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id=media_body>요즘 ‘싸이’가 대세라는 말에 딴지를 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싸이코리아’는 현재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문화적 칭호이자 애국적 훈장이다. 대한민국에서 모든 길은 싸이로 통하며, 싸이는 대한민국의 모든 이슈들을 거대한 블랙홀처럼 빨아들인다. 한때 대마초 흡연과 병역기피 의혹으로 인해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었던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단번에 국민적 영웅으로 등극한 이 극적인 반전은 아마도 영화 ‘식스센스’ 이래 실재한 최고의 반전 사례가 아닐까 싶다.<BR><BR>대한민국의 미디어는 지금 싸이 때문에 대박이 났다. 싸이와 관련된 미디어의 기사들은 대선후보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와 관련된 기사들을 합친 것보다 월등히 많다. 한 포털 사이트에서 싸이와 관련된 기사를 검색해보았다. 10월 4일 시청광장에서 공연한 이래 10월 8일까지 4일간 싸이와 관련된 기사 건수는 대략 2400건이 넘었다. 물론 기사들 중에는 싸이 공연에 대한 단순한 반복 기사들이나, 가수 김장훈과의 갈등보도, 그리고 싸이의 공연을 개최하고 예산을 지원한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의 문제를 다룬 주요 기사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렇지 않은 요지경 같은 기사들도 많이 등장한다. <BR><BR>‘국정감사장에서도 싸이가 대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싸이에게 문화훈장 수여 검토’, ‘싸이 소유의 빌딩, 부친 소유의 회사 주식 상승’, ‘싸이 FI 최종우승자 알림이로 선정’, ‘대입논술시험에 싸이 문제 등장’, ‘싸이 소주 원샷으로 하이트진로 비명’, ‘춘천 승마장 이용객 300%증가’ 등 싸이와 관련된 기사들은 정치, 경제, 교육, 스포츠, 여가의 모든 영역을 포괄한다. <BR><BR> <TABLE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g=0 width=540 align=center> <TBODY> <TR> <TD width=10> </TD> <TD align=middle><IMG border=1 alt="" src="http://www.mediatoday.co.kr/news/photo/201210/105439_103041_740.jpg"></TD> <TD width=10> </TD></TR> <TR> <TD style="PADDING-BOTTOM: 10px; PADDING-LEFT: 20px; PADDING-RIGHT: 20px; PADDING-TOP: 10px" id=font_imgdown_103041 colSpan=3><FONT class=view_r_caption>싸이의 '강남스타일'</FONT></TD></TR> <TR> <TD style="PADDING-BOTTOM: 5px; PADDING-TOP: 5px" colSpan=3> <P><IFRAME style="WIDTH: 100%; HEIGHT: 60px" noResize marginHeight=0 src="http://p.lumieyes.com/frm2.asp?domain=mediatoday.co.kr&url=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5439" frameBorder=0 marginWidth=0 scrolling=no></IFRAME></P></TD></TR></TBODY></TABLE>미디어가 재생산하는 이른바 ‘싸이 효과’는 이런 잡다한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그 핵심을 움직이는 코드는 바로 애국주의이다. 나이트클럽 부킹 곡으로나 어울릴 법한 유쾌한 날라리 노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 가장 뜨거운 유행가이자 다국적 국민체조 곡으로 등극하면서 순식간에 한국의 문화콘텐츠를 대변하는 애국적 노래가 되었다. 무국적, 혹은 탈국적 ‘강남스타일’이란 노래는 싸이 특유의 애국주의 마케팅과 미디어의 국민주의 저널리즘의 광풍이 서로 합체되어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괴물이 되었다. <BR><BR>미디어가 동시대에 가장 뜨거운 문화 현상을 보도할 때, 가끔 감정에 호소하는 기사를 쓸 수밖에 없는 특수한 상황을 백번 인정해도, 싸이와 관련된 거의 일방적 찬양조의 기사들은 그 내용에 있어 판이하게 다르지만, 과거 유신정권 시절 박정희 각하와 5공화국의 전두환 각하의 동정 소식을 접할 때, 느꼈던 맹목적, 일방적 국민주의를 재생산한다. 한류, 케이팝, 그리고 싸이의 기사들은 21세기 문화적 국민주의의 프로파겐더인 셈이다. <BR><BR>미디어는 사실상 이성을 잃었다. “서울시를 움직인다, 싸이라서 가능했다. 서울시는 싸이를 위해 이와 같은 시청 광장을 내줬으며 수백여 명의 경찰을 배치했고 약 4억 원을 지원해 그의 뒤를 든든히 받쳐주었다.”(<10월 4일 서울광장, 국제 딴따라 싸이라서 가능했던 일들>), “싸이, 비와 바람도 싸이를 막지 못한다~!!, 싸이, 소주 원샷+상의탈의…끝판 매너까지 ‘뭘 좀 아는 놈!”들과 같은 기사들은 저널리즘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균형과 윤리를 거세해 버린다. <BR><BR>2400여 건의 기사들 중 이번 싸이 공연에서 서울시가 취했던 잘못된 조치들이나 싸이 공연이 갖는 국민주의적 위험성을 비판적으로 다룬 기사들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그 대신 등장한 기사들은 바로 아래와 같은 것들이다. <BR><BR> <TABLE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g=0 width=240 align=left> <TBODY> <TR> <TD width=10> </TD> <TD align=middle><IMG border=1 alt="" src="http://www.mediatoday.co.kr/news/photo/201210/105439_103037_3514.jpg"></TD> <TD width=10> </TD></TR> <TR> <TD style="PADDING-BOTTOM: 10px; PADDING-LEFT: 20px; PADDING-RIGHT: 20px; PADDING-TOP: 10px" id=font_imgdown_103037 colSpan=3><FONT class=view_r_caption>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FONT></TD></TR> <TR> <TD style="PADDING-BOTTOM: 5px; PADDING-TOP: 5px" colSpan=3> <P> </P></TD></TR></TBODY></TABLE>‘싸이, 가자~ 말춤으로 세계정복’, ‘싸이, 소주·상의탈의 퍼포먼스…’ ‘싸이교주 시청광장 강림’, ‘싸이의 서울대첩’, ‘싸이는 이 시대가 만든 영웅’, ‘싸이가 서울광장에서 세계에 외친 문화 코리아’, ‘싸이 열풍은 우리문화의 소산’, ‘빌보드 흥분…싸이, 이번엔 1등?’, ‘싸이의 특수비자’, ‘싸이, 비와 바람도 싸이를 막지 못한다!’, ‘싸이 강남스타일, 뉴질랜드 구글 검색어 5위 차지’.<BR><BR>‘세계정복’, ‘서울대첩’, ‘영웅’, ‘문화코리아’, ‘빌보드 흥분’, 그리고 비도 바람도 막을 수 없는 싸이는 구름타고 나타난 난세의 국민영웅, 애국적 장군님인 듯하다. <BR><BR>이토록 남발되는, 혹은 반복되는 전투적, 군사적 용어들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보여준 표면효과, 즉 싸이의 남사스럽지만 친근한 몸매, 격렬한 춤, 민망하지만 유쾌한 퍼포먼스, 그리고 귀에 감기는 사운드들의 모든 표면의 감각들을 국민주의 코드로 환원해 버린다. 미디어의 싸이 놀이는 이미 이성을 잃고 위험수위를 넘은 듯하고, 그 천박한 저널리즘의 변곡점은 이제 역설적으로 B급 문화의 전도사 싸이를 ‘디스’할 시간만을 기다릴 뿐이다. <P> </P> <P> </P> <P> </P> <P> </P> <P> </P> <P> </P> <P>이런 저널리즘 때문에 효과를 본 것도 사실이지만</P> <P>좀 짜증나는 것도 사실 </P><BR><BR></DIV> <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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