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운전 못 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양성평등적 용어로 미친X가 제시되긴 했네요( ..)
김여사라는 말만 놓고 보면 성차별적 단어는 맞습니다. 이건 많이들 지적하시네요.
물론 단지 근거 없는 성차별 단어였다면 여권운동과 함께 진작에 없어졌겠지만, 문제는 이게 나름(?) 사실에 근거한 말입니다. 비슷한 용례가 유럽 선진국들을 포함한 전 세계에 있기도 하고요. 보험사 통계로 따지면 여성 운전자의 사고율이 남성의 3배 정도 나온다고 하죠. 나름 통계에 기반(?)한 비하 발언이라 쓰지 말자고 해도 계속 사용되긴 할 겁니다. 실제로 저도 길 가다가 남의 목숨을 위협하는 운전자들 보면 아직까지는 100% 여성분이었습니다( ..) 시야 확보가 어려운 S자 골목에서 차선 무시하고 달려오신다던가......하는 분들이요.
오히려 진짜 문제는 '김여사급의' 미친 운전이 여성 사회에서 이슈화된 적이 없다는 것일 겁니다. 용어를 떠나서 집중하지 않는 운전이 상대방의 목숨을 위협한다는 것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면 여성 사회에서도 이 용어의 배경을 인지하고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자정운동을 벌이는 게 정상이죠. 오히려 그런 노력 없이 저 단어가 여성혐오다 성차별이다 이런 식으로만 떠들어 대면 설득력이 없습니다. 김여사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말자고 합의해 봤자, 이런 현실을 반영하는 또 다른 성차별적 단어가 나타날 겁니다.
언어가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밝은 말을 쓰자는 운동이 있긴 하지만, 그 이전에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이 언어에 반영됩니다. 이런 쌍방성의 가장 유명한 사례로는 동성애자에 대한 혐오를 나타내는 단어인 queer 대신에 밝은 뜻인 gay를 쓰자고 했다가 오히려 gay가 혐오 이미지를 뒤집어 쓰게 된 것일 겁니다. 동성애자에 대한 인식 자체에 대한 교정 없이 현상을 지칭하는 단어만 바꾼다고 될 일이 아니었던 거죠.
요약:
나름 근거를 갖춘 말이라 말만 바꾼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여성 사회 쪽에서 자정운동은 커녕 이 용어의 배경까지 이해하지 못하고 무조건 성차별이라고 몰아가면 그런 말은 계속 나올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