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br class="Apple-interchange-newline">제가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2002년 하나가 새끼일때 처음 우리집에 왔어요</p><p>그렇게 쭉~몇년을 살다가</p><p>3년전 어느날...하나가 갑자기 몇일동안 곡기를 끊더군요,어머니와 함께 동물병원으로 갔습니다.</p><p><br></p><p>혈액검사부터시작해서,x-ray도 찍고 전해질검사도 하고 여러 검사를 한결과(병원비만 처음에 60만원정도 나왔던듯...)</p><p>의사선생님 소견으로는 하나가 "부신피질기능저하증"이라는 희귀 질병에 걸린것 같다더군요.</p><p>말그대로 부신피질이 제기능을 못하는 병이라서 몸안에 무슨무슨 수치가 낮아서 강아지가 무기력해지는 병이라고 하시더군요</p><p>완치가 어렵다는 수의사선생님의 말씀을 전해듣고,길어야 1년..어머니께선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계시라는 말씀을 해주시더군요.</p><p>어머니는 하나를 품에 안고 눈물을 훔치시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저는 왜이리 슬픈지..그날 병원에서 하나도 울고 어머니도 울고 </p><p>저도 울었네요.</p><p><br></p><p><br></p><p>그때부터 하나의 투병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p><p>더불어, 어머니의 극진한 간호도 시작되었어요.</p><p><br></p><p>저희 집에 놀러오는 친구들은 모두다 하나같이 너네집 서열1위 하나야 라고 말합니다.</p><p>그 이유는 하나가 침대에서같이 자는것을 좋아해서 안방에 3단으로된 화분받침으로 하나가 오르고 내리기 쉽게 계단도 만들어주고</p><p>2년전쯤 부터는 관절이 많이 안좋아져서 잘 걷지 못하고 밥그릇에 밥도 잘먹지 못하였어요. 그래서 어머니는 하나 전용 식탁도 만들어주셨죠 </p><p><br></p><p>하나가 걸린 병의 특성상 약을 하루에 두번씩 꾸준히 먹어야 합니다. 하루라도 약을 거르게 되면 가만히 있어도 몸을 부르르 떨고 기운을 못차려요, 약을먹는다고 기운이 나거나 하진 않지만 그래도약을 먹으면 좀 나아지거든요.</p><p><br></p><p>그런데 하나가 약이 쓰니까 잘 안먹으려고해서 항상 먹을것 사이에 끼어서 주곤 했어요.</p><p>하나가 잘먹는 음식을 어머니께서 찾다보니까</p><p>1위 소고기 2위 닭고기 3위 어묵 4위 애견간식,사과,포도 5위 개사료 정도 되겠네요..</p><p>그런데 이걸 2틀정도 먹이면 질려서 또 안먹으니까 그때그때 먹고싶어하는걸로 로테이션을 돌려서 줘야해요~</p><p><br></p><p>하나는 저희집에서 누구보다 고기를 자주 먹는 식구가 되었고,(당연히 저보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우리집 부동의 서열 1위가 되었습니다.</p><p><br></p><p>약을 자주먹다보니 내장이 상하게되고 부작용때문인것 같은데 소변을 엄청 많이,자주 봐요. 거실과 그리고 가끔은 이불에도..</p><p>하나의소변이 마를날이 없었지만 가족들은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며 하나를 혼내지두 않았네요</p><p>그렇게 아픈듯 아프지 않은듯 하나는 가족의 사랑을 듬뿍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던 어느날</p><p><br></p><p>태풍 볼라벤이 올라오고 있다고 몇일전부터 뉴스에서 엄청 방송을 하던 날이었어요.</p><p><br></p><p>갑자기 하나가 또 곡기를 끊더군요.</p><p>의사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길어야 1년정도 살수있을것이라 하셨는데 3년째 살아오고 있던 하나였기에...</p><p>가족들은 모두 마음의 준비를 해두었습니다. 병원에 데려가봤자 별다른 치료방법이 없고 괜히 더 힘들게 할까봐 편히 지내도록 놔두었습니다.</p><p><br></p><p>태풍 볼라벤이 남쪽에서부터 북상하여 경기도를 강타하던날 밤 이었어요.</p><p>밥도 물도 먹지 않은지 3일정도가 된 하나였지만 그날따라 유난히 쌩쌩하더군요.</p><p>집에 저와 제동생 이있었는데 제가 눈에서 사라지면 엄청 우렁 차게 짖는거예요..그래서 전 속으로 아 하나가 활기가 있으니까 내일이면 밥을 먹고 다시 건강해 지겠구나 하나한테 맛있는거 해줘야지 하면서 하냐야 왜짖어 하고 하나한테 가면 다시 스윽 한번 쳐다보고 누워서</p><p>저만 쳐다보더라구요.</p><p>그러다가 제가 다시 눈에서 사라지면 또 월월!하고 짖고..그런데 그날이 마지막일 줄은 몰랐어요</p><p><br></p><p>새벽에 컴퓨터를 하다가 담배를 피려고 현관문으로 나가려는데 현관문에 하나가 몸을 못가누고 쓰러져 있더군요.(하나의 배변판이 있는곳이 현관)</p><p>사람이 죽을때가 그러면 항문이 열린다는말이 있잖아요 그것처럼 먹은것도 없던 하나가 이미 뒤로 묽은변을 쏟고 변위에 쓰러져 있더라구요.</p><p><br></p><p>곤히 자는것같이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p><p>일단 급한마음에 거실로 하나를 안고 와서 하나를 쓰다듬으면서 어서 기운내서 일어나라고 만져주고 있었어요</p><p>1분정도 지났을까</p><p>그때 하나가 숨을 거칠게 쉬기 시작하더군요. 크으윽,크으윽, 이렇게 거친 숨을 쉬는데 하나가 곧 죽는다는 생각이들었고</p><p>하나의 마지막을 옆에서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과 이 모습을 차마 못보겠단 마음이 서로 엄청 갈등하였습니다.</p><p>결국 바로 옆에서 하나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주게 되었습니다.</p><p><br></p><p>저는 하나가 정말 죽었다는 생각이 믿기지 않아 충격에 쌓여 오열을 하였구요..동생은 절좀 ㅄ같이 쳐다보더군요</p><p>왜이렇게 심하게 우냐고...그래서 전 야년슬프지도않냐개ㅅㅄㅂㄹㅇㅇㅂㄱㅇ...</p><p>잠깐 일때문에 외출하셨던 어머니가 황급히 전화를 받고 돌아오시고선 어머니도 오열..ㅠㅠ</p><p><br></p><p>어머니가 더러워진 하나 몸을 닦아주면서</p><p>'하나야 잘갔어,엄마가 후회없게 해줬어 잘갔어'</p><p>이말을 계속 반복하시는데 옆에서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p><p>지금또 눈물이 날것같네요..ㅠㅠ</p><p><br></p><p>그렇게 정신없이 새벽이지나가고 아침이 밝았는데 볼라벤이 언제왔냐는듯이 하늘이 맑게 개었더군요</p><p>그렇게 어머니와 저와 함께 하나를 집에서 멀지 않은곳에 성당과 공동묘지가 있는곳이 있는데 그곳에 어머니 아는분이 계셔서</p><p>그쪽 산중턱에 하나를 묻어주고 왔습니다.</p><p><br></p><p>어머니도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셨대요.</p><p>속으로 하나야 가더라도 태풍가고 가거라. 태풍오는데 너 묻으러 가면 엄마 힘드니까 태풍가고서 가거라 했대요</p><p>그렇게 하나를 하늘나라로 보내주고 왔습니다.</p><p><br></p><p>일주일정도 있다가 어머니 친구분들이 강아지키우시는분들이 많은데 어머니 친구두분 데리고서</p><p>앞으로 하나 약값안들어가니까 내가 너네키우는 개들 사료랑 간식사줄께 하면서 동물병원을 찾아가셨대요, 가셔서 사료랑 간식사니까</p><p>선생님이 왜 하나 약안지으시고 사료사세요 하시니까</p><p> 하나가저번주에 좋은곳으로 갔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1년살것 2년 잘살다갔어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드렸더니 그 선생님께서도(예전에 동물농장 멧돼지로부터 주인을 구한 충견 편에 나오셨었음)</p><p>정중하게 90도 인사드리면서 감사하다고 하셨대요.</p><p><br></p><p>벌써 하나가 좋은곳으로 간지 한달정도 되어가네요. </p><p>저녁늦게 집에 들어왔는데 아무도 없이 컴컴한 집에 들어서자마자 하나 냄새가 나는것같아 글을 적게 되었어요.</p><p>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p><p><br></p><p>오유의 반려동물 키우시는분들 동물들과 행복한 시간많이 만드시고 행복하세요.^^</p><p><br></p><br class="Apple-interchange-newline"></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