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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59306
    작성자 : 열파참치
    추천 : 11
    조회수 : 1082
    IP : 182.208.***.146
    댓글 : 11개
    등록시간 : 2013/10/24 23:48:21
    http://todayhumor.com/?panic_59306 모바일
    비가 오는 날
    <div>그리오래되지 않았다. 아마 몇시간정도 된거같다. 티브이속의 기상학자들 그리고 여러분야의<br />전문가들은 해결안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그저 원인이 무엇인지 자신들이 만들어낸 그럴싸하고 <br />실제상황이 아니라면 흥미로울가설들로 논쟁만 벌이고 있다. <br /><br />병신새끼들...<br /><br />나는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티브이를 꺼버렸다. 집은 곳 무너질것 같다. 건물안에 계속 있을수는 없다. <br />이일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이일을 인지하기 시작했을때는<br />뭐먹을거 없나 냉장고를 뒤지다가 라면이나 사먹으러 편의점에 가려할 때 였다. 문을 열자 비가 내리고있고<br />땅바닥에서는 자욱한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수증기를 들이마신 순간부터 목이 참을 수 없을 만큼 매워<br />지면서 기침을했다. 피도 몇방울 입안에서 튀어 나왔는데 아직도 입안이 얼얼했고 눈까지 매웠다. 비를 맞는강아지<br />가 비명을지르며 천천히 녹아내리고 주인은 창문에서 내려다보며 어쩔줄 몰라하다가 결국 산성비를 이기지 못하고<br />넘어지는 가로등이 집에 덮쳐 집과함께 박살이 난후 녹아내렸다.<br /><br />얼마안있어 산성비는 전신주들도 전부 녹여 버리며 전깃줄들은 허무하게 툭툭 끊어버리며 사방에 길가에 전기를 뿌려대고<br />있다. 내가 살고있는 허름한 원룸 오피스텔도 군데군데 녹아내리며 비가 들어온다. 전기장판이 치이익 지글거리는 소리를<br />내면서 녹아내리고 콘센트는 타닥 거린다.<br /><br />씨발....<br /><br />뭐이런 좆같은 일이 있나. 당연히 전기도 끊기고 이제는 휴대폰 배터리마저 바닥 났다. 창밖을 내려다 보니 산성 수증기<br />들과 녹아내리는 비명이 거리를 가득 매운다. 맵다. 비는 내리는 즉시 절반은 기화 하면서 미쳐날뛴다. 씨발 도데체 이게<br />무슨조화냐.<br /><br />갑자기 누군가 문을 쾅쾅두드린다. 문을 열자 한여자가 서있다. 아마 꼭대기층에 사는걸로 기억한다.<br /><br />제집이 전부 녹아 내렸어요... 꼭대기 층이니 그렇겠지 나는 문을 열어 주었다. 뭐여기 있어도 오층 사층 삼층<br />아이스크림 마냥 천천히 녹아내릴텐데 밖으로 나갈수도 없고 비가 멈추지 않는이상 뚜렷한 수가 없다.<br /><br />비는 언제 멈출까요<br /><br />나한테 하는질문인지 아니면 혼잣말인지 모른다. 설사 나한테 하는 질문이라도 내가 뭘알아야 대답을 하던가 <br />할것이다. 지금당장은 라면이 먹고싶을 뿐이다.<br /><br />드럽게 배고프네요.<br /><br />군대를 갖다오니 친구들과 연락이 끊기고 더 개같은건 취직도 안된다. 결국알바나 하면서 라면이나 처먹으면서<br />팔뚝은 점점 얇아지면서 배는 점점더 나오면서 상병신처럼 지내는데 좆같게 라면도 맘대로 처먹을 수 없다. <br /><br />정하선 이라고해요<br /><br />여자는 뜬금없이 자기소개를 한다. 나도 내이름을 말해주었다. 김산우....<br /><br />산우....산성비네요....<br /><br />그래서 지금 나때문에 비가내린다는 건가. 내이름이 김지구멸망이나 김전일 이었으면 아주 사람들이 남아나질않게<br />배도고프니까 심사가 뒤틀린다. 어쩌면 하늘도 허구언날 매연만 쳐먹어서 심사가 뒤틀린건가 <br /><br />콰아앙<br /><br />엄청난 굉음이 울려 퍼졌다. 비행기 한 대가 추락했다. 비때문에 약해질때로 약해진 오피스텔이 진동이 전해지자<br />말그대로 휘청거린다. 벽에 투두둑 소리가 나며 금이갔다. 월세도 꼬박꼬박 냈는데 뭔가 억울하네. <br /><br />저것좀 봐요<br /><br />하선이 창밖을 보며 밖을 가르킨다. 주택서너개를 깔아뭉개며 추락한비행기가 결국에는 아파트를 들이밖았다. 아파트는<br />북부라도 한대 얻어 맞은것처럼 구부러지더니 와르르 비행기 위로 무너진다. 다시한번 오피스텔이 휘청거린다. 무슨 뒤틀<br />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와지직 거리면서 위층 천장이 주저 앉았다. 그리고 그위에 고여있던 물이 하선을 덮쳤다.<br /><br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그녀가 기화했다. 채 녹지않은 몸뚱이는 갓만든 순대처럼 김이 모락모락 난다. 나는 빈속임에도<br />불구하고 오바이트를 했다. 나는 내 원룸을 뛰쳐 나갔다. 아래로 아래로 정신없이 달린다. 반지하층이 있는걸로 안다. 거기로 <br /><br />일층까지 정신없이 내려왔을 때 누군가 피투성이가 된채로 뛰어들어 왔다. 이미 비를 맞을대로 맞아 군데군데 뼈가 보인다.<br /><br />살려주세요...<br /><br />그 피투성이가 나에게 다가오자 나는 나도 모르게 발로 그를 밀어 냈다. 상반신은 밀려났는데 하반신은 그대로 서있다.<br />상반신이 나뒹굴고 하반신은 천천히 쓰러진다. 나는 미친듯이 반지하 문을 두들겼다. 오피스텔사람중 절반은 여기 있었다. <br />그들은 아무말없이 문을 열어 주었고 나는 아무말없이 들어갔다. <br /><br />몇시간후에 우르릉소리가 나며 건물이 무너졌다. 반지하도 상당부분 무너져 나갈수 없었다. 나가봤자 녹아내리겠지만<br />군데군데 물이 새나오고 우리는 건물안에 갇혀 비좁은 공간에서 쥐새끼처럼 벌벌 떨수밖에 없었다. 점점 무너지는 공간이<br />늘고 점점 비는 많이 들어온다. 우리의 공간이 점점 좁아진다. 모두자고 있을 때 나는 자는 척하며 한 할머니를 비가새는 쪽으로 툭밀어 넣었다.<br />그리고 자기가 신부라고 소개한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할머니는 비명도 없이 녹아내렸고 우리는 한참동안이나 쳐다보았다.<br />신부님은 다시 눈을 감았다. 다음날우리는 신부님의 주도로 할머니에게 기도를 해주고 신부님은 기도가 끝나고 내어깨를<br />토닥였다. <br /><br />사람은 점점줄었다. 굶어 죽고 뜬금없이 무너져서 깔려죽고 또 뜬금없이 갑자기 비가 쏟아져 들어와 죽었다. 신부님은 기도를<br />그만두었다. 어차피 이제는 나와 신부님 뿐이다. 우리는 지하해서 어둠속에서 얼마나 시간이 지나는지도 모른체 갇혀있었다<br /><br />비멈춘것 같지 않아요?<br /><br />나는 신부님에게 물었다. 한참동안 비명소리나 뭔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지않는다. 어쩌면 비가 멈추지 않았을까 <br /><br />신부님은 묵묵부답 하긴 물도 못마시고 한참이나 굶어 있는데 기운이 있을리가 없다. 그때 위에서 천장이 또 무너졌다.<br />그리고 우리의 눈앞에 뭔가 하나 톡 굴러왔다. 눈깔사탕하나..두개도 아니고 겨우하나...<br />신부님은 움직일 힘도 없다. 만병통치약도 아니고 눈깔사탕하나 먹을힘도 없을 것이다. 나는 천천히 포장지를 벗겼다.<br /><br />신부님은 간절한눈 어쩌면 미친눈으로 사탕을 쳐다 보았다. 나는 신부님을 보며 천천히 사탕을 오물 거렸다.<br /><br />기도해보세요. 하나 더 주울지도 모르잖아요. 신부님은 어디서 힘이 솟았는지 무너져내린 시멘트파편을 하나 줍더니 <br />나를 내려쳤다. 머리가 아찔했다. 나는 켁켁 거리다. 사탕을 뱉어버렸다. 신부님은 또르르굴러가는 사탕을 주워 낼름<br />입에 넣었다. 씨발 개독새끼<br /><br />나는 내 머리를 강타한 내피가 묻은파편을 주워들었다. 머리가 어질거린다. 두번 내려쳤나 세번 내려쳤나 햇갈린다. <br />어쨋든 신부님은 머리가터져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난 시멘트 파편을 내동댕이 치고 신부님의 입속에 손을 쑤셔넣었다.<br /><br />내 사탕내놔 씨발놈아<br /><br />내가 한창 목에 손을 쑤셔넣어 휘젓고 있을때 엄청나게 큰진동이 나며 위쪽이 완전히 무너지며 하늘이 보였다. 맑은 하늘이다.<br />특이한 방호복을 입은것같은 구조 대원들이 저위에서 내려다 보았다. 그들이 소리쳤다. <br /><br />괜찮으세요?내려가겠습니다!<br /><br />나는 신부님의 입에서 손을 빼었다. 그리고 입을 맞추고는 숨을 불어 넣었다. 있는힘 없는힘 전부 짜내며<br />그들이 들으라고 고래고래 소리쳤다.<br /><br />죽지마세요.신부님!<br /><br />이상하게 눈물도 흘렀다. 나는 다시 한 번 더 흐느끼며 소리쳤다. <br /><br />제발 죽지마세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자작소설이에용....<br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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