두루 들어본 후 대응방법을 마련할 생각이다. 김 부총재는 "상무가 그동안 한국축구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앞으로도 축구 발전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이 요구하는 자격요건을 갖춘다면 다시 1부리그로 올라올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상주가 뜻을 굽히지 않고 잔여경기를 보이콧할 경우에는 상주 없이 남은 경기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하게될 전망이다. 연맹 관계자는 "규정상 상주가 시즌의 3분의 2 이상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나머지 모든 경기가 0-2 몰수패로 처리된다. 30라운드 이전까지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