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어느 사이트나 카페든 활동하는 거 싫어했는데.

오유도 몇년간 눈팅만 하다 가입해서 꽤 오래 묵혔었죠.

지금 생각하면 일베 땜에 벽이 높아지기 전에 가입해둬서 편하긴 한데...

뭐 글쓰고 댓글쓰고 그림올리고 그런 거 굉당히 귀찮아했어요.

근데 여긴 왜 하루가 멀다 하고 들어올까요?

혼자 보낸 시간이 오래돼서 사람이 그리웠나? 
재수동안 거의 혼자 지냈거든요. 친구들도 다 다른 지역으로 대학가서.
게다가 친구 사귀는데 서툴고 시간이 오래걸려서 대학 친구 사귀는데도 시간이 한참 걸릴 것 같고.
전 처음 만나서 며칠만에 절친되는 애들 신기해요. 전 친해지는데 가장 짧은 시간 걸린 애가 일년이었는데.
그 정도 시간은 지켜봐야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이라도 알 수 있지 않아요?
알아야 좋아할 수 있잖아요?

초반에 처음으로 다른 여자애들처럼 무리 들어가서 몰려다녀 보러고 했는데 결국 못 견디고 나옴ㅜ
여럿이 다니니 사람이 개개인이 아닌 덩어리로 보여요. 애정을 가질래도 안 되더라고요.
뭐, 친하게 지내는 애들은 없어도 그럭저럭 전체적으로 두리뭉실하게 잘 지내요.

사실 학교 들어갈 때마다 이랬음. 성격이 이 모양이다 보니 이, 삼학년이 돼서야 친구가 생겨요.
대학도 다를 게 없을 것 같아서 느긋하게 혼자 다녀요. 그러다보니 엉뚱하게 단골 밥집 아저씨랑 친해져서 밥 공짜로 얻어먹고 다녀요.. 공짜로 얻어먹기 미안해서 답례선물로 책도 드림.

근데 익숙해도 혼자 다니다 보면 가끔 쓸데없는 잡담같은게 하고 싶은 때가 있어요. 그래서 밀아게 분위기가 편하고 좋은가봄. 다들 친하게 지내지만 지나친 친목으로 피곤하지 않은 적당함이 편한가봐요.

...원래 밀아게 좋아요!  하는 뻘글이나 쓸랬는데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걸 보니 취했나봐요. 술 깨면 지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