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4살 독거 청년입니다.
얼마전까지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와 6년정도 만나다 헤어졌고
그중 2년은 싸고 좋은 신혼집을 확보 한다는 마음에 동거를 하고있었지요
여자친구는 언니와 같이 살면서 키웠던 고양이 세마리중 한마리를 데리고 들어왔는데요
동거를 시작하고 얼마 있지 않아서 여자친구는 사람에게 버림받고 떠돌던 고양이 한마리를 더 주워와서
그렇게 네식구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 이후 알콩달콩 했던 기억도 있었고 여기다 쓰자면 끝도없는 결혼 실패 과정도 있었습니다
어쨋든 우리는 헤어지게 되었는데요 그래도 서로 좋은 감정으로 정리 한것같습니다.
여자친구는 고양이털 알레르기가 점점 심해지는 과정에서
두마리를 다 맡기 어렵다면서 저에게 업둥이를 데려가 달라고 부탁을 했고 저는 그러겠노라 했습니다.
업둥이랑 방세칸짜리 집에서 나와 조그만 원룸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지요
여자친구가 원레 데려온 고양이가 폴이 제가 데려간 고양이가 참이 입니다.
여기서 저를 조금 설명 드리면
저는 동물을 키워본적이 어렸을때 빼곤 없습니다 그것도 가끔 밥과 물을 챙겨주는 정도였지요
동거중에서도 귀청소 발톱깎기 약먹이기 같은 일은 항상 여자친구가 맡아서 했고
저는 화장실청소와 목욕을 돕는 정도였습니다.
직업도 프로그래머라 갑자기 터지는 야근이 많은편이지요
훔...
이사를 하고 이제 두어달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최대한 참이 옆에 있어주려고 노력을 했지요
그런데도 요즘 참이을 보면 우울해 하는게 느껴집니다.
그도 그럴것같다고 생각됩니다
전에는 그래도 폴이랑은 아웅다웅 하기도 하고 놀기도 하고 하악질도 하였지만
저와 여자친구가 나가있으면 그래도 두마리가 있었거든요
게다가 행동반경은 너무 좁아지고 이제 우다다하려고 해도 세발자국 뛰기도 좁습니다.
ㅎㅎ.. 여자친구가 너무나 쉽게 했던 발톱깍기 귀청소는 제가 하려고 하면 애가 왜케 반항하고 그러는지 모르겠구요.
순전히 제 기분탓만은 아닌것같습니다. 참이는 확실하게 우울해지고 있고
전에는 집에 들어와도 관심도 없던 녀석이 이제는 제가 집에 있을때 화장실만 가도 앞에서 울고 보챕니다.
저는 참이를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키웠습니다. 이녀석은 너무나 애교도 많고 사람도 잘따르고 고양이하고도 낮가리는것이 없습니다.
여자친구가 언니랑 같이 키우는 고양이 들이랑은 뭔가 달랐거든요 그리고 저는 그 느낌이 묘연이구나 라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아이를 위해서 뭘 해줄수 있을까요?
일주일에 3일은 야근하고 그중에는 자정이 넘어서 끝나는적도 많습니다.
제가 참이를 키울 자격이 있는걸까요?
집에 오면 못해도 1시간은 그래도 놀아주고 안아주고 합니다만 또 출근할 준비와 잠을 자야 하잖습니까
그렇게 녀석은 제데로 뛸수도 없는 쪽방에 혼자 하루종일 캣타워에 메달린 원숭이 장난감과 캣터널
그리고 창가에서서 창밖구경하는것을 유일한 소일거리 삼아서 저를 기다립니다.
솔직히 입양을 시켜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고양이를 키우는 분들도 많다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참이는 그렇게 자라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너무나 귀엽고 의젓하고 싹싹한 아들인데 데리고 있고 싶은 마음도 크고
아들이 즐겁게 살수 있는 집에 보내줘야 하는게 도리인것같은 마음도 큽니다.
힘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