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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타초콜릿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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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ony_48308
    작성자 : 베타초콜릿
    추천 : 14
    조회수 : 894
    IP : 121.97.***.113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13/07/22 08:53:17
    http://todayhumor.com/?pony_48308 모바일
    [팬픽]잠못드는 핑키파이
    My_Little_Pony_Friendship_is_Magic_S02E24.mp4_20130104_141118.819.jpg


    잠 못드는 핑키파이 





    "핑키파이?" 

    케이크 부인은 2층을 향해 걱정스러운 듯 핑키파이를 불러보았다. 벌써 시간이 아침 8시가 넘어가는데도 핑키는 자신의 방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었다. 어젯밤에도 나가고 집에 돌아오는 모습도 못 봤으니 집에 있는지 부터가 의문이었다. 굉장히 핑키답지 않은 행동이었다. 핑키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항상 아침 일찍 일어나 아기들을 봐주고 가게를 열 준비를 한다. 핑키가 굉장히 성실하기도 했지만 핑키는 자기가 하는 모든 일을 즐기고 있고 기대하기 때문에 늦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엔 이상했다. 저녁을 먹고 밤이 깊어질때쯤이면 외출을 하고 돌아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 아침이 되면 먼저 일어나서 일 할 준비를 했지만 날이 갈수록 핑키의 얼굴에는 피곤이 쌓여갔다. 케이크 부인은 핑키가 걱정이 되긴 했지만 금세 평소와 같이 기운을 차리니 물어보지는 않았다. 

    케이크 부인은 2층에 있는 핑키의 방으로 올라갔다. 핑키를 깨우지 않으면 슈가 큐브 코너의 아침은 엉망이 되기 때문이었다. 가게 오픈부터가 핑키가 없으면 절대 해결할 수 없는 일량이었고 베이비 케이크를 돌봐 줄 포니도 필요했다. 

    풍선이 그려진 팻말이 달린 문 앞에 선 케이크 부인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문을 열자 핑키 파이가 바닥에서 누워있는것도, 앉아있는것도 아닌 이상한 자세로 자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침대에도 도달하지 못한채 바닥에서 이상한 자세로 곯아떨어진 듯 했다. 

    케이크 부인은 난감해 하며 핑키를 불렀지만 핑키는 깊이 잠들었는지 미동도 하지 않았다. 

    "핑키야! 어서 일어나렴! 눈 앞에 거대한 케이크가 있단다!" 

    케이크 부인이 핑키의 귓가에 속삭이자 핑키는 갑자기 눈을 번쩍 뜨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갑작스런 기상에 오히려 깜짝 놀란건 케이크 부인이었다. 마치 처음부터 자고있는 척을 하고 일어날 준비를 하고 있던것 같았다. 

    "거대한 케이크!" 

    핑키는 한참이나 허상의 케이크를 찾아 두리번 거렸지만 이내 현실로 돌아왔다. 

    "뭐야 꿈이었잖아..." 

    핑키파이는 실망한 목소리로 말하더니 금세 다시 잠들것 같은 얼굴로 크게 하품을 했다. 

    "핑키... 오늘 대체 몇시에 들어온거니." 

    핑키는 비몽사몽한 얼굴로 실실 웃었다. 케이크 부인 쪽을 바라보았지만 시선은 탁 풀린채 초점이 없었다. 

    "오늘 해 뜬거 보고 왔으니... 아침 7시 정도에 왔을거에요." 

    케이크 부인은 경악했다. 

    "세상에... 2시간도 못잔거니... 사이다 냄새도 풀풀나고... 대체 뭘 하고 온거니." 

    "헤헤... 캔틀롯에서 밤새 파티를 했거든요. 사이다에 재밌는 게임에 먹고 마시고 얘기하고 웃고... 그러다 시간 보니까 이미 막차가 끊겼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아침 첫 차를 타고 왔죠." 

    핑키는 말하는 도중에도 목소리가 작아지며 눈꺼풀이 점점 감겨갔다. 

    "세상에. 세상에." 

    핑키가 파티를 좋아한다고는 해도 외박을 할 정도로 불량한 아이는 아니었다. 가끔 하루종일 파티를 한 적은 몇번 있었지만 그 때마다 그 다음날 아침에 아무렇지도 않게 나타나서 다시 일을 시작한다. 핑키에게 피곤하지 않냐고 물었지만 하루정도는 안자도 문제없다고 웃으며 얘기한 적이 있다. 하지만 며칠동안 밤을 새가며 연속으로 파티를 하니 핑키도 한계가 온것이다. 비틀거리는 핑키는 금방이라도 다시 쓰러질거 같았다. 

    "누구랑 파티를 하길래 며칠 연속으로 밤을 새는거니... 그러다 몸 망가지겠다." 

    "히히... 루나 공주님이랑... 디제이 포니랑... 여러 캔틀롯 포니들... 요즘 루나 공주님이 저보고 매일 파티를 열어주라고 부탁을 했거든요. 공주님은 밤엔 심심하셔서. 저야 매일 밤새 파티를 할 수 있으니 정말 정말 정말 정말 기쁘어....." 

    핑키의 말은 거기서 끊겼다. 눈꺼풀이 완전히 감겨 네발로 선 채로 잠이 들었기 때문이다. 열려있는 입에선 못다한 말대신 침이 질질 흘렀다. 침은 끊어지지도 않고 축 늘어져 핑키의 다리까지 왔다. 

    루나 공주님이 직접 파티를 열어달라도 부탁을 하면 핑키 입장에선 거절할 수 없을것이다. 물론 핑키는 거절할 생각도 없었겠지만... 케이크 부인은 핑키가 갑자기 불량해진게 아니어서 안심이 되었다. 

    "그래도 그렇지... 루나 공주님은 밤에 생활한다고 하지만 너는 낮에도 깨어있잖니. 오늘은 일 하지 말고 좀 자두렴." 

    그 때 핑키의 눈이 번쩍 뜨이더니 거의 바닥까지 도달할 뻔한 침을 한번에 들이마셨다. 핑키의 눈이 번쩍 뜨이긴 했지만 눈은 빨갛게 충혈되어있어 케이크 부인은 흠칫했다. 

    "아녜요! 아녜요! 아녜요! 안 쉬어도 돼요! 일 할 수 있어요! 일하고 싶어요!" 

    "하지만 그러면 몸이..." 

    "괜찮아요! 잠 같은건 1주일 정도는 안자도 버틸 수 있어요!" 

    "하지만 핑키... 너 밤에 나가서 밤새는게 2주째란다..." 

    "괜찮아요! 케이크 아줌마! 제가 아니면 누가 하겠어요!" 

    "핑키... 너 벽장보고 말하고 있단다." 

    핑키는 그제서야 눈을 비비고 어색하게 웃으며 제대로 된 방향으로 섰다. 케이크 부인은 한숨을 쉬었다. 핑키야 아무리 피곤해도 일은 제대로 하니 문제 없었지만 핑키의 몸상태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고집을 부리니 케이크 부인도 어쩔 수 없었다. 

    "알겠다, 핑키. 애기들 데리고 아래로 내려가자꾸나." 

    핑키는 활짝 웃었지만 미소조차 굉장히 힘겨워 보였다. 케이크 부인과 핑키는 방을 나선 뒤 아기 케이크들이 있는 방으로 갔다. 펌킨 케이크와 파운드 케이크는 잠에서 깨더니 꺄르르 웃으며 케이크 부인의 등에 안기었다. 케이크 부인이 방을 나서려 했지만 복도에는 핑키가 보이지 않았다. 

    "핑키?" 

    이상함을 느끼고 방을 다시 돌아보자 비좁은 아기들 요람에서 자고있는 핑키파이가 보였다. 

    "......" 












    "뭐? 2주째 잠을 못잤다고? 포니가 2주동안 잠을 안잘 수 있나..." 

    애플잭이 밀크 쉐이크를 마시다 소리쳤다. 밀크 쉐이크가 입안에 있었기 때문에 맞은편에 앉아있던 래러티에게 파편이 튀어 래러티는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불쾌한 표정으로 애플잭을 노려보았다. 애플잭은 어색하게 웃으며 사과했다. 

    "오, 달링. 우리같은 포니들은 잠을 충분히 보충하지 못하면 아무리 관리해도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없단말이야. 봐봐. 네 풍성하고 윤기있는 갈기도 개털이 되었잖아. 도대체 왜 밤에 잠을 잘 수 없는거야?" 

    래러티가 핑키를 보며 말했다. 핑키는 듣고 있는건지 카운터에서 눈을 반 쯤 뜬채 멍하니 웃고만 있었다. 모르는 포니가 본다면 살짝 소름끼치는 모습이었다. 

    "캔틀롯에서... 파티를... 하느라..." 

    핑키의 대답에 애플잭과 래러티는 놀란 얼굴로 서로를 쳐다봤다. 

    "2주째 밤새 파티를 했다고?" 

    애플잭이 물었다. 핑키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루나 공주님이 나보고 매일 파티를 열어달라고 하셔서..." 

    "아... 루나 공주님이... 그러면 어쩔 수 없겠구나." 

    "들어봐 슈가큐브. 아무리 그래도 밤에는 잠을 꼭 자야해. 아무리 니가 하고 싶은게 있어도 잠이 부족하면 제정신이 아니게 된단 말이야." 

    그 말에 래러티는 키득 웃으며 말했다. 

    "그래. 잠은 꼭 자야해. 잠이 부족하면 비행기술을 도와달라는 친구를 날려버리고 지렁이 머핀을 만들고 토끼몰이로 포니빌에 토끼를 잔뜩 풀거나 한단 말이야." 

    그 말에 애플잭은 얼굴을 붉히며 못들은 체 했다. 

    "어쨌든 잠은 꼭 자는게 좋아. 루나 공주님에게 파티는 열 수 없다고 거절하거나 아니면 낮엔 잠을 자둬." 

    핑키는 그 말에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소리쳤다. 

    "안돼. 안돼. 안돼! 파티도 포기할 수 없고 낮에 일하면서 포니들과 만나는 것도 포기할 수 없어!" 

    "하지만 달링, 둘 중 하나는 선택해야돼. 안그러면 네가 쓰러진다고." 

    "선택?! 안돼! 난 선택이 너무 싫어! 너무 어려워! 으으... 이럴 때 내가 두명이면 좋을텐데. 그래! 거울호수로 가서 다시 나를 복사하자!" 

    "절대 안돼!" 

    애플잭과 래러티가 동시에 소리쳤다. 그 때의 사건이 다시 일어난다는건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핑키가 제정신이 아니기 때문에 무슨 짓을 할지 몰랐다. 핑키는 그냥 농담한거라고 했지만 불안은 가시지 않았다. 

    "굳이 하나를 선택한다면, 난 잠을 안자는 쪽을 선택할게! 선택지엔 없었지만... 괜찮아, 얘들아! 난 잠 같은거 안자도 되니까!" 

    애플잭과 래러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밀크 쉐이크를 마셨다. 

    핑키는 시계를 한번 보고는 부엌을 갔다오더니 엄청나게 커다란 케이크를 수레에 싣고 걸어갔다. 케이크 부부가 만든 MMMM정도 되는 엄청난 크기의 3층 케이크를 래러티와 애플잭의 테이블 앞으로 끌고왔다. 애플잭과 래러티는 감탄을 하며 케이크를 올려다 보았다. 

    "우와... 어디서 주문 들어온거야? 굉장히 크고 맛있어 보이는 케이크인데?" 

    애플잭이 말하자 핑키는 깔깔 웃었다. 

    "무슨 소리하는거야 바보야! 이거 너희가 주문한 거 잖아." 

    ".... 뭐?" 

    래러티가 표정이 굳으며 되물었다. 

    "너희가 분명히 3m짜리 3층 케이크에 첫 층은 과일 생크림, 2층은 티라미수, 3층은 치즈케이크에 꼭대기에 너희 둘이 서로 보며 웃고있는 설탕과자를 올려달라고 했잖아!" 

    애플잭은 그 말에 황당해 하면서 꼭대기를 올려다 보았다. 핑키가 농담한 줄 알았는데 정말 꼭대기에는 애플잭과 래러티가 서로 마주보는 정교한 설탕과자가 올려져 있었다. 어째서인지 애플잭 과자는 턱시도를, 래러티 과자는 웨딩드레스를 입고있었다. 

    "당최 워째면 애플파이를 그렇게 알아들은겨?" 

    "달링... 지금 당장 잠이 필요할 거 같아." 












    애플잭과 래러티는 핑키를 제외하고 긴급회의를 열었다. 장소는 도서관으로, 핑키의 심각성을 안 두 포니는 서둘러 포니들을 불러모았다. 플러터샤이는 걱정을 하며 서둘러 왔고, 트와일라잇과 레인보우 대쉬는 믿지 않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보통의 포니라면 48시간 동안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쓰러지는게 정상이란 말이야. 이건 음식물 섭취 배설 다음으로 중요한 신체 활동이라고. 그런데 2주 동안 밤을 샌다는건 말이 안돼. 아마 핑키가 장난 치거나 약간 오버한거 뿐이야." 

    포니들이 도서관 바닥에 둘러앉아 모여있는 와중 트와일라잇이 말했다. 스파이크는 앞치마를 두른채 포니들에게 차를 하나씩 대접하고 있었다. 

    "아냐, 트와일라잇. 네가 못봐서 그래. 핑키는 1주일 정도 잠을 안자도 아무렇지도 않은 아이야. 근데 이 지경이 되었다는건 진짜야." 

    래러티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레인보우 대쉬는 늘어지게 하품하며 지루하단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핑키파이니까 그 정돈 거뜬하잖아. 평소의 핑키랑 같잖아, 안그래?" 

    "대쉬... 그래도 걱정이라도 좀 해봐..." 

    플러터샤이가 소심하게 얘기했지만 레인보우 대쉬는 듣지 않았다. 

    "아니야. 달라. 평소보단 100배는 더 핑키같아." 

    세 포니들이 애플잭의 말에 흠칫했다. 트와일라잇의 표정이 심각하게 바뀌었다. 트와일라잇은 조용히 스파이크를 부르더니 펜과 종이를 가지고 오게 했다.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한 거 같아. 아무래도 우리가 해결을 해야할 거 같아." 

    트와일라잇은 종이에 무언가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레인보우 대쉬도 제대로 된 자세로 앉더니 얼굴에는 장난기가 사라졌다. 

    "그래서... 어떻게 할꺼야? 다트에다가 마취제라도 묻혀서 몰래 쏠거야?" 

    "레인보우 대쉬! 핑키가 무슨 사나운 짐승이야?" 

    대쉬의 말에 애플잭이 대쉬를 타일렀다. 대쉬는 지금 핑키상태라면 사나운 짐승보다 위험하다고 반박했다. 

    "일단은 핑키를 관찰해야겠어. 레인보우, 플러터샤이. 너희들이 몰래 핑키 뒤를 쫓아서 어떤지 상세하게 적어와." 

    "난 괜찮지만 플러터샤이는 방해만 될 거 같은데..." 

    "저... 저기... 대쉬 말이 맞아... 난 누군가를 뒤쫓아 본 적이 없어서..." 

    플러터샤이는 지레 겁을 먹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런 플러터샤이를 달랜것은 래러티였다. 

    "아냐, 달링. 달링은 트릭시가 포니빌을 지배했을 때도 잠복임무를 수행했잖아. 소질이 있는게 분명해." 

    플러터샤이는 거절을 하고 싶었지만 친구들의 기대하는 눈빛을 도저히 저버릴 수 없었다. 플러터샤이는 입을 뻐끔거린 채 어쩔 줄 몰라했다. 결국 한숨을 쉬더니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트와일라잇은 종이에 무언가를 적더니 대쉬에게 건냈다. 

    "여기 적어야 할 사항이야. 주의사항이 몇개 있어. 절대 핑키가 보고 있지않다고 미행을 소홀이 하지마. 내가 핑키를 미행해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데 핑키는 자기가 몰래 미행하는 걸 알고도 비밀을 지킨다고 말을 안하거든. 그러니 정말 조심해야해. 알겠지?" 

    "Got it!" 

    대쉬는 날개를 퍼덕이며 경례를 하고 대답했다. 대쉬는 종이를 챙기더니 불안에 떨고있는 플러터샤이를 끌며 도서관 밖으로 날아갔다. 











    핑키파이는 오전 일을 끝내고 포니빌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레인보우 대쉬와 플러터샤이는 핑키한테서 멀리 떨어진 구름 위에서 핑키를 관찰하고 있었다. 핑키가 뒤를 돌아본다고 해도 들킬 염려는 없었다. 레인보우 대쉬는 구름 위에서 핑키의 걸음 걸이에 맞춰 구름을 조금씩 움직였다. 레인보우 대쉬는 핑키의 모든 움직임을 집중했다. 플러터샤이는 대쉬의 옆에서 대쉬가 하는 보고를 받아적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핑키는 지금... 길을 걷고 있어. 평소같으면 웃는 얼굴로 통통 튀면서 걸을텐데. 게다가 포니들을 보고도 인사를 하지 않아! 이거 생각보다 심각한걸." 

    "오... 블씅흔 픙키..." 

    연필을 입에 문 채 플러터샤이는 말했다. 

    "그보다 핑키는 어딜 가는거야? 핑키가 오후에는 무슨 일 하는지 알아?" 

    플러터샤이는 고개를 저었다. 설령 레인보우 대쉬와 플러터샤이가 핑키와 오래된 친구라 할 지라도, 그녀들조차도 핑키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자세하게 알지 못했다. 핑키가 하는 일은 도저히 종잡을 수 없었다. 핑키가 하는 일은 언제봐도 달라졌다. 대쉬도 핑키가 슈가 큐브 코너에서 일을 하고, 의뢰가 들어오면 파티 플래너도 한다는 건 알고 있지만 어쩔 때는 꽃가게에서, 어쩔 때는 시장에서, 어쩔 때는 목수로, 혹은 아무것도 안하고 있을 때도 있다. 그러면서도 시시때때로 친구들을 찾아와 같이 놀기도 하니 아예 일이 없는 것 처럼 보이기도 했다. 

    어쨋든 핑키가 무슨 일을 할 지 모르니 레인보우 대쉬는 핑키가 하는 행동을 주의깊게 관찰하기로 하였다. 

    그러던 중 레인보우 대쉬는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지나가던 포니들이 핑키에게 인사를 건내고 지나가면 갑자기 포니들이 무기력해지더니 축 처지는 것이었다. 마치 핑키의 피곤과 무기력함이 감염되기라도 한 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기분좋게 걸어가던 포니도 핑키를 한 번 지나가면 피곤에 쩔은 얼굴로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핑키는 마을 광장을 지나더니 포니들이 많은 시장가로 들어섰다. 시끌벅적하던 활기찬 시장가도 핑키가 한번 지나가자 마자 마법처럼 무기력하게 변해갔다. 손님은 물건을 사다말고 비틀거리며 집으로 향했고, 한낮인데도 가게는 하나 둘 닫기 시작하더니 시장가는 이내 조용해졌다. 시장가의 활기는 어디 갔는지, 포니들은 느릿하게 무기력하게 돌아다녔다. 그 중심에는 핑키가 있었다. 핑키는 자기가 포니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지 못한 듯 했다. 핑키는 땅바닥을 보며 느릿하게 걷고 있었다.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이내 포니빌은 활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유령도시가 되었다. 분명 거리에는 포니들이 많이 돌아다녔지만 생기라곤 없었다. 

    재앙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핑키의 꼬리가 미친듯이 떨리기 시작했다. 핑키센스가 작동한 것이다. 꼬리가 흔들리기 무섭게 지나가던 포니의 머리에 화분이 떨어졌다. 화분을 맞은 포니는 신경 쓸 여력조차 없는지 머리에 얹은채 계속 걸어갔다. 하지만 핑키의 꼬리는 떨리는 걸 멈추지 않았다. 핑키의 꼬리가 흔들릴 때 마다 봉변을 당하는 것은 주위의 포니들이었다. 지나가던 포니들은 영문도 모른채 아무것도 없는 하늘에서 떨어진 화분, 양동이, 모루, 장롱, 피아노, 마차에 맞았다. 

    대쉬는 물건이 떨어진 발원지를 찾아보려 했지만 아무리해도 찾을 수 없었다. 그저 자기가 구름 위에 있어서 천만다행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대쉬는 문득 글을 적고 있는 플러터샤이를 보았다. 플러터샤이는 무슨 반응을 보일까 궁금했다. 

    "플러터샤이? 뭐하는 거야! 정신차려!" 

    대쉬가 플러터샤이를 불러봤지만 플러터샤이는 고개를 숙인채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핑키파이의 영향을 받은 듯 했다. 안그래도 평소에 때때로 무기력해지는 플러터샤이인데 여기서 더 우울해지거나 하면 어떻게 될지 몰랐다. 대쉬는 어쩔까 고민하던 찰나 플러터샤이가 입을 열었다. 

    "대쉬... 난 왜 사는걸까..." 

    "뭐... 뭐? 뭔 소리야!" 

    대쉬가 당황하며 소리쳤다. 

    "난 페가수스인데도 높은 곳을 무서워 하고... 포니들 앞에 서는 것도 무서워 하고. 그렇다고 잘하는 일도 없고. 난 쓸모없는 포니인걸까." 

    "정신차려 플러터샤이! 플러터샤이!" 

    "난 겁쟁이에다가 쓸모없는 포니야..." 

    "이런.... 젠장!" 

    대쉬가 이빨을 뿌득 갈았다. 더 이상 핑키를 관찰할 수 없다 판단하고 축 쳐져있는 플러터샤이를 이끌고 서둘러 그곳을 빠져나왔다. 











    레인보우 대쉬는 플러터샤이를 업은 채 도서관으로 돌아왔다. 플러터샤이는 침대에 내려놓은채 그녀가 본 모든것을 트와일라잇에게 보고했다. 보고를 받은 트와일라잇은 표정이 한층 더 심각해졌다. 레인보우 대쉬도 이제는 더 이상 장난을 칠 여유가 없다는 걸 깨달았는지 표정은 진지했다. 

    플러터샤이는 따로 애플잭과 래러티, 그녀의 동물들에게 치료를 받고있었다. 그녀의 마음을 다시 돌려놓으려 주위에서 말을 걸어보지만 굳게 닫힌 플러터샤이의 마음은 쉽사리 열지 않았다. 

    "농담이 아니라 네 말이 정말 맞을지도 몰라... 어쩌면 최후의 방법으로 핑키한테 몰래 마취침을 쏴야할지도 몰라..." 

    스파이크는 일찍이 트와일라잇이 지시한대로 수면에 관한 서적을 찾고 있었다. 

    "이제 어쩌지 트와일라잇..." 

    레인보우 대쉬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트와일라잇은 친구들을 둘러보았다. 

    "전에 핑키가 한번 운명이 바뀌었을 때 일 기억나? 불과 하루밖에 되지 않았는데 포니빌의 모든 포니들의 기분이 최악이 되고 마을에는 혼돈이 왔지." 

    친구들은 잠자코 트와일라잇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이대로면 어쩌면... 이퀘스트리아 전체가 위험할지도 몰라... 아니, 이퀘스트리아가 멸망하게 될거야." 

    "말도 안돼...." 

    래러티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트와일라잇은 아직 할 말이 남아있다는 듯 뜸을 들였다. 도서관은 한동안 무거운 침묵으로 채워졌다. 

    "오늘 밤 내가 캔틀롯에서 여는 핑키의 파티에 가야겠어." 

    "뭐? 안돼! 그건 너무 위험해!" 

    첫번째로 반대한 것은 레인보우 대쉬였다. 이어서 애플잭도 동참했다. 

    "그래, 슈가큐브. 핑키가 밤에 여는 파티에 가는 건 너한텐 위험해." 

    "... 그게 무슨 소리야?" 

    트와일라잇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물었다. 핑키가 여는 파티는 잘 알고 있었지만 위험하다는 얘길 들은것은 처음이었다. 

    "핑키가 낮에 여는 파티는 단순히 축하파티고 건전하게 놀며 즐길 수 있지만... 밤에 여는 파티에 가면 너같은 범생이는 미쳐버릴거야!" 

    대쉬는 트와일라잇을 놀릴 의도는 없었다. 단순히 트와일라잇에게 파티의 위험성을 알리려 하는 것 뿐이었다. 

    "밤에 뭘 하길래... 핑키가 여는 파티는 항상 똑같잖아." 

    "아냐! 전혀 달라! 나만 핑키가 밤에 여는 파티에 잘 가서 알아. 나 말고 애플잭, 래러티, 플러터샤이 모두 핑키가 밤에 여는 파티는 버티질 못한다고." 

    "뭘... 하길래?" 

    "일단 밤에는 미친듯이 사이다를 마셔. 그리고 엄청 시끄러운 음악을 하루종일 틀어놔. 게임도 쉬지않고 하고 춤도 계속 추고... 제정신을 못차릴 때 까지 계속해." 

    "내 평생 그런 정신 없는 잔치는 처음이었어." 

    "포니들이 헤롱거리고 천박해!" 

    하지만 트와일라잇의 결심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도 핑키를 관찰하려면 어쩔 수 없어. 그리고 걱정마. 난 파티를 하러 가는게 아니라 핑키를 만나고 루나공주님이랑 얘기를 하러 가는거니. 나 혼자서도 가능한 일이야." 











    트와일라잇은 밤이 될 쯤에 도서관을 나와 역으로 향했다. 캔틀롯으로 가는 마지막 기차를 타고 곧바로 캔틀롯으로 도착했다. 캔틀롯은 포니빌과 다르게 밤이 되서도 거리의 가로등이 캔틀롯을 밝혔고, 많은 포니들이 거리를 돌아다녔다. 트와일라잇은 최대한 눈에 띄지 않고 길을 지나가려 했지만 포니들이 트와일라잇을 볼 때마다 고개를 낮추며 예를 갖췄기 때문에 그건 불가능했다. 이럴 때 투명해지는 주문이라도 있으면 참 편할텐데 하고 트와일라잇은 생각했다. 

    핑키가 여는 파티장소를 아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루나 공주님이 직접 파티를 의뢰했다면 캔틀롯 궁전일 것이라 생각했다. 

    파티는 초대받은 포니만 입장이 가능했지만 경비가 트와일라잇을 보자 바로 입장을 허락했다. 트와일라잇은 공주가 되어 좋은 점이 없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넓은 복도를 지나 홀로 가는 통로가 나왔다. 복도를 지날 뿐이었는데도 벌써부터 귀를 멍멍하게 하는 음악이 트와일라잇 귓가에 들어왔다. 트와일라잇은 귀를 막고 홀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트와일라잇이 홀로 들어서자 이제껏 본 적 없는 세계가 펼쳐졌다. 시끄러운 음악은 귀를 괴롭게 할 뿐만 아니라 가슴이 쿵쾅거릴 정도로 울렸고 형형색색의 조명이 이곳저곳 에서 반짝거리며 눈을 괴롭히며 정신 사납게 했다. 조명은 반짝거렸지만 주위는 굉장히 어둠침침하였다.

    포니들은 이곳 저곳에서 보였다. 디제이 포니 앞에서 춤을 추는 포니, 테이블에 앉아 사이다를 마시며 얘기하는 포니, 비틀거리며 이곳 저곳에서 돌아다니는 포니. 자기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곳에서 얘기를 할 수 있다는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포니들은 대부분이 젊은 층이었다. 나이가 많은 포니들은 보이지 않았고, 옷도 입지 않는 것으로 보아 격식을 차리는 포니와는 달라 보였다. 

    트와일라잇은 이게 정말 핑키가 준비한 파티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핑키가 항상 준비한 파티는 신나는 음악과 맛있는 케이크와 펀치, 재밌는 게임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것만 있어도 핑키의 파티는 언제나 최고의 파티가 되었다. 이런 귀와 눈을 괴롭히는 파티를 정말 핑키가 준비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더욱 더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이런 정신없는 파티를 포니들은 진심으로 즐기고 있다는 것이었다. 트와일라잇은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을 참고 이곳에 서있는데 저 포니들이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었다. 이제서야 레인보우 대쉬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트와일라잇은 귀를 틀어막고 안보이는 시야 사이로 핑키를 찾던 도중 뜻밖의 포니가 트와일라잇에게 인사했다. 

    "이게 누군가. 트와일라잇 공주가 아니더냐." 

    "루나 공주님!" 

    트와일라잇은 반가운 마음에 소리쳤다. 루나는 혼자서 치즈케이크가 꽂힌 포크를 둔 채 서있었다. 트와일라잇은 루나에게 인사를 하고 구석으로 이동했다. 음악이 들리는 곳에선 도저히 대화를 할 수 없었다. 

    "네가 여긴 어쩐일이더냐. 너도 파티를 하러 온 것이냐." 

    "아뇨... 그게 아니라..." 

    트와일라잇은 잠시 망설였다. 이 파티는 루나가 직접 의뢰한 파티였다. 2주동안 연속으로 파티를 열고 있다는건 루나 역시 이 파티를 즐기고 있다는 뜻이었다. 다짜고짜 파티를 중지해 달란 말을 섣불리 할 수 없었다. 

    트와일라잇이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루나 공주가 홀을 보더니 말했다. 

    "굉장한 파티가 아니지 않느냐. 그대 친구 핑키파이가 날 위해서 열어준 파티다." 

    "하하... 그러게요." 

    "밤에 항상 할 일이 없다고 하니 핑키파이가 이렇게 매일 밤 파티를 열어준 것이다. 핑키파이는 정말이지 파티를 좋아하는 것 같더구나. 심지어 내가 핑키파이의 꿈속에 들어갔을 때도 꿈속에서도 파티를 했으니 말이다. 정말이지 이렇게 기쁜 적이 없구나." 

    "하하..." 

    트와일라잇은 더욱 더 말을 하기 어려워졌다. 이렇게 기뻐하는 루나에게 파티를 열게하지 말라는 말을 도저히 할 수 없었다. 

    "그럼 부디 파티를 즐기길 바란다. 밤은 기니까 말이야." 

    "저... 저기." 

    트와일라잇은 발걸음을 돌리던 루나를 다시 불러세웠다. 루나는 싱긋 웃더니 말했다. 

    "할 말이 있는거냐? 표정이 좋아 보이지 않는구나." 

    하지만 이렇게 망설이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트와일라잇은 마음을 먹었는지 루나를 보며 말했다. 

    "사실은..." 

    트와일라잇은 루나에게 핑키의 상태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루나는 트와일라잇의 모든 말에 경청하더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 일이... 나는 밤에 생활한다고 하지만 핑키 파이는 날 위해서 2주나 밤을 샜단 말이냐..." 

    "혹시 핑키가 요즘 상태가 이상하거나 하진 않았나요?" 

    "요즘엔 많이 피곤해 보였지. 그래서 걱정되어 핑키파이에게 물었지만 자긴 괜찮다며 파티를 계속했단다. 그런데 생각보다 심각할 줄은..." 

    트와일라잇의 예상대로 루나 역시 핑키의 상태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핑키는 막무가내로 친구를 위해 자신을 아무렇지도 않게 희생하는 포니였다. 

    "안녕 공주님들! 여기서 무슨 얘길 하는 거야?" 

    핑키는 언제 나타났는지 트와일라잇과 루나 앞에서 인사를 하고 있었다. 핑키의 목소리는 활기찬 것 처럼 보이지만 목소리는 형편없이 작았고, 서있는 와중에도 쉴 새 없이 비틀 거렸다. 

    "피...핑키!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 

    "아까 입구에 왔을 때 네가 보여서 분홍색 조명을 보호색 삼아서 네 앞에 온거야! 감쪽같지? 그보다 트와일라잇 네가 여기 올 줄은 몰랐는데?" 

    "핑키......" 

    "핑키파이... 그대가 혹시나 몸이 상할까 걱정이다." 

    "무슨 소리 하시는 거에요! 전 지금 어느 때보다 좋은걸요!" 

    트와일라잇은 핑키의 어깨를 부여잡더니 눈을 쳐다본다. 핑키는 나사빠진 얼굴로 초점을 잃은채 웃고있었다.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트와일라잇은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다. 

    "핑키. 네가 쉬지 않으면 쓰러지게 될거야! 부탁이니까 좀 쉬어!" 

    핑키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아니야 트와일라잇. 루나 공주님도 파티를 즐기시고 여기있는 모든 포니가 파티를 즐기고 있다고! 모두가 웃을 수 있으면 나쯤이야 어떻게 되도 좋아." 

    핑키는 그러더니 마이크를 꺼내며 홀에 있는 포니들을 돌아보며 소리쳤다. 

    "포니 여러분!" 

    핑키가 소리를 치자 음악이 멈추고 얘기 소리가 멈추더니 모두가 핑키를 주목했다. 갑자기 조용해진 홀에서 핑키는 다시 한번 소리쳤다. 

    "모두 즐거우시죠! 계속해서 파티를 즐겨주세요!" 

    네! 하는 소리가 홀 전체에 울렸다. 조용해진 장내는 다시 시끌벅적해진다. 핑키파이는 자랑스러운듯 웃으며 다시 트와일라잇과 루나를 돌아본다. 

    "봤지?" 

    친구를 위해서라면 핑키의 고집은 누구라도 꺾을 수 없다는 것은 트와일라잇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핑키가 부디 핑키가 밤을 새지 않고 잠을 자게 하는것도 친구를 위한 일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당장 마취침을 핑키에게 쏠까, 아니면 정신을 잃게 만드는 주문을 걸까. 트와일라잇 머릿속에는 잠깐 위험한 생각이 스쳤지만 관뒀다.

    "후... 알았어. 그럼." 

    트와일라잇은 이만 물러가야겠다 생각했다. 핑키는 이왕 온김에 파티를 하다 가면 어떻겠냐고 권유했지만 트와일라잇은 지금 당장 뛰쳐나가고 있는 충동도 참고있는 중이었다. 트와일라잇은 피곤하다며 거절을 하고 캔틀롯 성을 빠져나왔다. 












    트와일라잇은 다음 날 아침 도서관에서 일어나며 시계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 시계를 보니 벌써 9시가 넘어간 것이다. 트와일라잇은 항상 스파이크가 깨워주면 일어난다. 스파이크는 해가 뜨는 시간에 정확히 눈을 뜨기 때문에 아침 준비를 하고 여러 준비를 하고나서야 트와일라잇을 깨운다. 스파이크는 절대 늦는 법이 없었기 때문에 트와일라잇은 지금 사태를 믿지 못했다. 

    "스파이크! 스파이크! 어서 일어나! 지금 뭐하는거야!" 

    트와일라잇은 급하게 스파이크를 불러보았다. 스파이크는 아직도 바구니안에서 세상 모르게 자고 있었다. 트와일라잇이 마법으로 바구니를 뒤집자 스파이크는 바닥에 떨어지며 깜짝 놀랐다. 

    "스파이크! 지금 몇시인데 아직도 안일어나는거야!" 

    다급한 트와일라잇의 태도완 반대로 스파이크는 졸린 목소리로 느긋하게 말했다. 

    "뭔 소릴하는거야 트와일라잇. 너 잠꼬대 하냐. 아직 해도 안떳잖아." 

    "너야 말로 지금 시간이..." 

    트와일라잇은 그제서야 주변을 보았다. 이상했다. 분명 아침 9시일텐데 아직 새벽처럼 어두웠다. 커튼이 닫혀있어도, 비가와 흐린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어두웠던 적은 없었다. 스파이크는 한번도 아침에 늦게 일어난 적이 없었다. 해가 뜨는 시간이 곧 그의 기상시간 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해가 뜨지 않으면 스파이크는 일어나지 않는다. 스파이크가 깨지 않았던 이유는 아직 아침이 오지 않아서였다. 트와일라잇은 자신의 불길한 가설이 맞지 않길 바랬다. 

    트와일라잇은 서둘러 도서관 바깥으로 나갔다. 

    "이게 뭐야..." 

    도서관 바깥은 어두컴컴했다. 해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해가 뜨지 않는다는 것은 셀레스티아 공주님의 가장 중요한 업무에 문제가 생겼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 순간 갑자기 하늘에 해가 뜨더니 날이 밝아졌다. 어둠은 물러가고 아침햇살이 트와일라잇의 눈을 부시게 했다. 

    "......?" 

    트와일라잇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설마 셀레스티아 공주님이 늦잠을 자서 해를 띄우는 것을 늦었을리는 없었고,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트와일라잇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또 일어났다. 낯익은 분홍 먹구름이 몰려들더니 갈색 액체를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트와일라잇은 자신의 얼굴에 흐르는 액체를 핥아 보았다. 

    "초콜릿 우유...." 

    트와일라잇은 익숙한 상황에 불안한 결론을 내렸다. 트와일라잇은 곧장 플러터샤이의 오두막으로 달려갔다. 트와일라잇은 중간에 날개를 펼치며 초콜릿 비를 뚫고 전속력으로 날아갔다. 

    오두막 앞에서는 트와일라잇의 예상대로 디스코드가 있었다. 디스코드는 호쾌하게 웃으며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며 초콜릿 비를 맞고 있었다. 

    "디스코드!" 

    트와일라잇이 디스코드 앞에 착륙하더니 소리를 질렀다. 

    "오! 트와일라잇 공주가 아닌가! 정말 좋은 날씨야 그렇지? 페가수스들이 드디어 초콜릿 비의 아름다움을 이해한 거 같군." 

    디스코드는 입을 벌리며 초콜릿 비를 맛보았다. 

    "무슨 헛소리야, 디스코드! 이번엔 무슨 꿍꿍이야!" 

    디스코드는 표정이 일그러지며 트와일라잇을 보았다. 

    "다짜고짜 말이 심하군. 누가 그 선생에 그 제자 아니랄까봐. 너도 그러지 말고 좀 즐겨보라고!" 

    트와일라잇은 이가 갈렸다. 지금이라도 당장 눈 앞의 괴물을 다시 돌로 만들어버리고 싶었다. 트와일라잇이 디스코드를 노려보던 찰나 플러터샤이가 오두막에서 나왔다. 

    "트... 트와일라잇." 

    플러터샤이는 트와일라잇 앞으로 날아오더니 그녀를 말렸다. 

    "트와일라잇 진정해! 디스코드는 잘못이 없어! 이건 디스코드가 저지른 일이 아니야." 

    트와일라잇은 쉽게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무슨 소릴 하는거야 플러터샤이. 디스코드가 저지르지 않았으면 대체 누가." 

    "아냐. 디스코드는 정말 아니야. 날 믿어줘." 

    플러터샤이는 오해를 받고 있는 디스코드 때문인지 다급하게 말했다. 정작 디스코드는 전혀 개의치 않고 초콜릿 비를 받아먹고 있었다. 

    트와일라잇은 흠칫했다. 그제서야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게 되었다. 

    "지... 지금 당장 슈가큐브코너로 가자." 

    트와일라잇은 친구들을 서둘러 불러 모은 뒤 슈가큐브코너로 향했다. 슈가큐브코너에선 카운터앞에 선 쓰러지기 직전의 핑키가 보였다. 핑키의 상태는 어제보다 훨씬 심각해보였다. 머리는 부분 부분이 직모로 풀려있었고 털색은 탁하게 변해버렸다. 

    "얘들아 안녕. 너희들이 올 줄 알았어. 너희들이 주문한대로 완벽히 해냈어..." 

    핑키는 포니들이 없는 전혀 다른 방향을 보고 얘기했다. 포니들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주문한대로라니...?" 

    레인보우 대쉬가 묻자 핑키는 눈을 움찔거리며 말했다. 

    "무슨 소릴 하는거야 바보야. 너희들이 오늘 이퀘스트리아 전체에 초콜릿 비를 내리게 해달라 주문했잖아.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 

    힘든건 둘째 치고 어떻게 그게 가능했나 래러티는 물어보고 싶었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래러티는 핑키앞에 다가오더니 다급하게 소리쳤다. 

    "달링. 제발 부탁이야. 이제 좀 쉬어." 

    "그래, 핑키. 네가 힘든 모습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트와일라잇이 동조했다. 

    "이러다가... 핑키 네가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우린 정말 슬플거야." 

    플러터샤이는 울먹이며 말했다. 핑키의 머리는 부분이 풍선처럼 부풀다 터지더니 직모가 되었다. 이제는 눈앞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듯 했다. 핑키는 자꾸만 감기는 눈을 억지로 열었다. 

    핑키는 비틀거림이 심해지더니 눈이 핑글핑글 돌았다. 

    "안... 돼... 친구들을... 위해서... 절대...." 

    그것이 핑키의 마지막 마디였다. 핑키는 그대로 쓰러졌다. 쿵하는 소리가 들리자 친구들은 놀라며 핑키 주위로 갔다. 











    핑키가 깨어난 것은 병원, 다음 날이었다. 거의 24시간을 죽은 듯 잔 핑키는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거... 거대한 케이크!" 

    핑키의 활기찬 목소리가 병실에 가득찼다. 핑키가 기상하자 외친 첫 마디였다. 핑키의 머리와 털색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핑키의 주위에는 포니 친구들과 케이크 부부와 루나 공주가 있었다. 핑키가 일어나자 제일 먼저 핑키를 안은것은 플러터샤이였다.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채로 핑키의 품안에 안긴 채 엉엉 울었다. 

    "핑키... 우리 너무 걱정했어. 혹시나 네가 어떻게 될까봐..." 

    핑키가 플라터샤이를 안은채 다독여주었다. 주위의 포니들도 눈물을 글썽이며 미소를 지었다. 

    "모두들 다 절 위해서 와주신거에요? 고마워요! 그리고... 죄송해요, 루나 공주님. 밤에 파티를 열어드리지 못해서요." 

    루나 공주님은 고개를 저었다. 

    "그게 무슨 소리냐. 그대의 안정이 최우선이다. 나 역시 백성의 신변을 생각치 못해 미안하구나." 

    "핑키......" 

    트와일라잇은 핑키의 앞에 다가왔다. 

    "아무리 네가 친구의 기쁨을 위해 희생한다고 해도 니가 즐겁지 않으면 누구도 파티를 즐길 수 없어. 남들을 즐겁게 하긴 위해선 먼저 네가 즐거워야 한다고." 

    핑키는 이제서야 잘못을 인정하는지 말없이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걱정시켜서 미안해... 사실 나도 너무 힘들어서 재미가 하나도 없었어... 그만두고 싶었지만 포니들을 위해서라고 너무 고집을 부린것 같아. 이젠 너무 무리하진 않을게." 

    포니들은 안심이 된 듯 미소를 지었다. 핑키는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바닥으로 내려왔다. 

    "그럼 몸도 다 나았으니 오늘부터 다시 밤샘 파티를 해볼까!" 

    "핑키!" 

    모든 포니들이 핑키를 째려보며 동시에 외쳤다. 핑키는 순수한 웃음을 지으며 즐거워했다. 

    "걱정마세요! 이제 밤샘파티는 일주일에 두번만 할게요." 

    포니들은 질렸다는 얼굴을 하더니 동시에 웃었다. 병동에는 웃음소리가 가득찼다. 











    "Dear princess celestia! 저는 오늘 중요한 교훈을 배웠습니다. 진정한 친구라면 친구를 위해 모든 걸 해줄 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자신을 희생하면서 까지 남들을 즐겁게 하는 것은 때때론 둘 다 즐겁게 할 수 없습니다. 진정한 친구라면 서로 즐거움을 나눠야 합니다. 즐거움을 나누면 두배가 아니 세배가 되니까요! 존경하는 핑키파이가." 

    시끄러운 음악, 정신없는 조명속에서 핑키는 춤을 추고있는 셀레스티아 공주에게 말했다. 자신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 셀레스티아는 듣고 있는지 안듣고 있는지 음악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공주님! 이번에 제가 배운 교훈 어때요?" 

    "좋구나! 정말 최고의 파티야!" 

    셀레스티아는 역시나 핑키의 말이 들리지 않은지 동문서답이었다. 핑키는 셀레스티아의 대답이 재미있는지 키득 웃었다. 셀레스티아는 춤을 추다 핑키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그보다, 내가 전에 파티때문에 늦잠 자느라 해를 늦게 띄운건 루나랑 트와일라잇한텐 비밀이야 알겠지?" 

    "물론이죠, 공주님!" 

    핑키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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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팬픽을 쓰네요. 이걸 쓸 때 최대한 원작이랑 최대한 비슷하게 쓰자 마음먹고 구성도 비슷하게 하고 소재도 가볍게 잡았는데 어째 갈수록 막장되더니 이상하게 끝나버렸네요.

    포게에 팬픽이 부흥하길 바라며
    베타초콜릿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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