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일에 관해서 오해하고 계신분들이 계신것같아 몇줄 써봅니다.
지금은 민방위이지만, 서부전선비무장지대에서 수색대복무했던 경험으로 말씀드립니다.
"통문근처까지 왔는데..... 경계에 실패한거다"
이 통문이 그 통문이 아닙니다.
군사분계선아래로 2키로떨어져있는 남방한계선. gop경계근무를 한다는 바로 그 라인이죠. (남방한계선과 gop철책선이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이 라인은 넘어오기가 힙듭니다. 산악지역은 모르겠지만, 통문근처 or 평지는 철책이 2단으로 되어있고요.
철책근방은 시야확보를 위해서 깨끗하게 청소되어있습니다. 잡초도 없어요.
땅바닥도 쇠스랑같은걸로 잘 골라놔서 발자국이 남습니다. 돼지든 고양이든 철책근처에 오면 흔적이 남아요.
흙도 황토처럼 시인성이 좋은 재질로 깔아놉니다.
통문근처에는 그밖에도 만일을 대비한, 맞으면 많이 아픈, 여러것들이 준비되어있어요.(기밀이니까요)
이번 사건을 보고, "통문근처에 왔는데도 몰랐냐" 라고 하시는데 이 gop통문이 아니에요.
(gop경계근무하는 장병들 고생 참 많이 합니다. 인원도 적다는데,근무서고 작업하고...)
gop철책안쪽으로, 그러니까 군사분계선 아래 gp와 동일선상으로 철책이 있습니다. 보통 추진철책으로 부릅니다.
이건 그냥 한단짜리 철책입니다. 높이도 gop만큼 높진 않고요. gop철책과 비교하기엔 조금 부끄러울 정도의 퀄리티입니다.
gp와gp사이의 거리가 꽤 되는지라 이 철책은 경계라는 단어가 맞지않습니다.
"tod로 왜 못봤냐"
여름철에는 나무와 풀이 엄청 자랍니다. 비무장지대에 나는 풀들은 종이 틀린가 싶을정도로 엄청빨리 자라요.
gp주둔 수색대원들도 여름에는 방탄복입고 나와서 제초작업합니다. gop주둔하는 수색매복임무인 수색대원들도 여름에 들어가서 제초작업하구요.
그렇게해도 워낙 맡고있는 지역이 넓다보니 힘에 부칩니다.
북한군놈들은 침투로근처는 시계청소를 안했을테니 더 심하겠죠.
거기에다가 기상조건이 안좋았을때 접근한거라면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죠.
사람이 조절하면서 보는건데 안개심한날이나 폭우가 쏟아지는날은 더 힘들수도 있고요.
"왜 즉각대응을 안했냐"
이런말 하시는 분들은 미필이라 생각됩니다.
북측에서 직접사격한것도 아니고, 포격음도 없었는데,
우리쪽 gp근처에서 폭발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대응사격하면 북한군놈들은 우리가 먼저 선제공격한거라며 뒤짚어씌우겠죠.
비무장지대내에서의 교전은 정말정말 민감하고 위험한 사항입니다.
부상자를 신속히 후송하고, 적의 추가도발이 있을지 대비하는것이 최선이었을겁니다.
서부전선 비무장지대는 김신조가 넘어온 루트가 있기도 하고, 북한군과의 거리가 상당히 가까운 편입니다.
몇해전에는 수색대대장인가가 참여했던 수색작전에서 비슷한 지뢰사고가 있기도 했고요.
gop도, 비무장지대도 그곳에서 복무하고 있는 장병들은 이런 위험에 항상 한쪽발을 담가놓고 있습니다.
소홀했느니, 해이해졌다느니라는 말들은 한번 더 생각해보고 하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복무했을때에도 비슷한 얘기는 있었습니다.
"북한애들은 수색대 수색로 주변에 일부러 지뢰 파묻어 놓는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